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 년간 대덕구 취약계층에 맞춤 교복·후원물품 등 지원 공로
한의사 조부·부친 통해 애민정신 실천 배워
[한의신문=강현구 기자] 9일 KBS 신관에서 열린 제12회 대한민국 나눔국민대상에서 이승호 대전 경북한의원장(사진)이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나눔국민대상은 국민복지 향상에 공헌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선정해 시상하는 민관합동 유공 포상 행사로, 이 원장은 지역사회에서 꾸준한 기부와 무료 진료 봉사 등을 진행한 공로를 인정받아 수상했다. 이 원장은 대덕구한의사회장 재임시절부터 여러 의료봉사를 비롯해 어르신 한약 지원, 맞춤 교복 지원, 이웃돕기 후원물품 등을 꾸준히 기탁해오고 있다. <편집자주>
Q. 국민포장을 수상했다.
이번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추천을 통해 수상하게 됐는데 사실 국민포장의 뜻도 모르고 참석했다가 현장에서 큰 상인 것을 알게 돼 매우 놀랐다.
지난 2012년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가입한 이후 ‘대전 아너 소사이어티클럽’ 회장으로 활동하면서 나눔 문화를 알리고자 활동했다.
특히 가족 구성원 모두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으로 기부에 참여한 점을 공로로 평가해주신 것 같다.
이렇게 큰 상을 주신 것은 지금보다 더 많이 나눔을 하라고 주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이 모르게 하고 싶어 하는 성격인지라 보도 또한 망설였다. 하지만 나눔 소식이 매체를 통해 알려진다면 한의 계에서도 이를 통해 적극적인 나눔 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 같아 인터뷰에 응하게 됐다.
한의사들이 가진 애민정신과 봉사정신 등 선한 영향력이 꾸준히 축적된다면 정부와 국민 모두 우리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일 것이다.
Q. 지속적인 나눔 활동을 해왔는데.
아들이 한의대 들어가기 2년 전에 큰 병으로 쓰러졌었다. 조금만 더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는데 이뤄진 것이다.
이후 하루하루 가진 감사한 마음이 지금까지 봉사를 지속하도록 한 원동력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에겐 어려운 이웃이 우선으로, 나눔은 나의 일과이자 행복이다.
우리나라 한의사라면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하는 이는 단 한명도 없을 것이다. 다른 한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의료봉사를 해왔지만 거기에 작은 나눔이 추가되면서 부각된 것일 뿐 내세우기엔 한없이 부끄럽다.
▲ 지난해 아들인 이경채 원장도 아너 소사이어티 101호로 가입하며 대전 최초 ‘나눔명문가’1호가 탄생됐다.
Q. 집안이 의업을 이어오고 있다.
조부의 경우 ‘의생(醫生)’이셨으며, 부친은 지역 내에서 진료를 하시는 ‘한지의사(限地醫師)’로, 두 분 모두 당시 시골에서 한의진료뿐만 아니라 주민의 생계도 돌보셨다.
옛날에는 의료보험 제도가 지금과 같지 않던 시절이었는데 조부와 부친의 경우 항상 왕진을 많이 다니셨으며, 어려운 이웃에게 왕진비 없이 진료도 해주시고, 쌀·연탄 등도 배달해 주셨다. 이런 모습을 어린 시절부터 보고 자라며 자연스럽게 봉사를 따라 하기 시작한 것 같다.
집안의 영향과 더불어 이러한 한의사 이야기를 아들에게도 들려주곤 했는데 이를 통해 아들도 한의사를 장래희망으로 선택했다. 이후 아들까지 한의사가 되면서 한의사 관련 제도의 정착과 변천사 또한 볼 수 있었다.
Q. 특히 기억에 남는 나눔은?
나눔에 대한 사항을 약사인 아내와 주로 상의한다. 지난 2008년경 좋은 나눔에 대해 상의하던 중 아내가 중학교 입학 당시의 기억을 이야기 했다.
아내가 이종사촌 언니의 낡고 잘 맞지 않은 교복을 물려 입었는데 새 교복이 부러웠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어려운 아이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는데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기분으로 밝은 미래를 꿈꾸길 바라는 마음에서 새 교복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연 170명에게 교복을 10년 동안 지원했다.
살아 있는 동안엔 그 일을 꾸준히 하려고 했는데 딱 10년을 끝으로 못하게 돼 참 섭섭하기도 하다.
교복을 지원받은 학생 중 ‘원장님처럼 다른 사람에게 도움되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한 한 여학생이 있었는데 훗날 덕분에 카이스트에 합격했다면서 사회복지사와 함께 찾아왔으며, 이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기부를 실천하기도 했다.
대전 지역 내 보육원 및 요양원에 환절기를 비롯해 혹한기, 혹서기 등 건강이 가장 나빠질 수 있는 시기마다 한약을 지어 후원해오고 있다.
이후 아이들이 결혼 후 자녀를 데리고 한의원에 내원해 한약과 공부방 후원 이야기를 추억처럼 들려주기도 했으며, 어르신 왕진을 갈 때면 ‘좋은 한약을 많이 해준 아들’이라며 반겨주시기도 한다.
이는 돈과는 바꿀 수 없는 행복으로, 이 나눔과 행복에 중독돼 지금까지 살고 있다. 올해는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대덕구청을 통해 어려운 가정 100곳에 온수매트를 공급하려고 한다.
돈이라는 것이 쌓아놔야 얼마나 되겠는가. 쌓인 돈은 아무 의미 없는 것이다.
Q. 취약계층 돌봄을 위해 개선됐으면 하는 한의약 제도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좋은 한약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첩약 관련 보험은 아직도 미비하다.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정부에서 첩약보험 등을 확실하게 지원해줬으면 한다.
CT, MRI 등에 보장되는 비용과 비교하면 매우 불합리하단 생각도 든다. 병을 치료하려면 충분한 한약 복용과 꾸준한 관리가 필요한데 그 범위에 있어 실효성 있는 개선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도 월경통, 치매 관련 한의약 사업 등이 활성화되고, 실질적 지원이 되도록 정부가 나서서 모든 한의약 보험 문제를 개선해줘야 한다.
Q.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미국을 비롯한 외국에서는 기부 시 기부금 전체를 세금으로 감면해 주는 나라가 많다고 알고 있는데, 이를 통해 실천이 활성화될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에 대한 세제 혜택을 조금 더 주게 되면 지금보다 훨씬 활성화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당장 나눔을 어떻게 할지 모르시는 분들은 가까운 동사무소 사회복지 담당자를 찾아가거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공공기관을 찾아가면 친절하게 나눔 할 곳을 알려 주니 직접 실천해보시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