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전화상담센터 참여 원장님들 진료 하고 차트를 작성할 때 올바르게 작성했는지 또는 누락된 점은 없는지 전반적으로 검토하고 있습니다. 한의맥을 다루는데 있어 어려워하시는 원장님들께도 개인적으로 도와드리고 있고, 전화 진료에 처음 오는 원장님들도 무사히 진료를 마칠 수 있도록 성심껏 지원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자원봉사 의료진으로 참여하고 있는 진준수 진료팀장(국립중앙의료원, 한방내과 레지던트 3년)은 본인 업무에 대해 이 같이 소개했다.
그는 지난 25일부터 국립중앙의료원이 아닌 가양동 대한한의사협회 대강당에 마련된 전화상담센터로 출근해 진료팀장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진 팀장은 전화상담센터 참여 계기를 두고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의료체계에도 많은 혼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계는 코로나 진료에 적극 참여하지 못해 늘 안타까웠다”며 “다행히 협회 차원에서 센터를 열게 돼 한의사로서 기꺼이 참여하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진료팀장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는 한의맥 차트가 임상 현장에서 쓰는 것과는 조금 다르다 보니 참여 원장들도 혼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지만, 다들 쉽게 적응해 아직까지 큰 어려움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면 진료를 위한 진료 매뉴얼부터 차트 프로그램까지 한의협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한 센터 준비에 참 만전을 기했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의 주된 업무가 한의 의료진들을 돕는 역할이기 때문에 직접 비대면 진료를 한 환자 수는 많지 않으나 기억에 남는 환자가 한 명 있다고 전했다. 진 팀장 스스로가 끝까지 한의학에 대한 믿음을 환자에게 심어준 덕에 다시 건강을 회복한 케이스다.
진 팀장에 따르면 그 환자는 집에서 자가격리 중인 50대 여성으로 치료 종결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그와 전화통화를 하던 당일 아침부터 갑자기 체온이 떨어지면서 오한과 호흡이 안 좋은 증상이 나타났다고 한다.
“전화로 상태를 여쭤보니 응급상태는 아니지만 심리적으로 굉장히 불안한 점을 호소하셨다. 그러면서 이 분은 우리가 처방한 익기보폐탕 때문에 혹시 그렇게 된 건 아닌지 문의하셨다. 하지만 그 약과는 무관하고, 그 약을 드셨을 때 오히려 회복될 거라 믿음을 줬다. 이날 하루 동안 세 번에 걸쳐 전화 상담을 해드렸는데 하루가 지나니까 안정적으로 회복된 케이스였다.”
또한 그는 “이번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운영을 계기로 한의사 선생님들 모두 역량으로 보나 능력으로 보나 코로나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다 갖췄음을 깨달았다”며 “다만 이원화 된 의료체계로 인해 한의사가 국가 시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다”고 평가했다.
이어 “앞으로 코로나 외에 신규 감염병이나 질환들이 생겨났을 때에는 제도적으로 조금 더 상황이 나아져 의료기관에서 한의사들도 적극적으로 감염병 진료에 참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진 팀장은 마지막으로 개인적인 목표에 대해 “당장은 군대도 가야하고, 대학원 공부도 하고 있어 현재의 삶에 충실하고 싶다”면서도 “내과를 전공하면서 이 질환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내과 질환 환자들을 많이 보며 한의학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특히 아직까지 한의학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나 한의학을 접할 기회가 적었던 환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고 싶다”며 “한의학이 결코 옛 학문이 아닌 현재도 무궁하게 발전하고 있는 의학이란 점을 많이 알려드리고 싶고, 국민건강에 이바지할 수 있는 학문이라는 점을 널리 알리는 한의사가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