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938개 위탁병원 중 한의원 0곳 “시범사업 실시할 것”
국가보훈부가 한의원을 보훈위탁병원 지정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히며, 한의과 부재로 지적돼온 보훈대상자의 한의진료 접근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국가보훈부(장관 권오을)가 이번 국정감사를 통해 “한의원을 보훈위탁병원 지정 대상에 포함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선 국가보훈부의 보훈대상자 예우 문제가 쟁점으로 제기됐다.
권오을 장관 “내년, 한의원을 보훈위탁병원에 위촉하도록 추진”
이날 이헌승 의원(국민의힘)이 공개한 전국 보훈병원 한의과 운영 현황에 따르면 인천보훈병원은 한의과가 아예 설치돼 있지 않고, 대구보훈병원은 한의사가 없어 운영이 중단돼 있다. 전체 보훈병원 의사 449명 중 한의사는 4명으로 1%에도 미치지 않는다.
보훈부는 그동안 ‘하루 내원환자 30명 미만’, ‘연평균 1억2000만원 적자’ 등을 이유로 한의과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전국 938개 보훈위탁병원 중 한의과를 운영하는 기관도 67개소(7%)에 불과하며, 의원급 중에서는 한의원만 위탁병원 지정에서 제외돼 왔다.
이헌승 의원은 “보훈병원은 경제성보다 국가유공자 예우가 우선돼야 한다”며 “모든 보훈병원에 한의과를 설치하고, 중앙보훈병원은 최소 3개 과목 이상이 포함된 ‘한의진료부’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한편 “보훈대상자가 인근 한의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도록 한의원도 위탁병원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오을 장관은 이에 대해 “동의한다”며 “내년부터 독립 한의원을 위탁병원으로 위촉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답했다.
권 장관은 아울러 “중앙보훈병원에 한의과를 한의진료부로 확대하는 문제는 앞서 중앙보훈병원장과도 논의한 바 있다”면서 “새 원장이 취임하게 되면 논의를 진행하고, 상황을 보고 드리겠다”고 밝혔다.
보훈부 “한의원 위탁병원 지정 ‘시범사업’ 추진할 계획”
이후 정무위 민병덕 의원(더불어민주당)이 서면질의를 통해 보훈병원 한의 의료서비스 확대에 대한 보훈부의 계획 및 구체적 이행계획에 대해 질의하자 국가보훈부는 “4개 보훈병원(중앙‧부산‧광주‧대전)에서 운영 중인 한의과는 중앙보훈병원을 제외한 지방병원에선 진료대기 없이 이용이 가능하며 향후 진료인원 추이에 따라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또 민 의원이 “국립중앙의료원처럼 중앙보훈병원의 경우 한의과를 ‘한의진료부’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문에 대해선 “향후 진료인원 추이, 진료수요에 따라 과목 추가 설치‧진료부 확대를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위탁병원 지정 대상에 한의원을 포함하도록 ‘국가보훈대상자 의료지원 규정’을 정비할 의향에 대해선 “대한한의사협회, 보훈단체, 보훈병원 등 관계자 의견을 수렴한 후 한의원 위탁의료기관 시범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면서 “구체적인 이행계획은 추후 제출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보훈대상자 생활실태조사(’24년)에 따르면 전체 83만2905명 중 35.8%가 진료비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 보훈병원 내에서도 선호 진료과인 한의진료 혜택은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6개 보훈병원 중 4곳만 한의과가 설치돼 있고, 대부분 한의사 1명만 배치돼 다양한 진료 제공이 어려운 실정이다.
보훈대상자 중 65세 이상이 76.2%, 75세 이상이 54.4%로, 고령층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근골격계 및 만성질환을 중심으로 한의진료 수요는 더욱 증가하는 추세임에도 보훈부가 2027년까지 위탁병원을 1140여 곳으로 확충하겠다고 발표한 계획에서 한의원은 제외돼 왔다.
현재 전국 보훈위탁병원 938개소 중 한의원을 운영하는 곳은 67개소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의원급 중에서는 유일하게 한의원만 지정 대상에서 배제돼 있어 개선 요구가 높아져 왔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는 지난 7월 보훈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보훈병원 한의과 의무 설치 △인력 확충 △보훈한방병원 건립 등을 건의했다.
윤성찬 회장은 “보훈대상자가 선호하는 의료서비스를 보다 낮은 부담으로 제공하고, 의·한 협진체계를 통해 향상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며 “특히 위탁병원 이용 혜택이 없는 75세 미만 유족들의 한의진료 수요를 보훈병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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