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계청이 내년 1월부터 발효되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국제질병분류 11차 개정안(ICD-11)과 관련해 열람 및 개선사항을 안내했다.
통계청은 최근 '국제질병분류(ICD) 30년만의 개정, 새로운 변화'라는 제목으로 'ICD-11 소개 1부'를 게재했다.
WHO의 국제질병분류(ICD)는 여러 국가에서 다른 시기에 수집된 사망과 질병, 손상, 건강 상태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고, 보고 및 분석, 해석, 비교를 위한 국제표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38년 인구동태조사에서 ICD를 처음 사용하기 시작했고, 통계청은 통계법(제22조 표준분류 제1항)에 따라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1952년 이후)를 작성‧고시하고 있으며, 23개 정부부처의 72개 법령에서 준용하고 있다.
1990년 개정 이후 30년 이상 사용 중인 제10차 국제질병분류(ICD-10)는 발전된 의학정보와 보건환경을 반영하기에는 많은 한계가 있었고, 각 국가에서 수정해 적용하게 됨으로써 국가 간 데이터의 호환이 제한돼 왔다. 이에 그동안 국제적으로 호환 가능한 건강 관련 데이터를 생성하고 과학과 의학분야의 최신 지식이 반영된 정보의 생성과 전자건강기록 등의 디지털 건강정보 시스템에서 원활하게 기능을 할 수 있는 국제표준분류체계로의 발전이 요구돼 왔다.
통계청은 "WHO에서 ICD의 제11차 개정안이 승인(세계보건총회, 2019년 5월)돼 2022년부터 사용하도록 권고했으며 ICD의 이번 제11차 개정은 30년 만의 개정으로, 종이 기반의 ICD 작성 이후 처음으로 분류 작성‧ 운영 과정 전체의 전산화 및 디지털 환경에서 사용하도록 설계돼 분류의 수록 내용과 규모, 코드 적용체계, 사용자 지원 도구 등의 변화가 매우 크고 다양하다"며 "통계청은 새로운 국제분류체계의 국내 도입 전, 국내 표준분류 운영의 주무부처로서 국내 ICD-11의 이행을 위해 이용자에게 지속적으로 관련 정보를 공유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ICD-11, 무엇이 바뀌나
2007년 개발에 착수한 ICD-11은 디지털 환경에 적합하도록 전산 기반으로 작성돼 과거 종이 기반의(ICD-10)보다 접근과 활용이 쉽고,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며, 온라인 브라우저를 통해 다양한 국가의 언어로 제공된다.
또 다양한 활용 분야 간 상호호환성을 보장하기 위해 관련된 용어체계 및 다른 분류체계와 연동 가능한 구조로 개발돼 데이터의 취합이 더욱 원활해질 전망이다.
ICD-10에는 수록되지 않았던 '전통의학' 분류는 새롭게 장으로 신설됐다. 현재 사용 중인 ICD-10은 22개 장(Chapter)으로 구성된 반면, ICD-11은 26개 장과 보조적 사용을 위한 2개 장으로 구성된다. 이 중 전통의학병태가 26번째 장으로 신설되며 의학과 전통의학의 듀얼 코딩(Dual coding)도 지원된다. 이에 따라 ICD-11을 이용해 함께 코딩했을 때 현대의학의 연구방법론에 따라 전통의학의 안전성ㆍ효과성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ICD-11은 전통의학을 별도의 장으로 새롭게 편성한 배경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많은 환자가 전통의학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용자의 표준화된 자료나 정보를 찾아보기 어려움 △전통의학이 보완대체의학의 한 부분으로써 거대한 산업이 되고 있고 미래에도 증가 예상 △자료 수립 및 분석을 위해 많은 자원 투입이 필요 등을 제시했다.
‘26. 전통의학병태’ 외에 추가로 신설된 장은 ‘07. 수면 장애’, ‘17. 성 건강(Sexual health)과 관련된 병태’로 ICD-10 대비 대분류 장의 규모가 커졌으며, ICD-10의 ‘Ⅲ. 혈액 및 조혈기관의 질환과 면역메커니즘을 침범한 특정 장애’는 ‘03. 혈액 또는 조혈기관의 질환’과 ‘04. 면역체계의 질환’의 2개 장으로 구분됐다.
코드 구조도 바뀐다. ICD-10 코드는 알파벳과 숫자의 순서가 결합된 형태로 ‘A00.0-Z99.9’ 범위의 1만4400여개 코드를 포함하고 있는 반면 ICD-11의 코드는 ‘1A00.00 -ZZ9Z.ZZ’의 범위에서, 55,000개 이상의 고유 코드를 포함한다. 알파벳 ‘O’와 ‘I’는 숫자 ‘0’과 ‘1’과의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코드에 사용되지 않는다. 코드 간 조합은 ICD-10에서 최대 11자리까지 가능한 반면, ICD-11은 클러스터링 코딩 및 선조합(Precoordination)과 후조합(Postcoordination)의 코딩 적용 지침에 따라 달라진다.
수록 콘텐츠도 대폭 증가됐다. ICD-10은 주로 코드와 코드명의 수록이 대부분인 반면, ICD-11은 코드별로 부여된 URL로의 이동을 통해 코드와 코드명 외에도 해당 코드(명)에 대해 수록된 모든 콘텐츠를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