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최성훈 기자] “선영택배라는 명칭이 널리 알려지긴 했지만, 아직도 나아지지 않았다는 점이 속상해요. 겉 포장지는 물론 속 포장지 이름도 못 쓰고 보낸 사례가 아직도 많습니다. 전화상담센터를 통해 받은 치료 한약이 효과가 좋다며 계속 받고 싶어 하시던 환자분이 계셨는데, 시설로 들어가게 되면서 약을 전해주지 못했어요. 그 분 몸 상태가 빨리 회복돼야 할 텐데……”
송선영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 학생팀장(대구한의대 본과 4학년)은 최근 한의계 상징적인 사건으로 떠오른 선영택배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말했다.
선영택배의 유래는 대한한의사협회의 이름으로 발송되던 우체국 택배를 자신의 이름으로 발송하던 것부터 시작됐다. 생활치료시설에 입소한 환자도 약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싶어 본인 이름으로 택배를 보낸 것이다.
지난 6일 열린 ‘코로나19 한의진료 중간성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의협 최혁용 회장은 “한약 치료에 대한 일부 양의계의 반대 때문에 그 자구책으로 선영택배 방식을 통해 약을 배송하고 있다”며 소개하면서 송 팀장의 이름이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치료에 대한 한약의 효과를 많은 환자들이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배송이 거부되고 있는 생활치료시설들이 많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대구에서 한 달 가까이 전화상담센터 자원봉사자로서 구슬땀을 흘린 송 팀장은 지난 4월 초부터는 서울로 올라와 근 한 달 째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 헌신 중이다.
더욱이 송 팀장은 이달 중순에는 한 대학병원에서 대퇴동맥을 통해 관을 넣는 뇌혈관조영술을 받고 나서도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 눈에 갑자기 유두신경종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그는 “생명에 위급한 것도 아니고 일상생활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다시 센터로 오게 됐다”며 “대신 절대로 뛰어다니지 않는다는 걸 조건으로 삼고 복귀했다”고 웃었다.
이어 “저의 이런 사연을 듣고 한의협에서도 치료비 일정액을 후원해주셨고, 광주자연그린한방병원에 계시는 최희석 원장님도 6개월 동안 치료 후원을 해주겠다고 해서 너무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며 “5월이면 개강을 하는데 그 전에 다시 병원에 입원해 몸조리를 한 뒤 학교로 복귀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전화상담센터 자원봉사를 통해 또 송 팀장은 다른 한의과대학 학생들과도 좋은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매우 뜻깊은 시간이 되고 있다고도 전했다.
그는 “봉사에 지원하는 다른 학생들 보면 애초에 다들 마음씨가 착한 사람들만 지원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지 협업하는 것에 대해 어려운 부분은 하나도 없다”면서 “각자 서로 업무분장이 돼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의 일도 함께 해주고, 함께 고민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송 팀장은 이번 센터 봉사를 계기로 자신의 앞날만 고민하던 학생에서 한의계의 미래까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대학 졸업 후 병원 수련의가 되는 꿈을 그리고 있는 송 팀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수련의 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수련의가 되고 싶다는 마음이 더욱 커졌다”며 “더욱 전문적인 지식들을 쌓아 코로나19 뿐만 아니라 다른 감염병 치료에 있어서도 환자들에게 더욱 신뢰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그때쯤이면 우리 한의학도 제도권 안으로 들어가서 한의사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으면 좋겠다”며 “지금은 양방과 한방이 다르다는 인식이 많은데, 10년 뒤에는 질병치료의 전문가로서 한의사의 치료가 당연하다는 인식이 심어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