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처럼 소외된 한의학, 대중화되는 날 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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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51대49’ 오재균 연출

“구안와사 치료받고 한의학에 대한 편견 깨져”

◇자신에 대해 소개를 한다면.
한의신문 구독자에게는 처음으로 인사드린다. 연극배우 오재균이라고 한다. 본업은 배우지만 최근 상영하는 연극 ‘51대49’에서는 극작과 연출을 담당하게 됐다. 연기자가 아닌 작가와 연출 역할을 함께 하다 보니, 뭐랄까 항상 가는 중국집이지만 매일 짜장면만 시켜먹다 모처럼 코스요리를 시켜먹는 기분이다. 새롭고 즐겁기도 하지만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연극 ‘51대49’는 어떤 작품인지?
한때 모든 것을 가졌지만 몰락의 길로 들어선 한 남자와 애초부터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었던 또 다른 한 남자가 30년만에 다시 만나서 기억이라는 강물을 거슬러 오르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서로 다른 태생과 환경 속에서 살아온 두 남자가 과거에 벌어졌던 한 가지 사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 속에서 어떻게 서로 소통하고 화해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무엇을 통해서 가능한지를 관객과 함께 생각해 보고 싶었다. 지난해 닷새 동안 짧게 초연을 해서 아쉬웠는데 반응이 괜찮아서 이번에 재공연의 기회를 갖게 됐다. 4월 4일부터 14일까지 대학로 스타시티에서 공연한다.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

◇극중 인물의 심리가 한의학에서 말하는 탈영실정(脫營失精)과 닮았다.
한의학에서도 탈영실정이라는 정신질환을 다루고 있다는 것은 최근에서야 알았다. 극중 등장하는 배영광이라는 인물이 그렇다. 많은 재능을 가지고 있고 어려서부터 촉망받는 인재로 자라나서 금융권에 입성, 한때 승승장구했지만 어느 순간 더 강한 라이벌을 만나고 가정생활도 순탄치 못해지면서 가졌던 사회적 위치도 상실하고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걷게 되는 인물로서 매우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주고 있다. 현대인들이 자주 겪는 질병이기도 한 것 같다.

◇한의학에 대한 기억이나 한의원에 내원한 경험은?
사실 2년 전쯤에 일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어려운 처지에 놓이게 되면서 ‘구안와사’에 걸린 적이 있다. 처음에는 큰 종합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았는데 별다른 치료법이 없다고 하더라. 스트레스 받지 말고 그저 얼굴 마사지나 꾸준히 하면서 회복되기를 기다려보자고 하는 게 전부였다.
그러다가 주변에서 한의원을 추천받아 인근 한의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았다. 처음엔 솔직히 반신반의했었는데 약 한 달 정도 치료를 받아보니 많이 회복이 되는 게 신기했다.
평소 병에 걸리면 한의학보다는 양의학에 많이 의존했던 터라 치료를 받으면서 한의학에 대해 편견이나 오해 같은 것이 스스로 컸다는 것을 깨달았다.
양의학이나 한의학이나 모두 그간의 축적된 경험적인 데이터를 가지고 행하는 의료행위인데도 왠지 한의학이 양의학에 비해 비과학적일거라는, 그야말로 비과학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말씀처럼 한의학에 대한 오해를 가진 분들이 아직도 많다. 한의학의 대중화는 어떻게 해야 할까?
잘 생각해보지 않은 부분이긴 하지만 연극인으로서 그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생각된다. 예를 들면 TV나 영화 같은 분야들에 비해 연극은 소수 마니아층을 제외하면 그다지 대중적인 분야라고는 할 수 없다. 상대적으로 소외받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일반 대중들이 연극을 좀 더 보고 즐기게 하려면 우선은 재능을 가진 많은 인재들이 연극을 많이 보고 배우고 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당장은 돈이 좀 안되고 대중적 인지도가 적다고 할지라도 꾸준히 인재를 양성하고 연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특징들을 더욱 개발하고 홍보한다면 관객들도 결코 외면하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있고 그 길을 가고 있다.
마찬가지로 한의학의 대중화도 비슷하지 않을까? 어찌 보면 연극과 한의학도 소외된 약자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부분이 있다고 본다. 또 둘 다 사람들을 위로하고 치유하는 기능이 있으니까 한의학만의 강점을 살린다면 분명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날이 올 것이라고 본다.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연극이 세상을 구원하지는 못하겠지만 일정 부분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기능은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공연 ‘51대49’가 관객들에게 서로의 마음을 치유하고 보살필 수 있는 작은 동네 한의원 같은 기능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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