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사, 장애인주치의 역할 이미 하고 있다”

이은경 부원장 “지역사회 장애인 진료소서 가능성 엿봐”
충분한 상담‧전인적 진료, 복합 질환 겪는 장애인에 적합

이은경

[한의신문=윤영혜 기자]올해 5월부터 정부가 추진 중인 장애인 건강주치의 시범사업에 한의사가 배제된 가운데 지역사회 장애인 진료소에서 시행하고 있는 한의 건강관리 서비스가 사실상 주치의 역할이나 다름없다는 제언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 주최로 30일 열린 ‘한의약 장애인 건강관리 강화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이은경 한의학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의약, 장애인 건강관리의 성과 및 근거’ 주제 발표를 통해 “한의사들은 장애인주치의 제도가 시행되는 과정에서 한 번도 테이블에 앉지 못했다”며 “한의사들이 소외되는 상황에서 기여할 바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장애인을 진료소에 등록해 지속적으로 한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는 점에서 유사 장애인 주치의제도가 이미 시행됐다”며 “대부분 복합 질환을 호소하는 장애인의 특성상 충분한 상담과 포괄적이며 전인적인 진료가 이뤄지는 한의 치료는 매우 적합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유사 장애인 주치의제도로 소개된 ‘장애인 독립진료소’는 청년한의사회가 한국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연합회(이하 의료사협)을 통해 사회복지공동모금에 신청해 지난 2015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2년 동안 진행한 사업이다.

이 부원장은 “2017년 7월16일부터 4개월 동안 독립진료소에 내원한 환자 중 연구 목적과 참여에 동의한 장애인을 대상으로 22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통증이 유의미하게 감소했고 삶의 질의 경우 평균값이 향상된 것으로 미뤄 볼 때 장애인에 대한 한의약적 통증과 삶의 질에 대한 관리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2014년 1월 5일부터 2017년 2일까지 독립진료소를 내원한 환자 184명의 1416건의 진료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한 결과 재진율은 약 87%로 조사됐다. 이는 양방 의원의 재진율 67%, 종합병원 70%, 상급종합병원의 77%와 비교해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한의사 주치의가 장애인 진료에 적합한 이유로는 △충분한 진료 시간 △전인적 관점에서 복합 질환 관리가 꼽혔다.

건강관리 및 상담, 교육 등이 포괄적으로 이뤄지는 주치의 제도의 특성상 문진을 중요시 여기는 한의 치료가 제도에 적합하다는 것. 이번 설문조사에서 담당 한의사로부터 확인된 장애인 진료 평균 시간은 초진 22.25분, 재진 13.33분으로 나타나 양방병원 외래 내원환자의 진료 시간인 6.1분(이찬희 외, 2017년 연구)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근골격계, 소화기계, 신경정신계, 호흡기계, 피부, 비뇨기계 등 2개 이상의 복합적 증상을 겪는 장애인 환자들에게 여러 가지 변증 정보를 동시에 고려하며 진행하는 한의 치료의 우수성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이 부원장은 “장애인들은 대부분 소화장애, 통증, 불면 등 복합적인 만성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데 한의는 침 치료가 위주긴 하지만 다른 질환들도 동시에 함께 관리를 한다”며 “의과는 한 군데 전문과목 의사가 가지만 한의사의 방문 진료는 한 번에 복합적이며 전인적인 치료를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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