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정형외과 의사도 적극 배우려는 추나 치료…한의약, 과학화로 전 세계에 우수성 알릴 것”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인터뷰

[편집자주] 14일 한의신문은 최근 신사옥 이전으로 ‘한자리 진료’ 등 한·양방 협진 체계를 강화하고 있는 자생한방병원의 신준식 명예이사장을 만나 한·양방 협진의 필요성과 향후 방향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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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미시건주립대의 초청으로 지난 2012년부터 미국 정골의학 의사들에게 한의학 강의를 해 오고 있습니다. 이 때 만난 사람이 프로캅 교수입니다. 의사를 가르치고 면허를 관리하는 권한이 있는 분인데, 추나요법을 보더니 매우 놀라더군요. 자신은 수술로 자부심이 있는 정형외과 의사인데, 수술 없이도 환자를 말끔하게 낫게 할 수 있는지 몰랐다고 합니다. 수술 안하고도 나을 수 있다면 어느 환자가 수술을 원하겠습니까. 자신에게도 그 의술을 가르쳐달라고 하더군요.”

신준식 자생한방병원 명예이사장은 지난 14일 한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정골의학협회 의료진에게 침 치료 교육을 했던 당시 한 교수의 반응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이 중에는 중의학에 관심이 없는 의사들도 포함돼 있는데, 이들조차 신 명예이사장이 가르치는 추나 요법에 관심이 생겨 한국에 연수받으러 온다고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한의학도 서양의학과 교류하며 한·양방의 협진의 기반이 다져진다는 게 신 명예이사장의 생각이다.

자생한방병원은 최근 강남구에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 재활의학과, 한방재활과, 영상의학과 등 한·양방 전문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환자의 치료계획을 세우는 ‘한 자리 진료’ 시스템을 도입, 11월 말부터 2개월 동안 시범 운영에 들어가기로 했다. 신 명예이사장은 환자들이 이 제도로 같은 증상에도 여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자리 진료 시스템이 정착하려면 한의학과 서양의학을 넘어선 협진 체계와, 이런 의료진을 대하는 환자의 믿음이 필요합니다. 아직까지 한의학에 대한 불신이 일부 남아있는 점도 사실입니다만, 한자리 진료는 이런 불신을 무너뜨리고자 합니다. 한자리 진료는 환자의 치료 서비스를 극대화하기 위해 한의학과 서양의학이 함께 달리는 ‘2인 3각 경기’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한자리 진료는 한·양방 협진을 원하는 환자들의 바람에서 시작됐다. 자생한방병원이 최근 한국갤럽과 전국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척추·관절질환 의료기관 이용과 한·양방 협진 인식조사’를 보면, 척추·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70.4%가 한 자리 진료 등의 한·양방 협진 진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상호 보완적인 치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41.6%, ‘진료의 편리함 때문’이라는 응답이 30.4%를 차지했다. 치료 효과 불만족, 복수의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 등을 한자리 진료가 일정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해외 환자 유치, 선진국 대상 논문 발표 등으로 한의약 우수성 세계에 알릴 것”

신 명예이사장은 과학적으로 검증된 한의약을 바탕으로 해외 환자의 국내 유치, 국가 개발 단계에 따른 진출 전략 다각화 등 한의약 세계화를 이루고 싶다고도 했다.

“협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미국의 앰디앤더슨 암센터나 다나 파버 암연구소, 메모리얼 슬론 케터링 암센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암센터도 협진으로 효과를 보고 있지요. 우리도 이 같은 추세에 맞춰 한의학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자생의료재단이 자생척추관절연구소에 실험연구센터와 임사연구센터를 구축, 데이터 기반의 실험과 임상연구를 꾸준히 진행해오고 있는 이유입니다. 한의사를 비롯한 전문 인력은 여기서 병증의 치료기전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연구를 하고 있죠. 환자들이 척추 건강이나 한의 치료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연구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지난 2015년 미국정골의학협회가 정골의사 면허 자격 유지를 위한 보수교육 과목으로 추나요법과 침 치료를 지정한 이유도 이런 맥락이다. 지난 2월에는 미국내과학회가 요통 치료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요통에 약물보다 비약물치료인 침 치료가 우선돼야 한다”고 권고했다.

신 명예이사장이 생각하는 한의약 세계화 방안은 두 가지다. 한국에 찾아오는 외국 환자 수요를 늘리고, 한의약이 협진 체계에 반영될 때 근거를 제공해주는 논문·교육 등의 제공이다.

전자를 위해 자생한방병원 신사옥은 한 개의 층을 외국인 전용 국제진료센터로 만들었다. 한국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여기서 접수부터 치료의 전 과정을 한꺼번에 받을 수 있다. 후자의 경우 선진국과 중진국의 전략으로 나뉘는데, 선진국에는 SCI급 논문을 꾸준히 발표해오고 있다. 중진국에는 현지에 거점 센터를 만들고 의료진 교환 교육 등으로 한의하가 기술을 전수할 계획이다. 최근 보건복지부가 진행하는 ‘키르기스스탄 한의약 홍보센터 구축사업에 이 병원이 선정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일부 의사들은 한의학이 ‘비과학’이라고 하는데, 한의학은 ‘미과학’일 뿐입니다. 과학이 아닌 학문이 아니라 검증할 여지가 남아있는 분야라는 의미입니다. 과학은 전제를 증명하는 행위를 말하는데, 증명해보기도 전에 과학이 아니라고 단정하는 건 어패가 있지요. 지금까지도 한의학 분야에서 꾸준히 나오는 SCI급 논문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앞으로는 기존에 있었던 공익재단을 크게 확대해 장학사업도 좀 더 광범위하게 하고, 의과대학에도 장학금을 주는 등 한의학에 대한 우호적 인식 확대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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