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의사인 동생은 직업상 유기견을 접할 기회가 많았어요. 동생이 안락사하기 전의 유기견을 한두 마리씩 데려와 돌보던 게 계기였죠. 집에서 건강에 좋은 식사와 간식을 손수 만들어 먹이고, 샴푸를 직접 만들어서 목욕시키다보니 반려동물 시장 쪽으로 스타트업을 차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1인가구, 인구 고령화, 딩크족 등 가족구성원의 변화가 확산되면서 반려동물 산업도 덩치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한약재로 반려동물 식품을 만든 한의사의 행보가 관심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반려동물 스타트업 ‘키베이직’을 차린 오케이한의원장의 최주영 대표다. 키베이직으로 출근하면 부원장이 대신 한의원 진료를 보는 등 한의원과 키베이직 경영을 병행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리용품 시장 규모는 약 1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유로모니터의 예측대로라면 올해 내 팻케어 시장 규모는 2조원에 달할 예정이다.
지난해 설립된 키베이직은 “반려동물과 함께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오래 누릴 수 있게!”를 모토로 바르고 건강한 문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 중인 반려동물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명칭은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열쇠(key)를 기본에서 찾자는 데서 유래했다.
최 대표가 키베이직에서 만든 브랜드 ‘위그힐(Wigheal, Wishing your pet’s Good HEalth And Longevity)’은 동물에 대한 바르고 건강한 문화를 나누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순한 샴푸나 간식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의 건강 증진을 연구하기 위해 의사, 치과의사, 영양전문가와 함께 관련 제품도 연구개발 대상에 포함된다.
한약재가 포함된 제품으로는 강아지 육포, 강아지 덴탈껌, 강아지 에너지바 등이 있다. 강아지를 많이 키우는 견사나 애견카페, 전문 브리더, 반려동물 관련 공장 등에서 얻은 좋은 반응도 있지만, 최 대표가 키우는 반려견이 한약재 관련 건기식을 먹으면서 건강을 되찾았기 때문에 크게 만족스럽다고 했다.
기존의 반려동물 건강기능식 제조업체와 키베이직의 차별점은 세 가지다. “첫째, 재료를 구하고 만드는 모든 과정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직접 공장을 찾아가서 보는 과정을 하지 않으면 모르는 것들이 많이 때문인데요. 그래서 저희는 간식의 변질을 방지하는 포장지까지 선별했습니다. 둘째, 반려동물의 건강기능성 식품에 대한 법이 없어 관련 분야의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셋째, 단백질 함량을 낮추고 탄수화물 함량을 높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 헬스케어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파도’ 기업과 스마트 자가 체외진단키트로 반려동물의 건강을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키베이직의 비전은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있다. 최 대표는 “추상적인 목표인 만큼 무궁무진한 계획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국내 판매 및 홍콩, 대만의 판매처 이외에도 수출 국가를 꾸준히 늘려갈 계획이다.
한의학적으로 사고하고 사람을 치료하는 일이 큰 자산이라는 최 대표는 환자 삶을 치유해주시는 선후배들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한 자신보다 더 크고 훌륭하게 느껴진다고도 덧붙였다.
“부족한 저의 한의학적 지식으로 환자를 보면서, 제가 환자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치유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 큰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한의원 일선에서 이런 일을 하고 계시는 선후배님께 존경의 마음을 표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