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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12일 (목)

백화사설초, 암 ‘미세환경’ 재구성해 면역 깨운다

백화사설초, 암 ‘미세환경’ 재구성해 면역 깨운다

유화승 교수팀, 종양미세환경 리모델링 항암 기전 Cancers에 발표
PI3K–Akt–STAT3 축 다중 조절, 병용치료 가능성 제시

논문표지.jpg

 

[한의신문] 항암 한약재로 널리 활용돼 온 ‘백화사설초(Hedyotis diffusa Willd)’가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효능뿐만 아니라 암 조직 주변의 ‘종양미세환경(Tumor Microenvironment, TME)’도 재구성함으로써 항암 면역을 활성화한다는 기전이 과학적으로 규명됐다.

 

대전대 대전한방병원 동서암센터 유화승 교수 연구팀은 백화사설초의 면역 조절 및 종양미세환경 리모델링 기전을 통합 분석한 연구 논문 ‘Immune and Tumor Microenvironment Mechanisms of Hedyotis diffusa Willd: A Scoping Review and Network Pharmacology Analysis’을 종양학 분야 SCI급 국제학술지 ‘Cancers’ 최신호에 게재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발표된 전임상 연구 59편을 체계적으로 검토한 ‘주제 범위 문헌 고찰(Scoping Review)’ △활성 성분과 표적 단백질 간 상호작용을 시스템 수준에서 분석한 ‘네트워크 약리학(Network Pharmacology)’ 기법을 결합해 수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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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양미세환경’에 주목…암세포 사멸·전이 억제 확인

 

이번 연구는 전통 약재의 항암 작용을 면역·미세환경 관점에서 통합 정리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의미가 크다.

 

백화사설초는 동아시아 의학에서 염증성 질환 및 종양성 질환에 오랫동안 활용돼 온 약재지만 면역 반응과 종양미세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Arksey–O’Malley 방법론과 PRISMA-ScR 지침에 따라 전임상 연구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분석 결과, 백화사설초 추출물과 활성 분획은 다양한 암종의 in vitro·in vivo 모델에서 △암세포 증식 억제 △세포사멸(apoptosis) 및 페롭토시스(ferroptosis) 유도 △상피–간엽 전이(EMT) 억제 △혈관신생 차단 효과를 일관되게 보였다. 이는 백화사설초가 종양의 성장과 전이를 동시에 억제하는 직접적인 항암 작용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페롭토시스 유도는 최근 항암 연구에서 주목받는 기전으로, 철 의존적 세포 사멸을 통해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암세포에도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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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4⁺·CD8⁺ T세포 침투 증가…면역 재활성화

 

특히 이번 연구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면역 조절 효과로, 백화사설초는 암 조직 내 CD4⁺ 및 CD8⁺ T세포의 침투를 촉진하고, 그랜자임 B(Granzyme B) 분비를 증가시켜 세포독성 림프구 활성을 강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시에 암 성장을 촉진하는 염증성 물질인 IL-6, TNF-α 등의 발현은 억제했다. 

 

이에 대해 유화승 교수는 “종양미세환경을 면역 억제적 상태에서 항암 면역 우세 상태로 전환시키는 ‘미세환경 리모델링’ 효과로 해석된다”면서 “백화사설초는 단순히 암세포를 공격하는 약재가 아닌 암 주변의 면역 생태계를 재편하는 조절자(regulator)로 작용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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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 표적 넘어선 ‘멀티 타겟 식물성 약물’ 가능성 제시

 

네트워크 약리학 분석에선 총 94개의 면역·종양미세환경 관련 표적이 도출됐다. 그 중심에는 PI3K–Akt, STAT3, EGFR, SRC 등 암세포 생존과 면역 회피에 관여하는 신호 경로가 위치했다.

 

특히 퀘르세틴(Quercetin)과 우르솔산(Ursolic acid) 등 주요 유효 성분이 PI3K–Akt–STAT3 신호 축을 다중 표적으로 조절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신호 축은 암세포 증식, 염증 반응, 면역 억제 환경 형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경로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이를 통해 백화사설초가 단일 타겟이 아닌 복합 신호 네트워크를 동시에 조절하는 ‘멀티 타겟 식물성 약물’임을 제시했다. 이는 면역관문억제제 등 기존 치료법과의 병용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로 평가된다.

 

유 교수는 “최근 암 치료는 종양 자체뿐 아니라 종양미세환경을 조절하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연구는 백화사설초가 면역 활성화와 미세환경 재구성을 동시에 수행하는 다중 표적 약물임을 입증한 연구”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임상 연구와 병용 치료 전략을 통해 한의 암 치료의 과학적 근거를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의약 연구가 실험실 단계를 넘어 중개연구(Translational Research)로 확장되는 흐름 속에서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과 한국한의학연구원 등 국내 주요 연구기관이 공동 참여해 학술적 검증을 강화했다. 또한 통합암치료를 시행 중인 오쿨리한방병원과 의료기기 기업 메리핸드도 참여함으로써 기초 연구 성과를 임상 현장과 산업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협력 기반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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