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지난 15일 개최된 경기도한의사회 창립 80주년 기념식에서 허준봉사단(단장 심상민, 이하 봉사단)이 어르신과 지적장애인 치료 및 지역아동센터에 의료지원에 앞장선 점을 인정받아 공로패를 수상했다.
봉사단은 부천시한의사회(회장 김범석) 산하기관으로 허준 선생의 인술애민(仁術愛民)정신을 받들어 의료사각지대인 소외계층의 건강을 돌보고 아픔을 함께 하며 아픈 부분을 치료하겠다는 취지로 창단됐다.
이에 ‘17년부터 5년째 단장을 맡고 있는 심상민 단장(석전한의원)으로부터 봉사단의 활동 내용과 소회를 들어봤다.
허준봉사단 심상민 단장
Q. 허준봉사단은 어떻게 창단됐나?
봉사단은 ‘10년 5월 21일 34명의 부천시 한의사들이 모여 창단한 이후 현재 약 50명의 봉사단원들이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봉사단은 산발적·개별적으로 행하던 의료봉사를 보다 체계적으로 실시하고, 필요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며, 봉사 장소와 물질적 자원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했다. 무엇보다 당시 의료봉사라는 미명 하에 노인정이나 복지관에서 자행됐던 무자격의료행위를 척결하고 보다 안전한 한의 의료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Q. 그동안 어떤 봉사를 해왔나?
‘10년 부천시사회복지관협회와 협약을 체결하고 10월 원종복지관에서 오안향 원장의 첫 진료를 시작으로 부천시 관내 10개 복지관에서 주 1회 무료한의진료를 실시했다. ‘13년부터 3년 동안 부천시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을 받아 그동안의 침, 뜸, 부항 치료에서 한약 처방까지 영역을 넓혀 환자들의 건강증진에 더욱 기여할 수 있었다.
‘17년부터는 부천시 지역아동센터 연합회와 무료한의진료 협약을 맺고, 참여 한의원에 아이들이 방문해 무료 한의진료를 받고 있다. 특히 비염, 아토피, 성장부진 등의 다양한 소아 만성질환에 꾸준한 한의치료를 실시하며 대상 영역을 노인에서 소아로 넓히고, 소아들에게 한의진료의 효과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에 창단 8년 만인 ‘18년 보건의 날, 경기도 남경필 도지사로부터 단체 표창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Q. 올해 봉사활동 및 사업 내용은?
올해는 대산복지관, 오정복지관 등 11개 복지관에서 36명의 단원들이 요일별로 맡아 진료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역 아동센터에는 전영준·김대환·이지은·강승준·권흥주·고홍개·이혜윤·윤기진·임정용·윤경희·윤보현 원장 등 12명이 참여하고 있다.
복지관 봉사단원의 경우 의원 휴진일을 통해 봉사 진료를 하거나 점심시간 식사를 걸러가며 진료하고 있다. 특히 보성한의원 배승호 원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해 휴진일에 직접 방문해 진료하고 있다.
부천시한의사회는 봉사단에 매해 예산 약 300만원을 의료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지원하고 있으며, 각 사회복지관 관장들과 토론 모임도 갖고 있다. 봉사단은 새로운 봉사 인재들을 더욱 확충할 예정이며, 아울러 봉사자 회원들에게 더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도 허준봉사단은 지역사회 소외계층의 건강증진과 함께 균형잡힌 의료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매진해 나갈 것이다.
Q. 봉사활동 통해 바라본 이웃은?
예전에는 ‘삶은 자신의 능력과 노력에 달려있다’고 생각했는데 점점 나이가 들수록 ‘삶이 내 뜻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많다’는 걸 알게 됐다. 특히 뜻하지 않은 질환으로 인해 생업을 포기하고 주변 도움없이 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 닥치는 것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어르신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어려우시며 외로운 독거생활을 하시는 분들이 많으셨고, 저소득층 아이들의 경우는 늦은 시간까지 아동센터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찾아뵌 어르신들은 웃음을 잃지 않으셨고 이야기도 나누며 정이 많이 들었다. 또, 아동센터에서 오는 아이들로 인해 진료실에는 늘 웃음소리가 넘쳤다.
이런 이웃들의 천진난만함이 없어지지 않도록 사회에서 보호하고 지켜줘야 한다. 어느 국가나 취약계층이 있지만 현재 복지 시스템에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발굴 복지 지원뿐만 아니라 마음도 의지할 수 있는 사회구조적·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
Q. 봉사활동에 있어 ‘한의의료’가 갖는 장점은?
대학 시절부터 방학때 마다 의료봉사활동을 했고, 지금도 봉사를 위해 한의원 밖으로 나간다. 한의사가 외부로 나가서 진료할 때 의료장비가 비교적 간단하며 어느 질환이든 전인적인 관점으로 인체를 파악해 치료하므로 통합적 치료에 장점이 있다.
봉사활동에서 만나는 환자들은 대부분 노인성질환, 만성질환으로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필요했다. 봉사단은 같은 환자에게 지속적인 관리와 진료를 실시하고 있으며 한의사의 침, 뜸, 부항, 약침, 봉침, 추나 등 치료기술은 어르신들에게 신뢰가 높아 봉사에 적극 협조적이다.
Q. 취약계층 봉사 확장을 위한 제도적 보완점은?
얼마 전 3년 동안 부천시 사회단체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침치료 외에 한약까지 처방하면서 치료 만족도가 상당히 높아 복지관에 내원하는 환자 수도 많이 늘었다. 관계자들은 지속적으로 침과 한약의 병행 진료를 원했지만 한약 지원이 중단되면서 아쉬워했다.
현재 사회 취약계층 지원사업으로 경로당 한의진료, 복지관 한의진료, 방문 진료사업 등이 시행되고 있다. 향후 치매 어르신 한의진료사업, 장애인 주치의 한의약사업과 더불어 영아, 소아, 청소년 대상 다양한 한의약 지원사업이 적극적으로 확장돼야 한다.
Q. 기타 하고 싶은 말은?
한의사로서 살아가고 있지만 가끔 ‘내가 왜 일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든다. 아플 때마다 나를 찾는 고마운 환자들을 치료하는 자부심으로 나의 존재감을 되새김하곤 한다. 내가 가진 기술을 가능한 한 보다 많은 분들께 나눠드리면 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료인과 환자로 만나지만 결국 인간적인 교감으로 내가 더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한의사의 더 다양한 봉사활동이 국민들과 함께 한다면 한의학이 생활 속에 깊이 뿌리 내리고, 사회 건강·행복 지수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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