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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1월 19일 (월)

“환자의 고통 외면할 수 없어, 담적증후군 코드 등재 결심”

“환자의 고통 외면할 수 없어, 담적증후군 코드 등재 결심”

담적증후군 과학적 증명 및 공식 질병으로 인정…‘십병구담’ 이론 증명
전체 한의계와 진단·치료 노하우 공유…내과 중심의 한의학 재도약 기대
최서형 회장(대한담적한의학회·위담한방병원장)

최서형.png

 

[편집자주] 1일부터 담적증후군이 제9차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신규 코드로 등재된 가운데 대한담적한의학회 최서형 회장(위담한방병원)은 담적증후군의 발견부터 코드 등재에 이르기까지 개인의 사비를 들여가며 연구 및 근거 축적에 매진해왔다. 본란에서는 최 회장으로부터 신규 코드 등재에 대한 감회 및 향후 기대효과를 비롯한 향후 전망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담적증후군이 신규 코드로 등재된 감회는?

담적증후군은 한의학에서 오랫동안 존재해 왔고, 허준 선생도 십병구담(十病九痰)’이라 할 정도로 만병의 근원이면서 수많은 환자가 고통받고 있는 질환임에도, 그 실체를 과학적으로 밝히지 못해 임상 활용과 연구 진행, 제도적으로 인정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신규 코드 등재에 따라 담적증후군의 실체가 비로소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공적인 한의학 질병 고유 언어로 인정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다.

 

또한 서양의학에서는 내시경·초음파·복부 CT 등의 검사로도 기질적 병변이 관찰되지 않아 기능성 신경성 역류성 과민성으로 분류되는 진단 사각지대의 위·식도·장 질환이 80%가 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같은 사각지대에 놓인 위장병 환자들은 평생을 심각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이에 담적증후군의 신규 코드 등재는 사각지대에 놓인 만성 위장병의 실체를 밝히고, 치료의 길을 열어감으로써 환자의 고통을 줄여줄 뿐만 아니라 제도권 내에서 임상-연구-의료 주체 간에 원활한 소통을 펼칠 수 있는 첫 단추를 풀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으며, 완성이 아닌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한의학 고유의 병리 개념을 기반으로 구축된 질환이 공식적으로 인정 받는 이번 사례와 같이 앞으로 한의계가 힘을 합해 서양의학에서 진단과 치료가 안 되는 원인 미상의 무수한 질병을 한의학의 장점을 살려 해결할 수 있는 길을 펼쳐나가는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Q. 담적증후군을 발견하게 된 계기는?

“92년 한·양방협진 병원을 개설한 후 위장병 관련 환자를 많이 보게 됐는데, 치료 이후에도 재발을 반복하면서 환자들이 호소하는 고통을 들을 때마다 한의사를 관둬야 하나라는 생각까지 들 정도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러던 중 2002년경 160cm28kg인 환자를 진찰하게 됐는데, 너무 말라서 복진으로도 위가 쉽게 만져질 정도였다.

 

그런데 복진 중 위가 돌처럼 경결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지만, 내시경 등의 검사를 통해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과뿐이었다. 이에 이것은 새로운 위장병이구나라는 생각으로 이후 연구를 지속하게 됐고, 수년간의 임상 및 연구를 거쳐 이 질환이 발생하는 이유 및 치료법을 개발하게 됐다. 이후 이 질환을 동의보감에 나오는 담적이라는 용어를 활용해 담적증후군이라고 이름짓게 됐다.”

 

Q. 담적증후군이 위장질환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먼저 서양의학에서 간과했던 점막이면 조직 손상을 최초로 발견하고, 이 조직이 담 독소에 의해 손상되고 경결된다는 메커니즘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즉 점막이면 조직은 서양의학에서 발견하지 못한 위와 장의 실체로, 이곳이 바로 소화-흡수-배설의 현장이며, 이 조직을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담적증후군 치료의 핵심이다.

 

또한 점막이면 조직에 축적된 담 독소가 혈관과 림프관을 타고 전신에 파급됨으로써 수많은 전신 질환을 유발한다는 병리개념을 제시함으로써 예전부터 위와 장을 중앙 토(中央 土)’라고 한 이유를 설명하는, 십병구담이론을 구체화 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담적증후군 치료는 소화제 차원의 일시적인 치료가 아닌, 손상되고 굳어진 위장 조직을 정상 조직으로 만드는 위장 정형술(整形術)’의 개념이며, 연구 개발과정에서 제일 난제였던 점막이면 조직으로 침투해서 담 독소를 제거하는 담적 한약 개발에 성공하기까지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때문에 치료 후 음식만 조심하면 재발율이 떨어지는 근본적인 치료에 도전하는 치료 기술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Q. 질병코드로 등재해야겠다고 결심한 이유는?

임상에서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병리 현상이고 1000만명에 달하는 수많은 국민이 고통받는 질환임에도 이를 공식적으로 설명할 질병 언어가 없다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 실제 당뇨병보다 훨씬 더 광범위하게 퍼져있는 질환임에도 진단서나 언론에조차 언급할 수 없었으며, 환자의 고통을 덜기 위해 입원치료를 반드시 해야 함에도 공식적인 질병명이 없어 입원 제한이나 삭감당하는 것이 부지기수였다.

 

이에 담적증후군을 앓고 있는 환자를 위해 공식적으로 인정받고자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 코드 등재를 해야겠다고 결심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처음에는 양방의 폄훼는 물론 한의계 내부에서조차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오직 고통받는 환자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인 결과 이번에 신규 코드 등재라는 값진 결실을 맺을 수 있었다.”

 

Q. 신규 코드 등재로 기대되는 효과는?

진단의 사각지대로 인한 신경성·기능성·역류성·과민성이라는 용어 대신 환자의 상태를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출발점이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실제 한 환자는 검사결과 아무런 이상도 없는데 죽을 것 같다는 고통을 호소했음에도 주위 사람들이 이해하지 않자, 커터칼을 삼키고 싶다고 격하게 표현하면서 이 정도의 고통을 겪고 있다고 호소할 정도로 많은 환자들이 고통받고 있는 실정에서, 이같은 속앓이를 하는 환자들이 이제는 제도적으로 인정받으면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학적 장치가 마련됐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또한 위와 장이 굳어지는 담적증후군은 암 발생 전 단계의 조직변화일 수도 있따고 추정하기 때문에 위암·대장암 발병 세계 1위라는 오명을 씻을 수 있는 예방책도 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연구적인 측면에서는 담적증후군을 중심으로 한 임상데이터 축적, 진단기준 정립, 진단기기 및 인공지능 기반 분석 시스템 개발 등이 가능해졌으며, 질병코드는 이러한 연구들을 하나의 축으로 묶는 기준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밖에 질병분류체계에 포함된다는 것은 당장의 제도 변화와는 별개로 향후 진료 기준과 건강보험 제도 논의의 출발점도 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환자들의 치료비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다.”

 

Q. 향후 계획은?

앞서 설명한 것처럼 위와 장은 中央 土’, 즉 만병의 근원으로, 전신 질환을 유발한다. 지금까지 임상에서 43만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면서 담적증후군 환자 대부분이 소화기 문제만 있는 것이 아니라 전신의 문제를 동시에 호소하는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담 독소는 치아에 끼는 플라그보다 더 부패한 물질이기 때문에 활성산소 증가 세포 응집 혈액순환 장애 조직 경화 등 많은 병리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

 

앞으로는 담적증후군을 기반으로 알츠하이머 치매 두통·어지러움 당뇨 간경변 동맥경화 공황장애 류머티즘성 관절염 우울증 피부병 섬유근육통 자궁질환 등 전신 질환과의 연계성에 주목해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며, 담 독소로 인한 만성 염증과 조직 경화가 뇌, 혈관, 면역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요한 과제로 삼아나갈 계획이다.”

 

Q. 그 외 하고 싶은 말은?

한의학은 선현들로부터 물려받은 훌륭한 치료의학임에도 불구, 많은 부분에서 인정을 받지 못는 실정이다. 한의학이 근골격계 질환에 효과가 있는 의학으로 인식되지만, 한의학의 근간을 이루는 것은 내과 영역이며, 이 영역에서 한의학이 보다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담적증후군 진단·치료의 표준화를 시작으로 내과 영역을 중심으로 한의약의 재도약을 이뤄,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건강을 책임지는 의학으로 우뚝 섰으면 하는 바람이다.

 

또한 담적증후군의 진단 및 치료 등에 대한 노하우는 대한담적한의학회를 통해 모든 한의사 회원들과 공유할 예정이며, 제대로 된 담적증후군의 진단·치료를 통해 한의학의 부흥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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