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한약 치료에 대한 근거 없는 비판 지양해야"
[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대구 ·서울 등 코로나19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서 3주 동안 참여해온 홍석민 한의사에게 참여 계기와 참여 소감, 향후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한의신문=민보영 기자] "전화상담센터에서 자주 진료를 보니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제 단골 손님이 된 느낌이에요. 보통은 처방 후 예후 관찰 차원에서 여러 번 전화를 주시는데, 그럴 때마다 제가 같은 분에 대한 진료를 보게 되니 좋더라고요. 절망적인 상황에서 위로가 돼 드려서 보람이 있죠."
지난 7일 서울 한의진료 전화상담센터에 진료를 위해 방문한 홍석민 한의사는 대구에 이어 서울 전화상담센터에도 참여하게 된 이유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한 환자와 여러 번 통화하는 과정에서 환자와 더욱 가까워지고, 환자 개별의 코로나19 관련 증상도 들을 수 있어 유익하다는 설명이다. 오는 11일, 12일까지 상담센터에 참여하면 전화진료 참여 기간이 3주 남짓 된다.
"코로나19 환자를 자주 접하니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은 걷힌 것 같아요. 중증 환자는 별로 없기도 했지만, 경증 환자들의 증상이나 회복 과정을 직접 들을 수 있었으니까요. 코로나19 초기 증상과 나아가는 과정을 쉽게 팔로업한 점도 큰 매력으로 느껴졌어요."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봉사인 만큼 한의의료에 열정이 있는 한의사들을 대구, 서울 등지에서 만나 힘을 얻었다고도 했다. 특히 박성우 강남구한의사회장의 열정을 보면서 한의학에 대한 애정이 더욱 깊어졌다.
대구 진료 참여 당시 서울 소재 김용한의원 소속이었던 홍석민 한의사는 이틀을 연이어 쉴 수 있는 원내 휴가 제도를 활용해 전화상담센터에 참여했다. 서울에서 대구까지는 자신의 차를 이용하고, 치료가 끝나면 바로 이동하는 등 타인과의 접촉을 최소화했다. 근무하던 한의원의 대표 원장도 한의계와 국가의 위기에 뛰어드는 것에 지지와 응원의 뜻을 보냈다.
홍석민 한의사는 코로나19 등 감염 관련 바이러스를 치료제로 잡는 데 회의적이다. "바이러스는 진화하고 변이도 많아요. 치료제는 현재 개발 중이지만 언제까지 기다릴 수만은 없고, 치료제가 개발되어도 변이가 일어나면 또 ‘말짱 꽝’이죠. 그보다는 사망률을 낮추거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환자만 잘 관리해도 큰 성과라고 생각해요. 감기만 해도 바이러스의 일종인데, 꼭 치료제를 투여하지 않아도 시간이 걸리면 다 나으니까요. 이렇게 감염병을 치료제로 박멸하려고 하기보다 증상을 완화한다는 차원으로 접근한다면 상황이 좀 더 개선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방역과 치료에 대한 한약 투여가 제한적인 현실에선 강한 유감을 드러냈다. "현재 보호센터 등에서 한약에 대한 양방의 배제 때문에 한약을 복용하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한약 병용 투여하면 안전성 보장이 안 된다, 폐렴을 유발할 수 있다는 등 근거 없는 주장을 펼치며 의사들은 말합니다. 환자가 한약으로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거냐고요.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오히려 효과 뛰어난 한약을 제때 못 먹어서 고통받는 환자들은 누가 책임질 거냐고요."
현재 한의원 진료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홍석민 한의사는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을 코로나19 전화진료에 좀 더 할애할 계획이다. 한의 진료 봉사의 가치를 예과 1학년 때부터 모교 의료봉사 동아리 원정회에서 느껴 와서다. 졸업 후에도 지도 한의사로 남아 시간이 될 때 봉사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봉사도 해본 사람이 더 한다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보람에 중독된다는 말도 그렇죠. 남 좋은 일을 하는 게 부정적인 맥락에서 쓰이기도 하지만, 남 좋은 일 하는 게 저를 가장 행복하게 해요."
그는 이번 상담센터 참여 역시 많은 이점이 있다고 했다. "첫째, 한약 효과를 입증할 수 있어요. 감기, 전염병에 한약이 좋다는 얘기는 들어서 알지만 실제로 감기와 감염병 전문 한의원은 많지 않죠. 보험청구 구조상의 문제를 고려하더라도 이번 기회에 그 효과를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둘째, 한의원에서도 환자분께 감사하다는 인사를 받지만, 여기는 차원이 달라요. 숨을 못 쉬었다가 한약 복용하고 숨 쉴 수 있다고 하는 등 목숨을 살려줘서 감사하다는 수준이에요. 한의학에 있는 '노희사비공(怒喜思悲恐)', 즉 분노와 기쁨, 슬픔, 두려움 등을 복합적으로 느낄 수 있는데, 이 감정이 모두 '보람'으로 수렴되는 느낌이랄까요. 이 신기한 경험에 동참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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