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연, 응급환아 수용 거부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착수도 촉구
제21대 국회 개원 이후 김남국·안규백 의원이 수술실 CCTV 설치·운영과 촬영한 영상 보호를 내용으로 하는 의료법 개정안을 각각 발의하는 한편 이재명 경기도지사도 공공·민간 병원에 수술실 CCTV 도입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논의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 ‘편도수술 의료사고로 6살 아들을 보낸 아빠의 마지막 바램입니다. 더 이상 억울한 죽음이 없도록 의료사고 방지 및 강력한 대응법안을 만들어 주세요’라는 제하로 진행된 청와대 국민청원은 지난 14일 현재 12만5000여명이 동의하는 등 국민들의 관심 또한 집중되고 있다.
청원을 제기한 故김동희 군의 부모는 “수술실에 CCTV가 설치돼 촬영되고 있었다면 의료진은 편도수술 중 출혈이 발생한 사실과 전신마취를 한 사실을 보호자에게 숨기지 않았을 것이고, 의무기록지에도 사실대로 기재했을 것”이라며 수술실 CCTV 설치법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한국환자단체연합회(이하 환단연)은 “수술실은 외부와 철저하게 차단돼 있고 전신마취로 환자가 의식을 잃게 되면 그 안에서 발생한 일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수술실의 이러한 ‘은밀성’은 영리 목적의 무자격자 대리수술·유령수술뿐만 아니라 성폭행·성추행·생일파티·인증사진 촬영·집도의사 무단이탈·의료사고 조직적 은폐 등 범죄행위와 인권침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며, 이는 의사면허의 신뢰를 추락시키는 중대범죄”라고 지적했다.
이어 “CCTV를 수술실에 설치하고 촬영하는 목적은 의료인을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수술실 내부를 영상으로 기록해 일정 기간 보관함으로써 무자격자 대리수술·유령수술이나 성폭행·성추행 등 범죄행위와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며 “더불어 CCTV 영상 기록은 의료진의 수술이 적절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자료도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나 유족의 불필요한 의료분쟁을 방지해 의료진을 대변하는 역할도 한다”고 밝혔다.
특히 환단연은 “21대 국회에서도 수술실CCTV설치법이 대표발의된 이상 앞으로는 국회에서 CCTV을 활용한 수술실 환자 안전과 인권 보호 방안에 관한 사회적 공론화가 진행될 것”이라며 “이때 이분법적으로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으로 나뉘어 서로 일방의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대화와 토론으로 입법적 합의점을 찾아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故김동희 군의 부모는 지난 13일부터 편도수술 의료사고 발생 후 119구급차가 심폐소생술을 하며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에서 도착 6분 전에 동희 군의 수용을 거부한 양산부산대병원(권역응급의료센터) 앞에서 보건복지부의 진상조사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이에 앞서 2016년 9월30일 교통사고를 당한 2살 김민건 군이 119구급차에 의해 권역응급의료센터인 전북대병원에 골든타임 이내 도착했지만 의료진의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했고, 의료진이 전원 결정을 한 이후에도 7시간 동안 전국 14개 병원에서 전원을 거부해 헬기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로 이송되어 수술까지 받았지만 결국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와 관련 환단연은 “당시 보건복지부는 정부 차원의 ‘사례검토위원회’를 구성해 원인 분석과 함께 재방방지 대책을 마련해 발표했지만, 이번 김동희 군 사망사건의 경우 김민건 군 사망사건은 내용적으로 유사한 점이 많다”며 “현재 보건복지부로부터 상급종합병원·권역응급의료센터·권역외상센터로 지정받은 양산부산대병원에서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의 수용을 거부한 사유에 대해서는 보건복지부에서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합당한 처분과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