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이번 코로나19 한의약 치료 결과가 추후 국가 감염병 예방관리에 있어 한의사의 참여 확대를 위한 강력한 무기가 됐으면 합니다.”
박석규 경기도한의사회 학술부회장(전 안산시한의사회 회장)은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대한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이 같이 강조했다.
박석규 학술부회장은 서울 전화상담센터가 개소한 지난달 초부터 매주 주말마다 센터를 찾아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한 진료에 나섰다. 평일 운영으로 축소한 이달 초부터 그는 매주 진료가 없는 목요일 오전 센터에서 확진자들을 위한 전화진료에 애쓰고 있다.
그는 “처음엔 낯선 환경에서 진료를 보는 게 부담됐다”고 하면서도 “막상 해보니까 의외로 환자들의 반응도 좋고, 효과도 많이 봤다. 전체 환자의 80~90%는 호전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본 환자도 두 달 동안 폐렴을 앓았는데 병원에서 인공호흡기를 끼고 계실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고, 지금도 말만 하면 금세 숨이 차서 누워있어야 한다고 하더라”면서 “다행이도 이전 원장님이 익기보폐탕과 생맥산, 가미귀비탕을 처방해 입마름과 불면은 많이 좋아져, 오늘은 폐렴 후유증을 회복시키기 위해 청폐배독탕을 처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학술부회장은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를 계기로 한의약이 더욱 한 단계발전하기 위해서는 앞으로 한약제제 시장을 더욱 확대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의사가 현재 환자한테 쓸 수 있는 도구는 침과 첩약, 약침, 추나요법 밖에 없는 실정임에도 건강보험용 한약제제 또한 불과 56종 밖에 없어 쓸 수 있는 약이 얼마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가 환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많이 받은 이유도 이들을 치료할 한약제제가 많이 구비됐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도 한약제제를 많이 확대시켜 한의약 시장 자체를 넓혀야 된다 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학술부회장은 이번에 비대면 진료 시스템을 겪어보니 앞으로 비대면 진료 시장이 확대될 것이라 전망되는 만큼, 한의계가 만반의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전화상담 외에 화상통화도 되면 망문문(望聞問)까지가 다 된다. 물론 절진(切診)이 안 되긴 하지만 그런 경우는 많아야 5~10%라고 본다. 대소변, 식사, 성격 등을 자세히 물어보면 체질도 알 수 있고, 얼굴을 보면 웬만한 체질 병증까지 알 수 있다”며 “그런 시장이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안든 간에 커질 수밖에 없으리라 본다”고 말했다.
이어 “비대면 진료를 걱정하는 분들도 많은데 저는 오히려 양방보다 더 유리하다고 본다”며 “우선 한약은 천연 약재이고 화학구조가 안정화 돼 있어 음식으로 써도 될 정도로 순한 약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기운이 없는 사람에게 기운을 돋우고, 혈액 부족한 사람에게 혈액을 보충시키는 등 환자의 상태나 체질에 따라 한열이나 기혈, 음향 등 전체적인 경향성을 맞춰준다면 질병 치료에 있어 충분히 효과적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학술부회장은 “우리가 치료율 100%에 집착해서 대면 진료만 고집하다 보면 오히려 소탐대실이 될 수도 있다. 우리가 그걸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한약제제를 확충해 우리 무기를 많이 개발해 놔야 미래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박 학술부회장은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대해서도 “시작하기가 어려운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협회 임원진들이 큰 결단을 잘 내린 덕에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남은 과제는 학술적인 결과물을 얻어내 그걸 통해 정부와 협상을 해서 우리가 감병병 관리에 참여할 수 있어야 된다”며 “상한론만 봐도 사실 한의학은 감염병으로 인해 시작된 학문임에도 감염병 자체를 못 본다는 거 자체가 비극이었다. 앞으로 우리 업권을 확대하는데 있어 이번 전화상담센터 운영이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