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건 회장, 미래 한의사들과의 소통에 나서다

기사입력 2015.03.24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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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필건 대한한의사협회장이 미래의 한의사들과의 소통에 발 벗고 나섰다.
    지난 23일 전북 익산 원광대학교 한의과대 멀티미디어실에서 열린 ‘한의사 의료기기 사용 관련 경과’ 강연에서 김필건 회장은 예비 한의사들을 대상으로 의료기기 사용 현안 및 나아가야 할 방향, 한의사로서의 사명감과 윤리 의식에 대해 역설했다.

    “X-ray보다 더 위험한 생활용품 많다”

    김 회장은 X-ray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사가 사용하면 위험하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자레인지와 같은 일반 생활용품에서도 방사선이 검출되고 있다는 것. 김 회장은 “전자레인지가 위험하다고 해서 중학생 이하 또는 70세 이상 노년층은 전자레인지를 사용 못하게 한다면 받아들일 수 있는 국민이 얼마나 있겠느냐”며 “생활용품으로써 일반 국민들도 쓰는 도구인데, 한의사들은 쓰지 말라는 것과 다름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진단의 객관성과 정확성 및 치료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도구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회장은 “안 쓰는 것과 못 쓰는 것은 분명 다른데 지금은 못 쓰게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반문명적 행위에 체념하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고 밝혔다.

    “부당한 법과 제도 국민들에게 알리려 목숨을 건 14일 간의 단식 강행”

    김 회장은 이렇게 부당한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해 단식을 강행했다며, 14일 간의 단식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밝혔다.
    김 회장은 “처음에는 최소 40일 정도를 예상하고 단식을 시작했는데 1주일 정도 지나니까 숨이 차 못 견딜 지경이었다”며 “기본적인 처치를 받기 위한 응급실행에도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해야 했다”고 회상했다. 한의사협회장이 단식에 따른 후유증으로 병원을 가는 상황인 만큼 어느 병원을 갈지도 심혈을 기울여 결정해야 했다는 것. 김 회장은 “어떤 경우든 내 몸에 양의사가 손대는 게 싫다”며 한의약적 치료를 주문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동국대 한방병원은 응급실을 지나야 입원실로 갈 수 있기 때문에 응급실에 10분간 대기했는데 그 짧은 시간 안에 “한의사 면허증으로 응급실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무엇인지 몸소 체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2700년 전에도 사람의 장기를 들여다보고 치료하는 것은 인류의 희망”

    김 회장은 이어 단식 기간 동안 읽은 사마천의 사기에서 눈이 번쩍 뜨인 구절이 있다며 학생들에게 소개했다.
    김 회장은 “사기에 보면 편작 편이 나오는데 편작은 투시력이 있어 진맥을 하지 않았고 사람의 오장육부를 꿰뚫어본 채 병의 상태를 관찰하고 치료했다”며 “기원전 6세기의 사람으로 생존 인물인지는 확인할 수 없지만, 중요한 사실은 약 2700년 전 그 당시 사람들에게도 인간의 장기를 들여다보고 치료하는 것이 희망이었다”는 것. 그런데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 덕에 그 꿈이 실현됐는데도 지금 그것을 못하게 가로막고 있다는 게 김 회장의 주장이다.
    김 회장은 “종교인에게 교리가 있다면 의료인에게는 환자를 치료해야 할 사명감이 있다”며 “한의사가 의료 전문가로서 병을 치료하는데 제한받고 핍박받는다면 순교까지는 못해도 부당한 현실에 맞서 목소리는 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하위법이 상위법 일탈한 의료법…복지부, 한의사 누락시킨 이유 끝내 함구”

    김 회장은 현재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하는데 현실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는 보건복지부 시행령에 대해 학생들에게 구체적으로 알렸다. 김 회장은 “의료법 전체를 다 뒤져봐도 이것은 양방 의료행위, 이것은 한방 의료행위라는 구체적인 행의정위가 없었다”며 “따라서 의료기기 사용은 의료법 개정 사항, 한의약법 제정 사항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의료법 37조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를 살펴보면 의료기관, 개설자 관리자에 필요한 사항은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한다고 돼 있다.
    또 37조 3항에는 한의원이 포함돼 있는데 하위법인 ‘진단용 방사선 안전관리책임자의 자격기준’에는 영상의학 전문의, 이공계 석사학위 소지자, 방사선사, 치과의사까지도 포함돼 있는데 한의사는 누락돼 있다.
    김 회장은 “왜 한의원이 누락됐는지를 물어봐도 복지부에서는 단 한 번도 설명하지 않고 있다”며 “이 때문에 법원에서 지는 판례를 남길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 토로했다.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중 저용량인 경우에는 안전관리 책임자를 갖추지 않아도 되는데 현재 한의원에서 주로 쓰는 골밀도 검사기는 10mA 이하다. 그러나 이는 처음부터 관련된 대상자에게만 적용되는 내용이지 한의사는 관련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게 법원의 해석이다.

    “병 진단에 한·양방 구분 없어…오직 객관적인 관찰만 있을 뿐”

    김 회장은 “병을 진단하는데는 한·양방 구분이 없고 다만 치료를 하는데 있어서 서양의학적 원리, 한의학적 원리 등 여러 가지로 나뉠 수 있다”며 “적어도 병을 관찰하는 행위는 객관적이어야 한다”는 말로 강연을 마쳤다.



    학생들과의 질의응답
    “한의학과 양의학을 합친 게 현대의학…한의사들이 양의사 배출한 것”

    김필건 회장의 강연에 이어,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에서는 김지호 대한한의사협회 홍보이사가 그간 협회가 앞장서 한의계가 차별받는 조항을 개선하기 위해 실무적 차원에서 추진했던 일들과 한의학도로서 가져야 할 마음가짐에 대해 설명했다.
    김지호 이사는 “양의학을 현대의학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는데 명확히 말하자면 한의학과 양의학을 합친 게 현대의학”이라며 “우리가 배우는 과목 중 해부학 조직학, 생리학 등은 양방과목이 아니라 전부 기초 생명 과학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이사는 또 “종두법의 창시자인 지석영 선생은 한의협의 전신인 전선의생회 회장을 역임한 한의사였다”며 “지금의 서울대 의대인 관립의학교 초대 교장이었던 만큼 결국 한의사들이 양의사를 배출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 이사는 “이후 일제가 민족혼 말살을 위해 한의학을 없애고, 의생으로 격하 시켜 한국의 의료 체계가 양의사 중심으로 이어져 올 수밖에 없었다”며 “양의사=의사라는 인식 자체가 일제의 잔재인 만큼 우리부터 용어를 똑바로 써 바로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의료기기 사용과 관련해 김 이사는 “단순히 의료기기 사용뿐만이 아니라 국민들이 너무 양의사 중심의 기형적 독점적 체제에서 지냈고, 훨씬 더 좋은 의료 체제가 있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려 환자의 진료 선택권을 강화하겠다는 게 목표”라며 “한의학도 현대 의학의 하나라는 사실을 알리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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