광고 가장한 성형쿠폰 온라인 판매, “가격 혁명” vs “영리 목적 알선”

수수료 받고 환자 알선, 의료법 위배

쿠폰

[한의신문=윤영혜 기자]‘피부, 비만, 쁘띠&성형 모든 시술 최대 90% 이상 할인’
한 성형·의료 전문 소셜커머스에 쓰여진 메인 화면의 문구다. ‘미스코 성형 98000원’을 클릭해 봤다. 단돈 10만원도 안 되는 가격에 ‘차세대 쁘띠 코성형’을 할 수 있다는 병원 안내 페이지로 연결된다. 일반적인 코 성형 수술이 시중에서 대략 적게는 100만원에서 많게는 300만원까지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솔깃할 만한 액수다.

해당 병의원 사이트로 페이지가 이동할 때는 ‘XXXXXX(해당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각 병의원 비급여항목 상품에 직접 관여하지 않으며 결제시스템(신용카드, 계좌이체, 무통장입금)과 관련된 취소 및 환불의 의무와 책임은 각 병의원에 있습니다’라는 안내 글귀가 화면에 떴다.

회원들의 피해방지를 위한 이용 참고사항에는 ‘해당 사이트에서 결제하지 않고 병원에 방문해 직접 시술권을 여러 장 결제한 회원들의 경우 병원의 경영이 어려워져 폐업해 환불을 받지 못하고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는 공지도 발견됐다. 덤핑을 해야만 버틸 수 있을 정도로 병원 경영이 어려운 의료기관이 소셜커머스에 참여해 공격적인 가격 할인을 편다는 걸 암시하는 문구다.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성형쿠폰’ 장사로 의료인과 업자들이 검찰에 기소된 뒤 소셜커머스를 활용한 미용·성형 쿠폰 판매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계약은 환자와 의료인 간의 이뤄져야 하는데, 판매된 쿠폰액의 일부를 쇼핑몰 운영자가 수수료로 떼는 것은 의료법에 위배된다는 게 검찰의 주장이다. 특히 쇼핑몰 업체가 영리 목적으로 환자를 소개, 알선, 유인한 것은 엄연한 불법이라는 설명이다.

◇의료인의 쇼핑몰 직접 운영만 ‘합법’

지난 2011년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소셜커머스 업체의 할인 의료쿠폰 판매가 의료법에 저촉되는지’에 대한 서울시의 질의에 대해 “공동판매를 통한 특정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소개, 알선, 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 위반”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특정 인터넷 사이트(소셜커머스)상에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할인권 공동판매를 통해 특정 의료기관을 이용하도록 소개하거나 알선하는 행위는 의료기관과 환자 사이에서 치료위임계약의 성립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에 해당돼 의료법 제27조 3항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의료법 제27조 3항은 “누구든지 ‘국민건강보험법’이나 ‘의료급여법’에 따른 본인부담금을 면제하거나 할인하는 행위, 금품 등을 제공하거나 불특정 다수인에게 교통편의를 제공하는 행위 등 영리를 목적으로 환자를 의료기관이나 의료인에게 소개·알선·유인하는 행위 및 이를 사주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모든 행위가 의료법에 저촉되는 것은 아니다.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소셜커머스 업체를 직접 운영하면서 비급여 상품을 판매할 경우에는 위법이 아니다. 본인부담금 할인이라는 수단을 동원해 환자를 유치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즉 소셜커머스 업체가 영리를 목적으로 ‘수수료를 받았는지’가 의료법 저촉 여부의 판단 기준이 되는 셈이다.

임의로 한 소셜커머스 업체에 전화를 걸어 사이트 상의 대표자가 의료인인지 확인해 봤다. 동명이인의 의료인이 운영하는 피부과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사전에 알고 물어봤으나 “동일인이 아니다”라는 짧은 답변만 돌아왔다. 업체 대표가 또 다른 병의원을 운영하고 있지는 않냐는 질문에 “어디시죠? 왜 물어보시는 거죠?”라고 예민하게 반응한 뒤 “우리는 병의원 광고 사이트일 뿐”이라는 답변과 함께 황급히 전화를 끊었다. 최근의 뒤숭숭한 분위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피해 본 사람은 누구?
반면 반대 측은 “소셜커머스 판매는 광고의 한 방식인데다 서비스 질에는 차이가 없어 피해를 본 사람이 없다”는 주장이다.

의료인이나 병의원이 직접 의료 소셜커머스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합법적인 영역에서 광고를 하고 있고 비급여진료인 성형수술이나 미용관련 시술까지 포함시키는 것은 법규의 지나친 확대해석으로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실제 쇼핑몰 사이트에서는 “모든 광고 비용은 후불”이며 “즉각적인 매출의 수직상승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라는 문구로 쿠폰 판매가 ‘광고’의 일종이라는 사실을 부각시키고 있었다.

◇檢 “자체 정화 효과 기대”
지난 2004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의료광고’란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이 업무 및 기능, 경력, 시설, 진료방법 등 의료기술과 의료행위에 관한 정보를 신문, 인터넷언론, 정기간행물, 방송, 전기통신 등의 매체나 수단을 이용해 널리 알리는 행위’다.

반면 환자의 ‘소개·알선’이란 ‘환자와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 사이에서 치료 위임계약의 성립을 중개하거나 편의를 도모하는 행위’이며 ‘유인’이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해 환자로 하여금 특정 의료기관 또는 의료인과 치료 위임 계약을 체결하도록 유도하는 행위’라고 정의돼 있다.

즉 ‘광고’는 불특정 다수인을 상대로 홍보하는 것이지만 ‘소개·알선·유인’은 특정 의료인과 환자 사이에 치료위임계약의 체결을 유도하는 데서 차이가 나는 셈이다.

이번 사건을 적발한 의정부지방검찰청의 공보실 이중희 차장검사는 “수지를 맞춰야 하는 의료기관이 과연 싼 가격에 원래의 좋은 재료로 정상적으로 해야 할걸 다 했는지까지는 검증하진 못했지만 분명 우려스러운 부분이 있다”며 “(의료인이 운영하지 않는)온라인 상의 모든 불법사이트들을 당장 적발하진 못해도 이번 사건으로 복지부가 감독에 나서면 현재 불법 운영 중인 소셜커머스가 자체적으로 폐쇄하는 등 정화 효과 정도는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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