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겨울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학도의 새로운 도전이 주목받고 있다. 대전대 한의과대학 재학생 서윤석 학생(본과 2년)은 2024년 스키강사(초급 지도자) 자격증 취득에 이어 2025년 9월 스키심판 자격증을 취득하고, 올 1월 25일에 열린 유소년 스키대회에서 공식 심판으로 활동했다. 학업과 전문 스포츠 자격을 병행하며 스포츠 한의학이라는 진로를 현장에서 구체화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스키강사 자격증에 이어 스키심판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된 계기는?
스키는 오래전부터 즐겨온 스포츠였지만, 한의대에 진학한 이후에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몸을 이해하는 대상’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특히 대전대학교 한의대 스키동아리인 TOMS(Teajeon Oriental Medicine Skiteam)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스포츠 손상과 회복에 관심이 커지면서 현장을 더 깊이 이해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스키강사는 수강생의 기술을 지도하는 역할이라면 스키심판은 경기 전체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선수들의 안전까지 책임지는 자리라고 생각해 도전하게 됐습니다.
Q. 이번 대회에서 맡은 역할은?
알파인 스키 경기에서 스키 심판에는 출발 심판(Start Referee), 기문 심판(Gate Judge) 골인 지점 심판(Finish Referee) 등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이 대회에서 제가 맡은 역할은 기문 심판으로 배정된 기문 구역에서 선수가 기문을 정확히 통과했는지 판단하는 것이었습니다.
Q. 실제 유소년 스키대회에서 심판으로 활동한 경험은 어땠는지?
생각보다 훨씬 책임감이 큰 경험이었습니다. 아이들이 온 힘을 다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을 보며, 심판의 작은 실수 하나가 경기 결과뿐 아니라 선수의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실감했습니다. 동시에 경기 중 발생할 수 있는 부상 상황에 늘 주의를 기울이게 됐는데, 한의학에서 배우는 근골격계와 움직임에 대한 이해가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됐습니다.
Q. 스키 현장에서 한의대생으로서 특별히 느낀 점이 있다면?
스키 슬로프는 마치 ‘살아 있는 해부학 교실’처럼 느껴졌습니다. 선수들의 자세, 체중 이동, 근육 사용 패턴을 관찰하다 보면 해부학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 자연스럽게 떠오릅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균형과 조화, 기혈의 흐름 같은 개념도 추상적으로 느껴지기보다 실제 움직임 속에서 이해하게 됐습니다.
Q. 이러한 경험이 스포츠 한의학과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스키는 무릎·허리·발목에 부담이 큰 종목입니다. 반복 훈련으로 누적되는 피로와 미세 손상이 경기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 심판 활동을 하며 침 치료, 추나요법, 한약 등 근골격계 중심의 한의학적 접근이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단순히 통증을 없애는 치료가 아니라, 회복과 예방, 컨디션 관리까지 포괄하는 것이 스포츠 한의학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성장기 선수들을 보며 느낀 점도 있었을 것 같다.
유소년 선수들의 경우 작은 부상도 방치되면 성장 과정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경기 중 잠깐의 통증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모습을 보며, 조기 관리와 회복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한의학이 더 적극적으로 활용된다면 선수들의 부상 예방과 장기적인 건강관리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대전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의 배움은 어떤 의미인가?
학교에서는 늘 진료 기술뿐 아니라 ‘사람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는 것을 강조합니다. 강의실에서의 공부와 스포츠 현장에서의 경험이 서로 연결되면서 제가 어떤 한의사가 되고 싶은지 점점 분명해졌습니다. 이론과 현장이 함께 할 때 진짜 공부가 된다는 것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Q. 졸업 후 진로 계획이 궁금하다.
졸업 후에는 선수와 생활체육인을 대상으로 한 스포츠 한의 진료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경기 후 회복 관리, 부상 예방, 재활까지 책임질 수 있는 현장형 한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장기적으로는 국내외 스키 선수단을 대상으로 한 의료 봉사에도 참여해 스포츠를 통해 얻은 경험을 사회에 환원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은?
스키심판을 하면서 배운 집중력과 책임감은 앞으로 환자를 대할 때도 큰 자산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스포츠 현장에서 쌓은 경험을 한의학과 연결해 더 많은 사람들이 몸과 삶의 균형을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스키 슬로프 위에서 공정한 판정을 내리던 한의학도의 시선은 이제 진료실을 향하고 있다. 스포츠와 한의학을 잇는 그의 도전은 스포츠 한의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사례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