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을 통해 우리는 삶의 본질을 이야기할 수 있어”

이 상 룡 우석대학교 한의학과 교수
장편소설 신부편찬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진리
영화화 추진 감독과 조율, 대중성과 재정이라는 장애물 극복 관건

이상룡 교수 사진입니다

1985년 월간 심상 신인문학상에 「절음발이」외 5편이 당선돼 문단에 데뷔한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이상룡 교수는 최근 ‘죽음’의 실체와 의미를 탐색했다. 그는 신과 인간이 마주하는 자리에 늘 죽음의 사건이 펼쳐진다는 사실을 깨닫고, 마침내 신과 죽음을 주제로 한 장편소설 「신부」를 발간했다. 이 교수로부터 소설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장편소설을 쓰게 된 동기는?

교수로서 정년이 얼마 남지 않아 그동안 믿고 따라준 제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진리’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만들어 선물해주고 싶었다.

내가 생각하는 ‘진리’는 죽음과 밀접했고, 죽음을 통과하지 않고서는 삶의 본질을 이야기할 수 없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얼마 전 ‘신과 함께’라는 영화가 천만 관객을 끌어 모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신은 어디에도 없었다. 인간들의 욕망의 투사인 신에 대한 환상뿐이었다. 신을 섬기는 종교에서도 이미 신은 도구화 또는 화석화가 되어 있었다. 나 역시 신에 대한 궁금증이 있었고, 신학대학원 공부도 했기 때문에 진짜 신에 관한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특히 최근 1년 사이에 부모님이 모두 소천하시면서 죽음에 대한 궁금증도 많았다. 죽음에 관한 서적들을 찾아 읽었고, 죽음의 실체와 의미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내가 알아낸 사실은 늘 죽음의 사건이 펼쳐지는 자리에 신과 인간은 함께였다는 사실이다. 이를 토대로 장편소설 「신부」를 쓰게 됐다.

Q. 제목이 왜 신부인가?

제도화된 종교의 허상을 들추기 위해 사제인 ‘신부’로 택했다. 내가 생각하는 오늘날 종교의 문제는 지도자들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십자가를 지는 사람은 없고 남들에게 십자가를 떠넘기려는 자들만 넘치고 있다.

실제 최 신부라는 주인공이 신구약 중간 시대와 현대를 넘나들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지도자 왼편에서 종교의 타락을 지켜보며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위 이야기들은 언젠가 수도원에서 25년 동안 수도했던 신부가 환속해 한의대에 입학한 적이 있는데, 신부 제자와 대화를 나누며 영감을 얻었다. 실제 소설 속에서도 최 신부가 환속해 한의학을 공부한다.

Q. 소설에서 말하는 죽음이란?

소설에서 죽음은 숨이 끊어져 시체가 되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을 죽이려는 신을 만나는 순간이라 정의하고 있고, 이러한 죽음을 통해 신과 인간의 만남이 형성된다는 종교 너머의 진리를 파헤쳐보고자 했다.

아무도 죽지 않는 날은 없다. 결국 죽음이 일상인데도, 죽음은 낯설기만 하고 피하고 싶다. 죽음을 아는 사람도 없고, 죽음이 두렵지 않은 사람도 없다. 모두가 죽음이 궁금하지만 정작 죽음이 무엇인지는 모른다.

소설을 통해 이런 의문들을 파헤치고 싶었다. 결론은 죽음이 다가오면 신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신은 죽음이라는 사건을 매개로 인간을 만나고, 그것이 유대의 성전 제사이다. 예수의 십자가의 죽음도 신의 현현이라 정의할 수 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한 가지는 소설 「신부」를 영화화 해보고자 한다. 권유가 있었고, 친분 있는 감독과 조율 중에 있다. 하지만 대중성과 재정이라는 장애물에 가로막혀 있다. 다른 한 가지는 삶이 무엇인지 모르고 죽어가면서도 죽음이 무엇인지 모르는 인간의 실존적 한계를 파헤쳐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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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룡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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