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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와 저온 노출이 질환 악화에 미치는 영향”한파는 어떻게 질병을 악화시키는가? 최근 북유럽 전역을 강타한 기록적인 폭설과 한파로 주요 국제공항이 마비되고, 도로·철도 운행이 중단되는 등 대규모 혼란이 이어졌다. 한파 재난의 성격을 가장 극적으로 보여준 사례가 2021년 2월 미국 텍사스에서 발생한 겨울폭풍이다. 평소 온난한 기후의 텍사스 전역에 북극 한기가 유입되며, 한파에 대비되지 않았던 전력망이 붕괴되면서 수백만 가구가 장기간 정전과 난방 중단을 겪었다. 보건당국의 공식 집계에 따르면 최소 246명이 사망했다. 사망 원인은 저체온증뿐 아니라 난방 불능 상태에서의 일산화탄소 중독, 심혈관질환 악화, 교통사고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특히 피해는 고령자, 만성질환자, 독거 가구, 저소득층에 집중됐다. 이 사건은 한파가 단순한 기상 현상이 아니라, 에너지·주거·보건 인프라의 취약성이 결합되어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전형적인 복합 재난임을 보여줬다. 한국의 겨울 날씨 또한 점점 예측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몇 해 동안 하루 이틀 사이에 기온이 영하로 급락했다가 다시 오르는 일이 잦아지면서, 체감 온도와 생활 리듬은 롤러코스터처럼 흔들린다. 우리나라에서도 한파 피해는 반복적으로 발생해 질병관리청에서는 한랭질환 감시체계가 시행되고 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기후보험을 도입하기도 했다. 특히 독거노인, 취약 난방 주거, 농어촌 거주자, 야외 노동자는 한파에 취약한 대상이다. 추위 자체보다 더 위험한 것은 이러한 극한 상황이 교통·에너지·의료 시스템의 취약성과 맞물리며 연쇄적인 피해로 확산된다는 점이다. 한국 사회에서도 한파는 점점 더 기후위기와 고령화, 에너지 빈곤이 겹쳐 나타나는 사회적 재난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한파와 저온 노출이 질환 악화에 미치는 의학적 기전 최근 연구들은 한파와 저온 노출이 여러 질환의 발생과 악화를 증가시킨다는 점을 보여준다. 심혈관계 질환의 경우, 다국가 코호트 연구들에 대한 대규모 최신 메타분석에서 저온 노출이 말초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 혈전 형성 위험 증가와 연관되며 심근경색·뇌졸중·심부전 악화 위험을 유의하게 높인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 특히 고령자, 기존 심혈관질환을 가진 환자, 독거 상태이거나 난방이 취약한 집단에서 그 영향이 더 뚜렷했다. 또한 한파와 급격한 기온 하강은 기도 과민성을 증가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진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과 천식의 악화, 응급실 방문 증가와 관련되었다. 겨울철 독감이나 폐렴이 동반될 경우 그 위험은 더욱 커진다.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최신 체계적 문헌고찰에서는 한파가 통증의 직접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낮은 기온과 급격한 기온·기압 변화가 기존 만성 통증 환자의 통증 강도 증가 및 기능 저하와 통계적으로 연관된다는 점을 보고한다. 정신건강 측면에 대한 최근 연구들은 겨울철 기온 저하와 일조량 감소가 우울, 불안, 불면의 악화와 연관되며, 특히 노인, 독거 상태, 정신질환을 가진 환자들에서 그 영향이 크게 나타남을 보여줬다. 한파가 신체적 영향뿐 아니라 사회적 고립과 활동 감소를 통해 정신건강을 악화시키는 환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임상 현장에서의 통합적 한파 대응 가이드라인 임상 현장에서 한파 대응은 신체·심리·수면 및 사회경제적 상황까지 함께 고려하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먼저 내원 환자에서 한파에 대한 취약 계층이나 위험 인자들을 파악해야 한다. 노인 여부, 심혈관·호흡기 질환, 독거 여부, 의료수급자 여부, 경제적 상황, 정신과적 과거력 및 현재 스트레스 사건 여부에 대해 파악해야 한다. 특히 공중보건한의사 등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한의사들은 이런 스크리닝에 민감해야 할 것이다. 둘째, 노인과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한파 노출 여부, 주거 및 난방 환경, 최근 수면의 질과 기분 변화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심혈관·호흡기 질환 환자에게는 한파 기간 외출 시간 조절, 무리한 새벽 활동 주의, 보온과 수분 섭취, 증상 변화 시 조기 내원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해야 한다. 넷째, 한의의료기관의 다빈도 내원 질환인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서 한파 시 활동량 감소와 근긴장 증가가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파 기간 가벼운 실내 활동과 체온 유지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것이 환자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섯째, 심리 및 수면 교육 또한 한파 대응의 핵심 요소다. 특히 취약군에서 일정한 취침·기상 시간 유지, 낮 시간대 햇빛 노출과 활동량 증가, 음주 제한과 같은 구체적인 수면 위생 교육을 시행하고 수면 상태를 정기 점검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한파로 인해 외출이 줄고 고립이 심화되는 환자에게는 전화 연락, 짧은 산책 목표 설정, 소규모 사회적 접촉 유지 등 사회적 개입이 우울증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한파는 피할 수 없는 자연현상이지만, 임상 현장에서 이를 예측 가능한 건강 위험 요인으로 인식하고 대응한다면 그로 인한 질병 악화와 삶의 질 저하를 충분히 완화할 수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환자의 몸과 일상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환자를 바라보는 시야가 확장되어야 한다. 몸에 대한 개별적 치료를 넘어 급변하는 계절과 환경 변화의 충격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참고문헌 RAZA, Auriba, et al. Daylight during winters and symptoms of depression and sleep problems: A within-individual analysis. Environment International, 2024, 183: 108413. -
“침 치료, 허혈성 심질환 노인 환자 사망률 5년 낮춰”▲(왼쪽부터) 전형선 교수, 이예슬 원장, 임정태 교수 [한의신문] 원광대 한의대 한의임상중개연구실 임정태 교수 연구팀이 대규모 코호트 연구를 통해 65세 이상 허혈성 심질환 환자에서 진단 후 초기 침치료 노출이 5년 사망률을 낮추는 것과 연관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침 치료가 고령 심장질환 환자의 장기 생존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국내 최초의 분석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제1저자인 전형선 동신대 한의대 진단학교실 교수와 공동 교신저자 이예슬 자생척추관절연구소 원장·임정태 원광대 한의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Early acupuncture exposure and mortality in older adults with ischemic heart disease: A nationwide cohort study in Korea’라는 제하의 논문을 SCI(E)급 국제학술지 ‘Integrative Medicine Research(IF 3.0, Q2)’에 발표했다. ■ 건보 표본코호트 활용, 침 치료군 대 대조군 5년 생존율 정밀 분석 논문에 따르면 허혈성 심질환은 국내 노인 인구의 주요 사망 원인 중 하나로, 다약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 위험이 높고, 표준 치료만으로는 통증·호흡 곤란·불안·피로 등 다양한 임상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어렵다. 이에 따라 보완적 치료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으며, 이러한 배경에서 침 치료를 포함한 통합의학적 접근이 예후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NHIS) 표본 코호트에 기반한 대규모 분석을 실시해 침 치료가 노인 허혈성 심질환 환자의 생존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규명하고자 했다. 연구에는 2007년 1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새롭게 허혈성 심질환 진단을 받은 65세 이상 환자 9865명이 포함됐다. 이 중 진단 후 6개월 이내 6회 이상 침 치료를 받은 667명을 침 치료군으로, 침 치료 경험이 없는 9198명을 대조군으로 분류했다. 연구의 지표일(Index date)은 최초 진단 후 6개월 시점으로 설정했으며, 이 시점부터 연구 종료일까지 최대 5년간 전체 사망률과 순환기계 질환 사망률(ICD I00–I99)을 추적했다. ■ 건강행태·동반질환·재관류술 보정, 침 치료군의 전체·순환기 사망률 낮춰 분석 결과, 침 치료군의 5년 전체 사망률은 대조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aHR 0.71, 95% CI 0.58–0.88). 순환기계 질환 특이 사망률 역시 침 치료군에서 더 낮게(aHR 0.54, 95% CI 0.34–0.89) 나타났는데, 이는 침 치료가 고령 허혈성 심질환 환자의 예후 개선에 기여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기저 특성의 영향이 아님을 확인하기 위해 건강행태, 사회경제적 요인, 질병 중증도 등을 폭넓게 보정했다. 보정 항목에는 △흡연 상태(비흡연·과거흡연·현재흡연) △알코올 섭취 여부 △BMI 범주 △건강검진 기록 유무 등이 포함됐으며, NHIS 연구에서 흔히 발생하는 ‘건강 습관 편향(healthy user bias)’을 통제하기 위해 지표일 기준 1년 전 서양의학 외래 방문 횟수를 반영했다. 질병 중증도 보정에는 CHA₂DS₂-VASc 점수와 Charlson Comorbidity Index(CCI)가 포함됐으며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COPD, 암, 만성 신장·간질환, 심방세동, 심부전 등 주요 동반질환 여부도 면밀히 확인했다. 사회인구학적 요인은 연령대, 성별, 거주 지역, 소득 수준, 장애 등급 등을 모두 고려했으며, 지표일 이전 6개월간 받은 재관류술(무치료·혈전용해술·PCI·CABG) 여부도 분석해 치료 접근성과 임상 경과 차이를 통제했다. ■ 전문가들 “초기·규칙적 침 치료 중요”…향후 RCT 필요성 제기 특히 연구팀은 침 치료의 규칙성에 따른 차이도 살펴봤다. 그 결과 규칙적으로 침 치료를 받은 환자가 불규칙적 치료군이나 미치료군에 비해 생존율이 더 높았다. 이는 허혈성 심질환 진단 초기의 규칙적 침 치료가 예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예슬 원장은 “침 치료군 환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젊고, 여성 비율이 높았으며, 중증 장애 비율과 동반질환 지수가 높았다”며 “이러한 특성을 보정한 후에도 침 치료 노출과 사망률 감소 간의 연관성이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의 한계점을 명확히 밝혔는데, “관찰 연구로서 침치료와 사망률 감소 간 연관성을 확인했으나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추가적 연구가 필요하며, 침 치료의 구체적인 혈위나 기법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고, 흡연, 음주, 체질량지수 등 건강 습관에 대한 보정이 충분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전형선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실제 임상 환경에서 다양한 침 치료 방식이 평균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다만 후속 침 치료 변화를 반영하지 못한 점 등 잔여 교란 가능성이 있어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임정태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허혈성 심질환 진단 초기 단계에서 침 치료 노출이 생존 예후와 연관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향후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등 전향적 연구를 통해 인과관계를 규명하고, 최적의 침 치료 빈도와 기간을 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세종펠로우십 과제와 한국한의약진흥원의 근거합성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재택 사망 시 ‘변사 의심’…재택임종, 사망확인 제도부터 손봐야”[한의신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우리나라가 ‘다사(多死) 사회’를 앞두고 있음에도, 국민 대다수가 원하는 재택임종은 여전히 제도적·환경적 한계 속에서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보고서에서 △변사 처리 관행 △부족한 가정형 호스피스 △임종기 가족 부담 △재택의료 연계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병원 중심의 고비용 임종 구조를 고착시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윤경 입법조사관(보건복지여성팀)은 지난달 20일 발간한 ‘내 집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를 위한 자택(재택)임종 활성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의 재택임종 저해 요인을 짚고, 영국·일본의 제도를 참고한 정책 개선 방향을 제시했다. “집에서 죽고 싶다” 67.5%… 현실은 의료기관 사망 72.9%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간 사망 증가와 출생 감소가 맞물리며 ‘인구 데드크로스’가 고착화됐다. ‘다사 사회’가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임종 장소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것이 보고서의 지적이다. 장기요양 수급 노인 조사에서 △응답자 67.5%는 재택임종을 희망했지만 △실제 자택 사망률은 14.7%에 불과했고 △의료기관 사망은 72.9%로 압도적이었다. 원하는 장소에서 생을 마감할 권리, 즉 ‘임종 자기결정권’이 제도적으로 구현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의료기관 임종은 △높은 의료비·간병비 △정서적 불안 △병상 부족 △국가 의료재정 부담 증가 등 사회적 비용도 확대시킨다는 점에서 대안 마련의 시급성이 강조됐다. ■ 자택 사망 시 ‘변사 의심’ 원칙… 검안 절차가 가족에 큰 부담 재택임종 확산을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은 현행 사망 확인 제도로, 우리나라는 모든 자택 사망을 ‘잠재적 변사’로 간주해 △경찰 출동 △검안의 검안 절차를 의무화하고 있으며, 이는 말기 암·호스피스 대상자 등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도 예외가 아니다. 가족들은 △경찰 조사 △검안 대기 시간을 견뎌야 하고, 병원과 달리 사망진단서를 즉시 발급받기 어려워 장례가 지연되는 경우도 많다. 한편 검안 인력은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공중보건의 수는 △2020년 3499명→2025년 2551명으로 줄었고, 특히 의사는 △1901명→945명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검안 업무 병목이 심화되면서 보고서는 “현 구조로는 재택임종 확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 가정형 호스피스 부족… 비암성 말기 환자 ‘제도 밖’ 재택임종을 떠받치는 핵심 제도는 ‘가정형 호스피스’ 제도다. 한의사 혹은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가 환자 가정을 방문해 완화의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자택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직접적인 모델이다. 하지만 가정형 호스피스 기관은 올해 기준 전국 39개소로, 정부 목표(2028년 80개소)의 절반 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대상 질환도 △암 △후천성면역결핍증 △만성간질환 △COPD 등 5개로 제한돼 있다. 이 때문에 심부전·신부전·치매·노쇠 등 비암성 말기 환자는 제도 밖에 머무르고 있다. 또 본인부담률도 △암 5% △비암성 환자 10~20%로 차이가 커 형평성 문제가 제기돼 왔으며, 낮은 이용률 역시 이러한 제도적 불균형의 결과라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비암성 말기 환자가 급증하는 만큼 대상 질환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 가족 부담 완화 위한 ‘임종돌봄 휴가’ 신설 제안 재택임종을 위해선 가족이 거의 24시간 돌봄을 책임져야 한다. 임종기에는 △호흡곤란 △통증 △섬망 등 상태 변화가 잦고, 가정은 병원 대비 의료기기 접근성이 떨어져 부담이 더 크다. 현재 가족돌봄휴직만으로는 임종기 집중 돌봄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보고서는 △임종 판정 후 1~2주간 사용 △통상임금 일정 비율 소득대체 △야간 대응·응급대처 지원 등 임종기의 특성을 반영한 단기 유급휴가 형태의 ‘임종돌봄 휴가’ 신설을 제안했다. ■ “재택의료를 ‘임종돌봄 경로’로 전환해야” 보고서는 가정형 호스피스만으로는 임종돌봄 수요를 충당할 수 없다며 기존 재택의료 인프라를 임종돌봄 체계로 전환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가정간호 △방문간호 △장기요양 재택의료센터 등은 임종기 대응을 인정하는 별도 수가가 없어 야간·응급 상황 대응이 불가능하며, 이로 인해 결국 병원 임종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이에 입법조사처는 이에 대한 정책 대안으로 △임종 전 72시간 집중 돌봄 가산 신설 △방문진료·가정간호·장기요양 방문간호를 묶은 ‘임종돌봄 패키지’ 수가 마련 △지역 경찰·검안의 연계 프로토콜 구축 △재택의료센터를 ‘지역 기반 임종 관리 허브’로 지정 등을 제시했다. 특히 사망 확인 체계 개선을 핵심 과제로 꼽으며, 자연사가 명백한 경우 간소화를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현직 병·의원 의사·공공병원·공중보건의 등으로 구성된 ‘지역 임종확인 전담의사 풀’ 구축 △호스피스·재택의료센터 핫라인을 통한 즉시 출동 △사전 등록된 가정형 호스피스 이용자를 ‘재택임종 예정자’로 관리 △임종관리 기록 공유를 통한 신속 검안 체계 마련 등을 제안했다. 또한 △임종 단계별 대응 요령 △신고·연락 절차 △필요 서류 △응급대처 △장례 절차 등을 표준화한 ‘국가 임종관리 매뉴얼’ 제정을 촉구하며, “사망 확인 절차의 합리화 없이는 재택임종 정책이 작동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입법조사처는 △죽음에 대한 사회적 논의 활성화 △가정형 호스피스 확충과 비암성 질환 확대 △가정 내 의료환경 보장 및 임종돌봄 수가 마련 △가족 부담 완화 △지역 기반 임종확인 체계 구축 등을 제안하며 “사회적으로 임종 선호를 표현하고, 공유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재택의료의 동반자 ‘간호조무사’…돌봄사업 참여 시급” 주장▲(왼쪽부터) 남인순·서미화 의원, 정혜민 과장, 이충형 원장 [한의신문] 방문진료 현장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간호조무사가 제도상 돌봄사업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환자 곁에서 활력징후 측정과 욕창 관리 등 실질적 돌봄을 담당하고 있지만, 현행 제도는 간호사만 참여를 인정해 재택의료 확산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서미화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2일 ‘초고령사회, 일차의료 방문·재택의료 활성화를 논하다’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한 가운데 의사들의 방문진료 참여율 저조의 원인으로 간호조무사 제도 미인정 문제가 주요 요인으로 꼽혔다. 남인순 의원은 인사말에서 “올 상반기 ‘일차의료 의과 방문진료 수가 시범사업’의 실제 참여율은 21.6%(전체 의원수 대비 0.6%)에 불과하며, 서비스를 2회 이상 이용한 환자 또한 20.4%에 그치고 있다”면서 “이제 지역의사회의 주도적 역할과 함께 간호사, 간호조무사, 사회복지사, 물리치료사 등 다직종 상시 협력기반 모델이 확립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미화 의원은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앞두고, 의료·요양·복지 서비스의 세부적인 제공 방식 설정과 인프라 확충 등 실행력 담보를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체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의료 분야에 있어 현장의 간호·돌봄·복지 인력, 지역사회의 유기적 연결을 통한 현장의 힘이 되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방문진료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 전략과 제언(정혜민 서울시립보라매병원 공공의학과장) △재택의료의 현황과 합리적 개선 방안(이충형 서울봄연합의원장)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정혜민 과장에 따르면 현재 의원급 의료기관의 방문진료 참여율은 전체의 3% 미만이며, 실제 수가를 청구하는 곳은 이 중 30%에 불과했는데, 이에 대한 사유로 △외래 진료 병행으로 인한 시간 부족 △간호인력 부족 △환자 섭외부터 동선 계획 수립 △행정업무(수가 청구, 보고서 작성) 감당 △주차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방문진료 동행 인력 중 간호조무사에 대한 수가가 책정되지 않은 점도 주요한 장애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현행 제도상 간호사만 동반수가를 인정받고, 간호조무사는 참여 자체가 제외돼 있다”며 “일차의료 현장에선 간호조무사가 욕창 드레싱, 활력징후 측정, 기초 재활보조 등 병원 인턴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정 과장은 지역 단위의 ‘방문진료지원센터’ 구축을 제시하며, 이를 통해 환자 발굴, 의사 배정, 행정 지원, 교육, 데이터 연계 등 통합 관리를 수행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진 발표에서 이충형 원장은 “간호조무사와 함께 진료해도 수당 부담만 늘어나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택의료는 확산될 수 없다”며 현장 친화적 인력 지원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1인 의원 의사들이 단독으로 방문진료를 감당하기엔 현실적 제약이 크다”고 지적한 이 원장은 애로사항으로 △진료 효율 저하(1시간 이상 소요) △의료·돌봄·사회복지 연계 부족 △방문의사의 안전 문제 등을 꼽았다. 특히 간호 인력 문제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지적한 이 원장은 “현재 간호사를 동반 시 약 3만3000원의 가산이 붙지만 간호조무사와 함께 갈 경우 오히려 초과근무수당을 부담해야 하는 구조”라며 “결국 진료 한 건당 실질 수입이 11만원대로 줄어드는 역전 현상이 벌어진다”고 토로했다. 이 원장은 “현장의 의사들이 방문진료를 하고 싶어도 제도와 수가, 인력 구조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의원급 재택의료 지원센터를 통해 지역 간호인력과 연계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건세 대한재택의료학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지역별로 의료서비스 공급기관을 확보하도록 기본은 보건소·지방의료원 중심의 공공형 모델로, 민간 의료기관이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지속가능성이 담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방문진료 서비스는 의사인력뿐만 아니라 간호인력(간호사·간호조무사) 중심으로 설계돼야 하며, 공공과 민간 간 연계를 위한 통합전산플랫폼 구축이 필수”라면서 “방문의료의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고, 국민건강보험법 내 방문요양급여를 신설해 합당한 수가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김영미 파티마재가복지센터 방문 간호조무사는 “우리는 환자의 곁에서 혈압·맥박 체크부터 상처 소독, 욕창 관리, 호흡·영양·감염 관리까지 세밀한 돌봄을 맡고 있지만 제도권에서는 여전히 그 존재를 부정하고 있다”면서 “일차의료와 지역돌봄의 핵심 인력인 간호조무사를 방문진료 제공 기준에 포함하고, 동행 인력 가산·팀 기반 수가를 신설한다면 방문진료의 연속성·접근성이 강화되고, 의료 사각지대도 줄어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장영진 보건복지부 의료·요양·돌봄통합지원단장은 “정부는 재택의료센터를 통합돌봄의 핵심 자원으로 보고, 협업형 모델 확대에 나서고 있는데, 단독개원의 어려움을 고려해 보건소-의원 협업형 재택의료센터를 새로 도입했고, 간호인력과 사회복지사 고용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확보했다”며 “현장의 제안인 간호조무사 역할 확대도 부처 간 협의를 통해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현장에 참석한 박소연 대한한의사협회 의무부회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의사는 환자 심신의 건강 상태, 생활습관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속적인 건강관리 계획을 세울 수 있고 질병의 예방과 일차 진료, 건강관리를 수행할 수 있는 주치의에 최적화 되어있다”라면서 “이에 한의협은 고혈압, 당뇨를 포함한 여러 만성질환(근골격계, 치매, 퇴행성 관절·척추 질환, COPD등)을 포괄하는 주치의 모델과 호흡기·심장질환·노쇠 등 진료 표준화 체계를 구축 중인 상태”라고 강조했다. 특히 박 부회장은 “앞으로 다학제 협력체계 구축, 지역 통합돌봄 네트워크 연계 등을 통해 한의 방문진료·재택의료 사업 모델의 고도화를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환자 중심, 환자 편의성 증대를 위한 방문진료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X-ray 등 현대 진단기기의 현장 도입과 한의사 참여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청진기 든 한의사’…“재택의료 응급상황 구분법 숙지해야”[한의신문] “이제 청진기는 한의사에게 낯선 도구가 아니다” 한의재택의료학회 특강에선 기침·객담·호흡음, 복부 이상음까지 구체적으로 구분해 응급상황을 감별하고, 한의치료로 이어갈 수 있는 새로운 진료 틀이 제시됐다. 한의재택의료학회(회장 방호열)는 12일 온라인(ZOOM)을 통해 ‘재택의료 대상 청진의 활용–한의사 영역 내 관리를 중심으로’를 주제로 월례 특강을 열고, 청진을 통한 응급상황 감별 등 한의재택 진단 영역을 모색했다. 이날 강사로 초빙된 김은혜 가천대 한의대 조교수는 “청진은 단순히 서양의학적 도구에 머물지 않고, 한의사가 환자의 상태를 구체적으로 구분하고 응급 상황을 감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은혜 조교수에 따르면 방문 한의사는 재택의료 대상자의 흉부에 있어 △공기량 자체 부족 여부 △기도가 좁아진 경우 △객담(분비물) 여부 △분비물은 없지만 폐가 제대로 움직이지 않는 경우 등의 이상 징후를 살펴야 한다. 이러한 분류를 통해 환자의 호흡 상태를 체계적으로 평가할 수 있으며, 한의사도 이에 맞춘 치료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것. 김 조교수는 “객담이 없는 단순 기침 환자의 경우 기침약이나 호흡기 치료제를 활용할 수 있고, 객담이 주된 문제라면 한의치료로를 통해 객담 삭임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으며, 천식이나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환자도 악화 여부를 청진으로 구분해 적극적인 한의학적 관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폐렴이나 폐섬유화처럼 폐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경우에는 접근 방식이 달라진다. 김 교수는 “폐렴은 급성 염증으로 번질 위험이 있어 청진 등 직접적 검진 시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이때 심전도 활용이 가능하다면 더욱 안전하지만 재택의료인 만큼 체온과 산소포화도로 위험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청진 1순위 목적은 '위험징후(Red flag)' 구분 및 상급병원 인계 김 조교수는 흉부청진에 이어 복부청진의 중요성도 언급했는데, 복부청진은 흉부와 달리 정상음과 이상음을 구분하는 것이 핵심으로, 대표적 정상음으로는 △공기만 지나가는 소리 △장 연동음을, 이와 반대로 △장염의 경우 과활동성 장음(Hyperactive bowel sounds) △장폐색은 고음성·금속성 장음이 특징으로 설명했다. 김 조교수는 “복부청진의 진단은 제한적일 수 있으나 재택의료나 한의원 일차진료 현장에서 응급 상황을 배제하는 데 있어 매우 효과적”이라면서 “장폐색·장염 등 비교적 한의사가 관리할 수 있는 질환 외에 급성충수염, 급성췌장염 등 응급질환은 반드시 신속하게 상급의료기관에 연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복부청진은 혈액검사와 병행 시 더욱 정확성이 높아진다고 언급했는데, 간 수치, 신장 수치, 아밀라아제 등 췌장 수치를 함께 확인하면 응급 상황 감별이 훨씬 용이해진다는 것. 김 조교수는 “간·신장·췌장 모두 복강 내 장기이므로, 혈액검사와 청진을 결합하면 한의사도 재택의료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진단 틀이 마련된다”면서 “난소낭종이나 복수처럼 외형상 구분이 어려운 경우에도 청진과 기본 진찰을 통해 차이를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한의사, 이상음 통한 응급 여부 감별 후 한의치료까지 시행해야" 김 조교수는 흉부·복부 청진을 통해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한의사의 치료 적용 가능 범위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그는 “예컨대 기침은 있지만 폐 이상이 없거나 단순 객담, 장염·장폐색 등은 한의사가 적극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천식·COPD 같은 만성질환 악화나 경미한 복수 등도 조심스럽지만 접근 가능한 영역”이라고 밝혔다. 특히 암 환자의 복수와 관련해 “심하지 않은 복수 환자에게 오령산 같은 한약을 투여하면 환자가 느끼는 복부 불편감이 완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한의학적 개입의 실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아울러 한의사가 재택의료에서 청진을 활용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로 △청진이 필요한 시점 알기 △청진 방법 숙지 △이상음 구별 △응급상태 감별 △한의학적 치료 적용 가능 여부 확인을 제시한 김 교수는 “청진기는 이제 한의사에게 낯선 도구가 아니다. 증상, 체온, 산소포화도 기준으로 청진 타이밍을 정하고, 이상 소리에 따라 응급 상황을 감별한 후 한의치료로 이어지는 흐름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통해 한의사가 재택의료 현장에서 환자의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한의학적 치료의 폭을 넓혀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방호열 회장은 “한의재택의료학회는 매월 일차의료·재택의료·주치의 관련 전문가를 초빙해 정기 세미나를 진행해오고 있다”면서 “이번 주제는 한의사가 기존 한의학적 진단을 넘어 청진과 혈액검사 등 기본적인 의료 정보를 적극 활용해 응급 상황을 구분하고, 안전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는 만큼 앞으로 현장에 투입될 한의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다음 특강은 오는 17일 권승원 경희대한방병원 순환신경내과 교수가 ‘한의재택의료에서의 혈액검사 활용’을 주제로 발표한다. 강의신청은 https://forms.gle/xQ784WhKSPxp6pJ29를 통해 할 수 있다. -
“한의학과 캄포의 공동연구 가능성 재확인”유준상 상지대 한의대 교수 [한의신문] ‘제75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총회’가 6일부터 8일까지 일본 도쿄 게이오플라자호텔에서 개최됐다. 본격적인 학술 발표가 진행된 7일, 한일교류회에선 인삼양영탕 활용 증례 및 리뷰 발표가 있었다. 한국 측 연자에는 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와 양승정 동신대 한의대 교수가 참여했으며, 일본 측에는 타카야마 신 토호쿠대병원 의과진료부 교수가 참여했다. 인삼양영탕은 일본의 대표적인 보약으로, 비기허 환자에게 많이 사용되고 있다. 발표 후 필자가 “인삼양영탕은 병증에 따른 변증논치적 접근법 외에 사상체질이나 체질의학적 접근은 어떠한가”라고 질문하자 타카야마 신 교수는 “일본에서도 맥이 약하고, 기운이 약한 사람들에게만 사용한다”고 답했다. 타카야마 신 교수는 토호쿠대병원 의학계 연구과 한방 통합의료학 공동연구강좌 특명교수를 겸임하는 등 통합의료 관련 학회활동을 펼쳐오고 있는 연구자다. 필자가 “현재 한국에서 수족냉증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업데이트하는 작업을 하고 있기에 수족냉증의 개념, 진단 등에 대해 한일 간 공통된 의견이 함께 ICD 코드(국제통계분류)에 수록되길 바란다”고 전하자 신 교수는 “일본 내 적절한 연구자를 찾아 소개하겠다”고 말했다. 또 학술총회에선 몇 년 전부터 새로운 세션이 마련됐는데 젊은 연구자 중심의 영어 발표 세션을 통한 국제화다. ▲일본에서 판매되는 중국 맥진기 ◆ 한·중·일 첨단 한방산업 전시회 ‘눈길’ 이날 학술회의장은 주로 4·5·42·43층에 배치돼 있었으며, 4층 회의장 옆 도서전시회와 의료기 전시회, 체험부스 등이 마련됐다. 이 가운데 국내 기업 ‘안단테’는 사람의 보행을 분석해 어지럼증, 파킨슨병 등을 진단하는 솔루션을 개발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일본 렌탈사업에 나서고 있는 ‘맥경’이라는 중국회사가 전시한 맥진기는 세 개의 금속 봉을 통해 촌관척의 맥을 분석하고, 결과를 일본어로 표시해 주는 시스템으로, 한의약 산업 연구를 위해 구입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특이한 점은 중국에선 환자 개인정보 보안과 관계없이 각 맥진기가 있는 전 의료기관의 데이터가 회사의 중앙센터로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증상을 입력하면 치료혈을 알려주는 솔루션도 등장, 월 10만원으로 제공되고 있으며 아이패드와 같은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육장육부 기혈수의 편재를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한방 제약사들도 눈에 띄었는데 이번에도 쯔무라와 크라시에가 참가해 제품 홍보에 나섰다. ◆ AI 활용 등 일본만의 변증 교육 프로그램 선보여 이날 또 다른 세션에서는 허증과 냉증에 대한 연구도 발표됐다. 냉증에 대해 흔히 건강, 부자 등 온성 약물을 활용하는 것에 익숙한데 이날 연구에 따르면 변비로 인해 양명병(陽明病)에 위장의 진액이 부족해지고, 갈증이 생기면서 궐증으로 손발이 차가워지면 석고(石膏)가 들어간 인삼백호탕(人蔘白虎湯)을 처방한다는 것이다. 맥이 침하지만 활하여 힘이 있다면 승기탕(承氣湯)을 활용할 수 있는데 이 부분은 향후 자료를 찾아 수족냉증 진료지침에 첨가 여부를 준비해야 하겠다고 생각했다. 점심 도시락 세미나에선 생소하면서도 재미있는 병명인 ‘기상병(氣象病)’이 소개됐다. 처음에는 ‘운기병(運氣病)’인가 했는데 쉽게 말하면 날씨(온도, 습도, 기압)의 변화에 따라 어지럽거나 두통을 일으키는 병이다. 연구자는 550여명의 환자를 진료했는데 500명 정도에서 오령산을 처방하고, 그 다음으로 반하백출천마을 처방했다. 이때부터 제자인 박성민 학생(본과 4학년)을 만나 일본의 처방 관련 이야기를 들려줬다. 43층에서 열린 ‘중경배 학생 변증대회’에선 주로 외감병에 대한 변증과 처방 사례를 발표하고, 시상했다. 올해 수상자는 생후 7개월 된 소아의 반복적인 발열에 대한 변증으로, 청폐탕(淸肺湯)에 가감할 수 있는 처방과 근거를 제시했다. 또 AI 활용도 눈에 띄었는데 의대생들이 짝을 이뤄 AI의 도움 없이 상대 학생의 피로, 변비에 대해 시나리오를 따라 롤 플레이를 하도록 했으며, 이후 AI를 사용해 롤 플레이하도록 했다. ChatGPT가 환자 역할, 학생은 의사 역할을 하는 등 학생들에게 한방을 쉽고, 재미있게 접할 수 있도록 기획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템플릿을 기준으로, 매해 새로운 것을 하나씩 추가하는 모습이다. ▲사카구치 슌지 교수(우측) ◆ 초고령사회 케어, ‘침 치료’ 대안으로 제시 8일 7회의장에선 침구치료 관련 세션이 열렸다. 좌장을 맡은 사카구치 슌지 교수는 오사카 지역 침구학교 교수로, 수족냉증에 대한 연구 발표를 여러 차례 진행했던 만큼 필자가 이번 수족냉증 임상연구를 자문한 결과 침·뜸 치료 병용과 침 치료 단독치료의 비교를 제안했다. 침구치료 세션에선 4명의 연자가 각각 발표를 진행했으며, 그중 특히 기억에 남는 내용은 침 치료를 통해 우울증이 호전된다는 발표였다. 노인 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일본에서 침구 치료를 약 8주간 시행하면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또한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에도 침 치료가 효과적이라는 발표가 있었으며, 집중치료실(ICU) 환자에게도 침 치료를 적용해 인공호흡기를 조기에 제거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전체 프로그램을 모두 들을 수는 없었으나 듣고 싶은 프로그램을 선택해 여러 회의장을 오가며 관심 있는 질환에 대한 강의를 들을 수 있었으나 15~20년 전과 비교해 규모가 점점 축소되고 있는 점은 일본 내에서 한방의 역할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안타까움을 느끼게 했다. 한의사 제도가 없는 일본에선 의대 학부 과정에서 한방 수업이 단지 졸업 전 2~4시간 정도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졸업 후 서양의학으로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한의학을 다시 공부하고 그 안에서 해답을 찾고자 했던 의사들의 발표는 인상적이었다. 이를 통해 우리나라 한의학이 앞으로 어떤 질환이나 아이템에 집중해야 할지 고민해보는 계기가 됐다. 내년 제76회 일본동양의학회 학술대회는 도야마에서 열릴 예정으로, 이날 듣고 싶은 주제와 강사를 추천해 달라는 설문지도 함께 제공됐다. 일본은 항상 1년 전 다음 학술대회의 장소와 일정을 미리 공지한다. 역시 철저한 준비성이 인상적이다. -
“‘적응증별 가치기반 약가제’로 중증질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제고”[한의신문]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서미화·소병훈·김윤·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최근 ‘혁신 신약 불평등성 해소 및 규제개선 정책 토론회’를 공동개최한 가운데 다중적응증 신약의 신속한 급여 적용을 위해 ‘적응증별 가치기반 약가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 정책 토론회는 중증·희귀질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고, 혁신 신약으로 제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신약 접근성 관련 제도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서미화 의원은 개회사를 통해 “환자가 치료 시기를 놓치면 단순히 의학적 손실을 넘어 사회적 비용 또한 막대해진다”며 “우리나라의 신약 접근성 저하의 근본적 이유는 급여등재 제도의 절차적 복잡성, 경제성 평가 중심의 평가모델, 일률적 단일 약가 구조 등 제도 전반의 경직성에 기인한 것으로, 환자의 삶에 실질적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에 대해 국가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선 △국내 혁신신약의 불평등 현황 및 혁신 신약 접근성 제고를 위한 규제 개선 과제(홍정용 삼성서울병원 종양내과) △신약 급여 확대를 위한 적응증별 가치기반 약가 정책의 필요성 및 국내 도입 방안(안정훈 이화여대 융합보건학과 교수)를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혁신 신약의 임상적 가치와 접근성 불균형의 구조적 문제를 짚은 홍정용 교수는 다중 적응증을 가진 약제의 급여 적용이 해외 대비 지연되는 점을 언급하며, 접근성 강화를 위한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홍 교수는 “기존 치료제와는 다른 작용 기전을 가진 혁신신약이 여러 적응증에서 효과를 보이며 미충족 의료수요를 해결하고, 글로벌 가이드라인에서도 높은 처방 권고 등급을 받고 있음에도, 국내에서는 급여 제도상의 한계로 환자들이 실질적인 치료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교수에 따르면 면역항암제의 경우 △키트루다(Pembrolizumab)는 34개의 적응증 허가에도 급여 적용은 7개 적응증에, △옵디보(Nivolumab)는 23개 적응증 허가에도 급여는 6개 적응증에, △티쎈트릭(Atezolizumab)은 8개 적응증 허가에도 급여는 4개만 적용돼 있다. 홍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에 비해 다중적응증 약제에 대한 급여 적용이 소극적인 상황으로, 제한된 급여 적용에 따라 실제 환자의 생존율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적응증 별 차별 없는 혁신신약의 접근성이 개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안정훈 교수는 신약 급여 확대를 위한 방안 중 적응증별 치료 효과와 사회적 가치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 ‘적응증별 가치기반 약가제(Indication-Based Pricing, IBP)’의 도입을 강조했다. 우리나라 약가제는 하나의 성분을 가진 약제의 가격을 동일하게 설정하는 ‘성분별 약가제’, 보험자와 제약회사가 신약의 효능·효과나 재정영향에 대한 불확실성을 일부 부담하는 ‘위험분담제’를 채택하고 있는 바, 다중적응증 약제에 있어 개별적응증에 대한 가치 반영이 어려운 상황으로, 이에 따라 추가 적응증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안 교수는 적응증별 가치기반 약가제인 ‘다중적응증 약가결정제(이하 IBP) 도입’을 제시, 이는 하나의 약이 여러 질환에 효과가 있을 시 각 적응증별로 다른 약가를 책정하는 방식으로, 환자 접근성, 치료제의 혁신 가치, 재정 관리 등을 고려해 결정된다. 이 가운데 대표적으로 동일한 약제라도 환자 수, 대체 치료의 유무, 비용 효과성에 따라 약가가 달라지는 ‘적응증 가중평균가(Blended Pricing)’ 제도를 소개했다. 안 교수는 “다중적응증 약가결정제가 국내에 도입되면 위험분담제 틀 안에서 시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여러 나라에서 시행 중인 이 제도가 각 적응증의 가치와 사용량을 반영한 현실적 약가 재산정은 물론 건보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환자 접근성을 함께 높일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동철 의약품정책연구소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토론에서 문지용 건국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 내과 교수는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등 만성질환에서도 혁신 신약에 대한 급여 지연에 따라 COPD 환자 중 10%는 급성 악화를 경험하고, 이중 10% 환자는 사망에 이르는 등 경제적부담으로 인해 치료제 접근성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기종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대표는 “IPB 도입을 통해 질환별 형평성 문제, 처방 왜곡 등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며,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부분인 만큼 재정 소요가 나타나더라도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민 국민건강보험공단 약제관리실 부장은 “IPB 도입에서도 적응증 확대에 따른 약가 상승과 IPB 미적용 환자에게 나타나는 역차별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외국에서의 도입 배경과 다른 약가제도와의 연계 등을 살펴보는 포괄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중규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정부도 적응증 가중평균가제의 검토 시점에 이르렀다는 점에 공감하는 바, 기존 관행의 문제인지, 제도적 한계인지 구분하여 면밀히 살펴보고 제도적으로 문제가 있다면 보건당국이 심평원, 건보공단과 함께 개선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논의하겠다”고 밝혔다. -
한약제제, 뇌신경질환 환자 재활치료시 운동성 회복 ‘큰 도움’[한의신문]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8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 국제회의실에서 ‘2024년 제2차 한약제제 세미나’를 개최, 자하거약침의 임상 활용법을 모색하는 한편 한약제제를 활용한 뇌신경질환 한약치료 활용방안을 공유했다. 이날 권승원 한방내과학회 학술이사는 인사말을 통해 “올해 한방내과학회에서는 2차례 한약제제 세미나를 진행해 한의 임상현장에서 한약제제 활성화를 도모하고자 했다”면서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한약제제 임상 활용이 늘고, 그를 통해 보다 나은 한약제제가 지속적으로 생산되는 선순환이 일어날 수 있기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자하거약침의 최신 지견과 임상 활용(이승훈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 △한약제제를 활용한 뇌신경질환 한약 치료(권승원 경희대 한의과대학 교수)를 주제로 한 강연이 진행됐다. 이승훈 교수는 발표를 통해 자하거에 대한 개념을 비롯해 동·서양 및 국내에서의 자하거 사용의 역사, 자하거 사용 약침의 종류, 자하거의 효능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 교수는 “자하거 사용 약침은 자하거 추출물-자하거 가수분해물로 크게 분류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특징을 아는 것도 임상에서 자하거약침을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서 “특히 자하거 약침의 경우 구성성분이 명확하다는 장점이 있으며, 임상연구를 통해 드러난 주요 적응증으로는 갱년기 장애, 간질환, 근골격계 통증 질환, 피부질환 및 미용(주름), 만성피로, 코로나, 면역력 강화 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인대·힘줄 만성 염증성 손상 질환에서 초음파 가이드 자하거약침을 활용, 보다 정확한 위치에 약침액을 주입하는 것이 치료결과 향상에 도움이 되며, 더불어 도침 치료시에도 자하거약침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그동안 임상에서 자하거약침을 활용하면서 얻은 다양한 노하우를 초음파 영상을 통해 시술 방법을 공유했다. 이와 함께 권승원 교수는 발표를 통해 “재활치료가 필요한 뇌신경질환 환자를 진료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운동성 향상’이다”라고 밝히며, “운동성이 저하된 상태가 지속될 경우 그로 인한 근력 및 면역력 저하가 발생하게 되며, 그 결과 다시 운동성을 추가적으로 더욱 저하시키게 되는 만큼 이 점을 한약제제를 활용해 운동성 향상을 도모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특히 권 교수는 “보중익기탕은 재활치료가 필요한 뇌신경질환 환자의 제1선택약으로, 그동안의 임상연구를 통해 보중익기탕은 △운동능력 증강 △골밀도 개선 △면역력 저하 상태에 놓인 다양한 상황의 개선(COPD 환자의 저영양상태, 폐MAC증, 항생제 내성균(VRE) 집락상태 등을 개선)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서 “모든 뇌신경질환 환자가 재활을 할 때 활용해 볼 만한 치료방안이며, 건강보험 적용이 가능한 한약제제도 있어 경제적으로도 훌륭한 약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권 교수는 뇌신경계의 대표질환인 뇌졸중과 파킨슨병 환자에 활용할 수 있는 한약제제 활용법에 대한 임상근거 기반에 대해 소개했다. 권 교수에 따르면 먼저 뇌졸중 환자의 △운동기능 저하에 ‘당귀작약산’ △뇌졸중 후 우울증에 ‘반하후박탕’·‘천왕보심단’·‘시호가용골모려탕’ △뇌졸중 후 연하장애 및 흡인폐렴 예방에 ‘반하후박탕’ △뇌졸중 후 섬망에 ‘억간산가진피반하’ △뇌졸중 후 병적웃음에 ‘황련해독탕’의 사용이 가능함을 제안했다. 또한 파킨슨병 환자에 대해서는 △각종 소화기증상 및 항파킨슨병약의 약효저하에 ‘육군자탕’ △렘수면행동이상, 각종 정신행동증상, 환각, 섬망에 ‘억간산가진파반하’ △근육강직에 따른 각종 통증에 ‘작약감초탕’ △완고한 변비에 ‘대황 함유 제제(조위승기탕, 도핵승기탕)’ 등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권승원 교수는 “파킨슨병 환자는 흔히 서동, 떨림, 강직과 같은 3대 운동증상을 보이는 것으로만 알려져 있는데, 변비와 같은 소화기증상이나 렘수면행동이상, 환각, 섬망 같은 정신증상, 각종 통증 등 운동증상 외에도 아주 다양한 비운동증상을 보이게 된다”며 “한약제제는 이러한 비운동증상에 특히 더 좋은 효과를 보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권 교수는 “한약제제를 활용하게 되면 뇌신경질환으로 인해 재활치료를 해야 하는 환자의 운동성 회복에 큰 도움을 줄 수 있고, 재활치료를 방해하는 요인이 되는 각종 증상을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따라서 한약제제를 활용함으로써 보다 나은 환자의 회복을 도울 수 있음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
“천식‧COPD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 조속히 시행해야”[한의신문]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인 이주영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7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통해 국내 천식‧COPD 환자 관리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일차의료기관 기반으로 치료될 수 있도록 천식‧COPD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조속히 시행할 것을 주문했다. 이주영 의원은 “국내 천식 유병률은 1998년 1.1%에서 2022년 3.1%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사망률 또한 2020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2.1명으로 OECD 평균 1.3명의 1.6배로 전체 3위”라며 “WHO가 주요 만성질환으로 지정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도 유병률이 2021년 기준 만 19세 이상 12.4%, 65세 이상 25.6%에 이를 만큼 대표적인 만성질환”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 의원은 “천식 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에서 천식‧COPD 환자의 흡입 약제 사용 교육 관리 확대가 중요하다는 것이 모든 의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일차의료기관에 대한 문진 상담료 수가, 흡입약제 교육상담 수가 도입 등 정책적인 지원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정부는 그동안 천식‧COPD 일차의료 만성질환관리 시범사업을 올 하반기에 실시하겠다고 계속 밝혀왔다”며 “지금도 늦은 감이 있지만 관련 학회 등 전문가 및 유관기관과의 간담회를 비롯해 의료계, 환자단체, 보건의료 전문가 등과 조속히 자리를 마련하는 등 올해 안에 시범사업이 실시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게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
초고령사회에서 한의약의 역할 확대 방안 ‘모색’[한의신문=강환웅 기자] 대한한방내과학회(회장 고창남)는 26일 코엑스 컨퍼런스룸에서 ‘고령사회에서 한방내과의 역할’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개최, 한의학에 대한 강점을 부각시키고 한방내과 진료영역을 보다 체계적·구체적으로 확대해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에서의 역할 확대 방안을 모색했다. 고창남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한의계가 여러 가지 어려움 속에서도 위기를 극복하려는 다양한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그중 초음파 사용을 비롯해 한약제제의 다양화, 한방보험약의 효과를 증진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코로나19를 벗어난 지금이 한의계의 위기라고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운을 뗐다. 특히 고 회장은 “일본에서는 노년의학이 이미 발달돼 있고, 중국에서도 오래 전부터 한방노인학 관련 서적들이 발간되고 있는 상황이며, 우리나라에서도 양의학에서 노년의학전문의가 배출되는 등 초고령사회를 대비한 여러 가지 변화와 흐름에 대처하고 있지만 한의계에서는 미흡한 실정”이라면서 “한의계도 이같은 환경에 맞춰 시대에 맞는 진단, 치료, 약제 등 다양하게 변화시켜 적용해 나가야 할 것이며, 이번 학술대회가 초고령사회에 대비하는 한의학 관련 정책이나 법안 등을 추진함에 있어 중요한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조기호 경희대 한의대 교수의 ‘한국의 초고령사회에서 한방 노년내과의 필요성과 그 역할’을 주제로 한 특별강연을 시작으로 △한의 방문진료 및 재택의료센터(방호열 동방신통부부한의원장) △증례를 중심으로 살표보는 고령자 피부질환의 진단(김규석 경희대 한의대 교수) △임상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노쇠 평가 방법과 도구(윤성준 ㈜디피아 대표이사) △전립선비대증의 임상적 접근-CPG를 중심으로(조충식 대전대 한의대 교수) △COPD환자의 한의학적 치료-약물, 추나(정희재 경희대 한의대 교수) △고령자 다약제 사용,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권승원 경희대 한의대 교수) 등이 발표됐다. 이날 조기호 교수는 강연을 통해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노쇠’라는 개념은 한의약에서는 예로부터 ‘허증’으로 보고 다양한 치료법을 활용해 대응해오고 있다”면서 “초고령사회라는 우리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눈 앞에 다가온 이때, 전통의학의 계승·발전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한의노년내과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통해 노인들에게 빈발하는 냉증, 수면장애(불면), 인지증, 기침, 식욕부진, 노쇠, 초기·만성 감기, 관절통, 요통, 배뇨곤란·잔뇨감, 빈뇨, 변비, 설사 등을 치료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한편 그동안 임상에서 봐왔던 치험례를 공유했다. 특히 조 교수는 “30년 가까이 일본과 교류해 오면서 느낀 점은 그들은 현장에서 필요로 하면 자신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는, 즉 학문의 외연성을 넓히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라며 “한국 한의학도 새로운 영역을 구축하는데 적극 나서야 할 것이며, 더욱이 초고령사회를 맞아 한방내과학을 중심으로 한의계가 합심해 나간다면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방호열 원장은 한의 방문진료 및 장기 요양재택의료센터에 대한 전체적인 현황 및 현재 운영 중인 거제시 재택의료센터에서 시행 중인 진료 형태와 노하우를 공유했다. 방 원장은 “한의계가 방문진료에 눈을 더욱 돌려야 하는 이유는 정부의 관련 정책 확대는 물론 노인인구와 거동불편자의 급격한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이에 따른 수요도 늘어날 것이 때문”이라며 “더불어 장애인주치의나 노인건강주치의, 치매주치의 등 추가적인 방문진료 사업 추진의 가능성이 높고, 인구 감소로 인한 소아청소년, 중장년층 환자들이 줄어들어 외래진료 대상자도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방문진료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김규석 교수는 “진단이 잘못되면 치료방향 수립에서부터 어긋날 수 있어,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또한 고령자의 피부에 대한 특징도 숙지한다면 진단에 많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건조한 피부 △복용 중인 약물 △영양제·건강기능식품 △음식 △피부질환 △내과질환 △정신적 문제 △신경질환 △계속 긁으면 더 가려운 피부질환 등으로 제시하는 한편 이 가운데 가려움증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내과질환으로는 만성 신장 질환, 간질환, 담도질환, 당뇨병, 갑상선 질환, 혈액암·혈액질환, 자가면역질환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고령자의 가려움증의 원인으로 피부 노화로 인한 피부 건조와 더불어 복용 약물이 많아져서 약물에 의한 가려움증이 다빈도로 발생하고 있으며, 또 내과질환·신경질환에 의한 가려움증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면서 “고령자의 피부질환 진단시에는 이같은 고령자의 특징을 두고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원인부터 찾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조충식 교수는 “전립선 증식증의 정의는 현재 명확히 확립돼 있지 않지만, 임상에서는 전립선의 비대, 폐색, 하부요로증상의 조합을 통해 진단하고 있다”면서 “더불어 고령일수록, 또 증상이 다양할수록 전립선 증식증 단독이 아닌 그 중의 하나의 문제로 인식하고 접근해야 하며, 치료목표 설정을 넓게 하고, 환자 교육을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약제제의 건강보험약의 적극적인 활용이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야간뇨: 팔미지황환(제제 또는 환제) 또는 팔미+오자연종환 고려 △빈뇨: 오림산(Ex) △절박뇨: 육미지황환(제제)+오림산(Ex) △노인 야간 하복통(기림): 보중익기탕(Ex)+오림산(Ex) △불완전배뇨증후군: 신기환+오림산(Ex) 등을 활용한다고 밝히는 한편 “전립선 질환을 바라볼 때 몸 전체를 바라보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며, 대증치료 중심보다는 원인을 파악해 치료해 나가는 것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정희재 교수는 “폐 기능이 저하되고 호흡곤란이 유발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은 WHO에 따르면 세계 4위의 사망원인이 되는 질환이며, 현재 완치약물이 없고 고령층의 유병률·사망률을 높여 향후 사회적 부담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더불어 고령화사회,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COPD의 관리 및 대응이 중요한 상황에서 한·양방 융합치료에 대한 효과를 알아보기 위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어 “약물치료적인 부분에서는 기존 양방 약물요법과 청상보하탕·형개연교탕의 병용 투여를, 또한 호흡근과 경락을 고려한 COPD 환자를 대상으로 추나요법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 중”이라면서 “연구 결과 운동성은 추나 치료가, 실제 가슴 답답함이나 호흡곤란 등의 정도는 한약 치료를 통해 유의한 개선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권승원 교수는 “다약제 복용이란 임상적으로 필요한 양 이상으로 많은 약제가 처방되고 있는 상태로, 현재는 5종류 이상일 때로 정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밝히며, 다약제 복용이 발생하는 원인을 △의료시스템 △환자 △의료인 △제약회사 등의 요인으로 분석했다. “다약제 복용은 의학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생기는 것으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한약의 활용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한약은 다성분으로 구성된 단일 약재를 특징을 지니고 있으며, 이에 10가지 증상이 있어도 한 병태(변증)에 의한 것이라면 처방은 1가지”라고 설명하며, 이에 대한 실례로 약인성 파킨슨증후군에 대한 억간산 처방을 예시로 들었다. 한편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강연과 더불어 신청자를 대상으로 1조당 6명씩으로 조를 편성해 ‘복부 초음파 핸즈온’ 세션을 운영, 내과 영역에서의 초음파 진단기기 활용 확산을 위해 일선 임상 현장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용적인 콘텐츠 위주의 실습 교육이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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