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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1월 06일 (금)

한의사·한의대생 5인, 리도카인 경혈 주사 임상연구 127편 분석

한의사·한의대생 5인, 리도카인 경혈 주사 임상연구 127편 분석

효과 및 안전성 등 종합적 분석…향후 임상 활용성 및 연구방향 제시
경락경혈학회지에 ‘경혈에 시행한 리도카인 주사의 임상 연구 동향’ 게재

리도카인1.jpg

 

[한의신문] 임상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국소마취제 가운데 하나인 ‘리도카인(Lidocaine)’이 경혈(經穴)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다양한 질환에 활용돼 왔으며, 같은 약물이라도 근육이나 일반 부위가 아닌 경혈에 주사했을 때 더 나은 임상 결과를 보고한 비교연구들이 확인되는 등 향후 리도카인의 경혈주사의 임상 활용성이 제시됐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경락경혈학회지’ 최근호에 ‘경혈에 시행한 리도카인 주사의 임상 연구 동향: 주제범위 문헌고찰’이라는 제하로 게재됐으며, △이혜진·김태관 우석대 한의대 학생 △이재현 윤빛한의원장 △곽도원 광진경희한의원장 △장인수 우석대 한의대 교수가 함께 참여했다.

 

리도카인은 아마이드계 국소마취제로, 전압개폐성 나트륨 채널을 차단해 신경세포막의 탈분극을 억제함으로써 통증 전달을 차단하며, 신경병성 통증·근골격계 통증·근막통증증후군 등 다양한 통증지로한에서 국소마취를 목적으로 사용돼 왔다. 또한 손상된 신경의 이소성 방전과 과흥분 상태를 억제하고 통각 과민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통해 마취를 넘어 치료적 의미를 지닌 약물로도 평가되고 있다.

 

리도카인, 경혈 직접 주입 형태로도 활용 중

리도카인은 크림·젤뿐만 아니라 국소 침윤·신경 차단·정맥 주입 등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는 가운데 경혈에 직접 주입하는 형태로도 활용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는 경혈 또는 아시혈(阿是穴)에 리도카인을 주사해 국소마취·신경 차단·통증 조절 목적으로 사용하는 임상연구가 다수 보고돼 왔다.

 

하지만 기존의 연구들은 사용된 경혈, 투여 용량, 주입 방식, 대상 질환 및 평가 지표 등이 연구마다 달라 임상적 근거가 통합되지 못하고 있어 결과의 일관성이 부족하며, 특히 해외에서 수행된 경혈주사 연구를 기반으로, 리도카인을 가능성과 임상적 타당성을 검토한 연구는 거의 이뤄지지 않은 한계가 있었다.

 

이에 이번 연구에서는 △연구 설계의 양상 △투여된 리도카인의 제형 및 용량 범위 △적응 질환과 선택된 경혈 △주요 평가 지표의 구성 △이상반응의 보고 양상 △치료 효과 보고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 이를 통해 리도카인 경혈 주사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과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진행됐다.

 

이에 연구진들은 리도카인 경혈 주사 관련 연구가 중국 및 일본 문헌에 주로 보고된다는 점을 고려해 중국 학술 데이터 베이스인 CNKI·Wanfang과 일본 학술 데이터베이스 J-stage와 함께 한국의 Science ON, 국제 의생명 학술 데이터베이스 PubMed 등을 통해 검색된 총 400편 중 선정 기준을 충족한 127편을 최종 분석했다.

 

리도카인2.png
왼쪽부터 이혜진 학생, 김태관 학생, 이재현 원장, 곽도원 원장, 장인수 교수.

 

통증 및 부인과, 피부질환 등 다양한 영역서 연구 진행

분석에 포함된 127편은 △무작위대조시험(RCT) 52편 △비무작위 비교연구 14편 △자기대조연구 2편 △후향적 연구 2편 △증례보고 및 증례군 53편 △부작용 증례 4편으로 구성됐다.

 

가장 많이 연구된 영역은 항문직장 수술 마취·수술 후 관리였으며, 이외에도 이명·난청, 분만 진통, 인공유산, 자궁경검사, 부인과 복강경 수술 후 위장기능 회복, 난관수종, 편두통, 후두신경통, 삼사신경통, 안와상 신경통, 수부 습진, 음낭 습진, 신경성 피부염, 노인성 소양증 등 다양한 임상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또한 연구에서는 △이명·난청군 △항문직장 수술군 △분만·산과군 △두경부·근골격계 통증군 및 종양성 통증군 △피부질환군 △딸국질군 △비염 등 기타 질환군 등 각 질환에서 주로 활용되는 경혈과 함께 리도카인의 농도 및 용량, 평가변수, 이상반응, 효과 등을 중심으로 분석한 결과를 제시했다.

 

같은 약물, 경혈에 시술하니 더 나은 임상결과 도출

특히 효과 보고 양상에서는 리도카인을 비경혈 부위에 주사한 군과 직접 비교한 일부 연구를 통해 경혈 주사군이 더 나은 임상결과가 보고돼 눈길을 끌었다.

 

실제 분만 시 한쪽 합곡혈에 옥시토신, 반대쪽 합곡혈에 리도카인 일부를 주사하고 회음부에 잔여 리도카인을 추가 마취한 군은 둔부 근육에 옥시토신·회음부에 리도카인을 주사한 군에 비해 태반 만출 시 출혈량, 산후 2시간 출혈량, 태반 만출 시간, 회음부 봉합 시 마취 유효율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인 것으로 보고됐다(p<0.01).

 

또한 수술·분만 후 또는 노인성 전립선 비대로 발생한 요저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선 통상 처치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에게 동일 약물을 회음혈(CV1)에 주사한 결과 성공률이 근육 주사 50%에서 경혈 주사 100%로 향상돼, 같은 약물이라도 투여 부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음이 보고됐다. 이와 함께 말기 골반 종양 환자의 통증 완화를 다룬 자기대조 연구에서도 질변혈에 약물을 주사한 군이 천골관 차단·근육 주사군에 비해 진통 효과 측면에서 더 나은 결과를 보였다고 보고됐다(p<0.01).

 

리도카인3.png

 

이상반응, 대부분 경미…용량 및 환자 과민성 변수

안전성 측면에서 보고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미하고 가역적이었지만, 중대한 이상반응은 4건이 보고됐다.

 

연구진들은 “4편의 부작용 관련 논문을 분석한 결과 체위 변환에 따른 혈관 외 흡수 가속, 혈액 역류 검사 음성에도 불구한 혈관 내 직접 주입, 수술 당일 컨디션에 따른 약물 감수성 증가, 다종 약물 알레르기 병력이 있는 견주염 환자에서 심혈관계 반응이 발생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이를 통해 리도카인 경혈 주사 시술시 혈액 역류의 반복적 확인, 체위 변환 전후 활력징후 모니터링, 시술 전 약물 알레르기 병력 청취 및 환자 컨디션 평가, 응급 처치 약물·기구의 사전 준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약리적 신경조절 효과 및 경혈 자극 결합…다층적 치료기전 제시

한편 연구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리도카인 경혈 주사가 광범위한 임상 영역에서 활용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앞으로 표준화된 용량·주사 프로토콜, 영상 유도(image-guided) 기반의 정확한 주사 기법, 일관된 이상반응 보고 체계, 장기 추적 관찰을 갖춘 엄격한 무작위대조시험 등에 대한 연구들이 축적돼 나간다면 리도카인을 단독 또는 혼합한 경혈 주사의 임상적 활용 가능성과 안전성 프로파일에 대한 보다 명확한 평가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1저자 이혜진 학생은 “여러 국가의 데이터베이스에 흩어져 있던 리도카인 경혈 주사의 임상 근거들을 처음으로 체계적으로 수집·정리할 수 있어 뜻깊다”며 “이번 문헌고찰이 임상 현장에서 통증과 다양한 증상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돕고자 하는 한의사들에게 실질적인 참고자료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교신저자로 참여한 곽도원 원장은 “현대의료 술기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것은 한의학의 분야에 속한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한의진료에 필요한 리도카인 시술이 경혈점에 시도된 사례가 많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던 흥미로운 경험이었으며, 이 외에도 현대한의학 술기를 위한 리도카인 시술과 관련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신저자인 장인수 교수는 “리도카인의 사용은 매우 안전한 현대 한의학 분야에 속한다”며 “의학의 발전은 절대 과거에 머물러서는 안 되며, 좋은 것의 강점은 지속하고, 새로운 것들을 받아들이면서 꾸준히 발전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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