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 배 아픈 우리 아이, 방치하면 성장에 악영향”

기사입력 2021.07.09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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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방병원 찾은 소아환자 4677명 중 소화기 계통 문제가 30.6%로 ‘최다’
    소화기능 개선에 보중익기탕·삼출건비탕, 전씨백출산 등 한약처방 활용
    식적복통에는 적체된 것 소통시켜주는 향사평위산, 대화중음 등 처방

    1.jpg아이가 자주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식욕이 없거나, 본인이 좋아하는 음식만 먹으려고 하는 등 편식이 있고 영양 섭취가 고르지 못한 경우도 있다. 이러한 식습관이 장기간 지속되면 성장 부진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3개월에 3회 이상 복통이 발생해 소아의 일상생활 수행능력에 영향을 주는 것을 소아의 반복성 복통이라고 한다. 학령기 소아 약 40%가 주 1회 이상 복통을 경험하는데, 이는 아이들의 수면에 영향을 주거나 학교 수업을 결석하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복성 복통 있다면 성장에도 영향 미쳐 ‘주의’
    이와 관련 이지홍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소아과·사진)는 “2016년 한방병원을 찾은 소아 환자 4677명을 대상으로 한 주소증 연구 결과, 소화기 계통 문제로 한방병원을 찾은 환자는 30.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기능성복통으로 내원하는 소아의 진단 비율로는 ‘달리 명시되지 않은 기능성 복통’이 가장 흔했고(53.8%), ‘과민성 대장증후군’(38.5%), ‘기능성 소화불량’(7.7%) 등의 순이었다.


    반복성 복통이 오래 지속되는 경우 성장곡선상 키와 체중의 성장이 원활한지 확인이 필요하다. 갑작스럽게 체중이 감소하거나 키 성장 속도가 더뎌지는 경우 다른 기질적 문제가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이 부진한 소아들에서 소화기가 허약한 특징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소아들은 식욕이 없고, 신체가 마르고 허약하며, 얼굴색이 누렇고 윤택함이 없으며, 대변이 무른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이 경우 한약 치료를 통해 잦은 복통과 식욕 부진을 개선하여 균형적인 음식 섭취를 도울 수 있는데, 소화기능 개선을 통해 원활한 성장을 돕는 대표적 처방으로는 보중익기탕, 삼출건비탕, 전씨백출산 등이 있다.

     

    반복성 복통, 스트레스 등 심리적 요인과도 연관
    또한 아이들의 반복성 복통은 기능적 원인인 경우가 70∼75%지만, 10% 가량은 다른 질환에 의한 기질적 원인의 복통이며, 이는 즉각적인 처치가 필요할 수 있어 주의해서 살펴야 한다. 특히 배가 아프면서 동시에 발열이나 구토가 있거나, 혹은 △혈액이 섞인 대변을 보는 경우 △야간에 설사를 하거나 심각하게 설사하는 경우 △과거에 요로감염에 걸렸던 경우 등에는 기질적인 원인이 있는지 추가 검사가 필요하다. 반면 기능적인 복통은 배꼽 주변 혹은 명치의 통증을 호소하며 다른 부위로 통증 부위가 전파되지 않고, 복통이 없는 시기에는 정상적으로 일상생활을 하는 특징이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부터 지속된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수업이 온라인 수업으로 많이 대체되면서 올바른 식습관을 지키기 어려워진 것도 소아 복통 환자 증가의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이지홍 교수는 “가정 내 식습관도 변화하는 양상을 보여 가당 음료나 감자칩과 같은 고칼로리 음식의 섭취가 의미 있게 늘었다는 보고도 있는 등 아이들이 기름진 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을 섭취하고, 야간에 과식하는 경우 등이 모두 복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이는 ‘식적복통’(食積腹痛)에 해당될 수 있는데 올바른 식습관의 교정과 더불어 적체된 것을 소통시킬 수 있는 향사평위산, 대화중음 등을 처방하는 한약 치료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침·뜸 요법 병행시 치료효과 증진
    또한 반복성 복통은 심리적 요인과도 연관이 깊다. 국내에서 479명의 반복성 복통을 가진 소아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결과, 불안장애의 평생 위험이 51%로 대조군(평생 위험 20%)에 비해 훨씬 높았으며, 다른 관찰연구에서도 반복성 복통이 있는 아이들이 건강한 아이들보다 일상적 스트레스 요인과 관련된 통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아이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정서적인 불편함으로 인해 복통이 발생하는 것을 한의학에서는 ‘기체복통’(氣滯腹痛)이라고 하며, 이 경우에는 신체의 긴장감을 해소하는 치료로 향사육군자탕, 가미귀비탕, 시호소간탕 등을 자주 활용한다”며 “이밖에 반복성 복통에 대한 치료로 중완·천추·족삼리와 같은 경혈에 침 치료를 하거나, 중완·신궐에 뜸 치료를 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이 교수는 배꼽 주변을 시계 방향으로 아이가 불편감이나 통증을 느끼지 않을 정도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거나, 변비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라면 물 섭취량을 늘리고 사과, 배, 자두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 섭취량을 늘리는 등 식이 관리도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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