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6.28 (화)
대한한의사협회(회장 홍주의·이하 한의협)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건보공단)이 12일 건보공단 스마트워크센터(영등포남부지사)에서 2023년도 요양급여비용계약(이하 수가협상)을 위한 수가협상단 상견례 및 1차 협상을 진행한 가운데 한의협은 낮은 한의건강보험 보장률 상황 및 의과 중심 건강보험정책 등으로 인해 한의계가 지속적인 어려움에 겪고 있는 만큼 환자 중심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합리적인 수가 인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한의에서도 의료기기 활용을 통해 현 정부의 과학과 기술, 혁신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상일 건보공단 수가협상단장은 “건보공단 협상단은 가입자와 공급자 사이에서 간극을 메꿔야 하는 역할을 해야 하지만, 올해 역시 쉽지는 않아 보인다”며 “수가협상에서는 건강보험제도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하고,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수준 및 공급자의 공급인프라 유지라는 2가지 측면을 함께 생각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이진호 한의협 수가협상단장은 “어느 협상이든지 양측이 100% 만족할 수 있는 협상은 없겠지만, 합리적으로 설득력 있는 협상 과정 및 결과물이 도출될 수 있는 수가협상이 되길 기대한다”며 “더불어 이번 협상이 건강보험의 여러 정책들에 대해 발전적인 방향을 논의하고 협의할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단장은 1차 협상 후 가진 기자브리핑을 통해 “그동안 수가협상에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SGR 연구결과가 설득력 있게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부분이었기에 올해 협상에서는 이 부분이 개선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또한 의료기관에서 환산지수 인상을 통해 경영의 어려움이 어느 정도 해결돼야만 기본적인 의료 질 관리가 될 수 있고, 이는 곧 국민건강과도 직결된다는 점도 강조했다”고 운을 뗐다.
특히 “새 정부에서 강조하고 있는 과학과 기술, 혁신을 통한 성장에서도 한의는 완전히 배제돼 있다”고 강조한 이 단장은 “의료기기, 진단기기, 혈액·소변검사 및 한의사가 지금도 쓰고 있는 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 등 객관적인 수치가 나올 수 있는 여러 장치들에 대해 (제도적으로)손발을 묶어놓고 과학, 기술, 혁신을 얘기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수가 인상도 중요하지만 한의사의 손발을 묶고 있는 여러 규제를 풀어 한의가 수치화·과학화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한의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주기를 새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청할 계획”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같은날 한의협은 올해 수가협상과 관련한 자료 배포를 통해 이번 협상과 관련한 입장을 명확히 했다.
이와 관련 이진호 단장은 “한의협은 국민들이 한의의료기관을 이용하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속적으로 보장성 확대를 요구해 왔지만, 정부의 소극적인 급여 보장과 특정직역 눈치 보기식 행정으로 인해 한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수가협상을 통해 한의약이 국민에게 더 다가설 수 있도록 노력하는 동시에 한의의료기관의 운영 어려움을 개선할 수 있도록 현실화·체계화된 수가 인상을 반드시 이끌어 내겠다”고 밝혔다.
특히 이 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도 알 수 있듯이 도약과 빠른 성장은 오로지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에 의해서만 이뤄낼 수 있다”며 “그러나 한의사는 실제 임상에서 기기를 활용한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있음에도 이를 급여화하거나 비급여행위로 목록화하는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으며, 정확한 진단 및 치료 결과 확인을 위한 도구 사용을 모두 막아 놓고, 이에 대한 제도화 요구를 외면하는 정부의 정책에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반문하면서, 국민건강 도약과 성장의 출발점은 한의사의 묶인 손발을 푸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장은 이어 “윤석열 정부가 강조한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은 의과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국민건강권 보장이라는 최우선 가치를 위해 한의에서도 현대화된 의료기기를 활용하는 ‘과학과 기술, 그리고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새롭게 출범한 윤석열 정부에서는 의과 중심의 독점적인 의료환경을 변화시키고, 그동안 소외되었던 한의의료의 도약과 성장이 이뤄지길 기대하며 그 시작점은 이번 수가협상이 되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