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한약제약사 한 곳 연매출 1조3천억원, 우리나라는?

기사입력 2014.11.28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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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주제를 10년 이상 장기연구→한약효과 규명→상품화로 시장 정착
    국내는 부가가치 낮은 헬스산업 연계 내지 조급한 상품화로 시장 외면
    한의학 가치 입증할 수 있도록 임상가 의견 반영한 연구개발에 집중

    한의약 연구개발(R&D) 현황 - 3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칸포우이가쿠(かんぽういがく)로 불린 일본의 전통의학은 일본이 1850년께 명치유신시기 근대 의료제도를 도입하며 전통의학 분야 의사배출이 폐쇄된 이후 전통의학분야 의사는 따로 없고 양의사들이 서양의학과 함께 일본의 전통의학을 시술하고 있다.

    그렇다 보니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는 별도의 한의약 장려 R&D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한의약 관련 연구를 독립행정법인 일본학술진흥회 및 후생노동성에서 매년 꾸준히 선정해 진행하고 있으며 비록 예산은 작지만 보험화된 제제를 활용한 RCT 연구를 통해 과학적 근거를 마련, 실제 임상에서 두루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선순환 과정이 정착돼 있다.

    개원가 의료현장서 활발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결과물에 주력

    일본학술진흥회의 경우 2003년 이후 연간 15~20건의 사업이 꾸준히 선정,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기간은 평균 2.5년, 연구비는 평균 약 5,500만원 수준이다.
    주요 연구분야는 기초 한의약, 한약의 약리기전 탐색, 주요 질환에 있어 한약의 유용성에 대한 기초의학적 검토 등을 꼽을 수 있다. 후생노동성에서도 맴년 1~5건을 선정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연구기간은 평균 2.5년, 평균 연구비는 약 5억3천여만원 규모다.

    주요 연구분야는 한의약 치료기술의 임상연구를 통한 입증과 기초연구를 통한 기전 모색 등이다. 일본의 한의약R&D 특징은 기존에 출시된 한약제제의 기초의학적 기전을 탐색하는 한편 새로운 적응증의 탐색과 의학적으로 확립된 임상연구방법론인 무작위대조시험을 시행해 그 과학적 효용성을 입증하는 의학분야에 집중돼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다수의 SCI급 논문을 발표하면서 일본 내에서 한의학은 보완대체의료가 아닌 정규의학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10년 이상 한 주제에 대해 장기연구가 권장되고 있으며 연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특정 한약의 약리와 효과를 직접적으로 검증하기 위한 주제뿐만 아니라 생리, 병리, 약리 등 기초분야의 광범위한 탐색연구들이 상호 연관효과를 가지면서 결과적으로 한약의 효과를 새롭게 발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연구가 진행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한의학의 범주를 벗어나 무리하게 상품화 또는 부가가치가 낮은 헬스관련 산업에의 응용을 통한 조급한 성과주의와 거리가 먼, 의료 그 자체 영역에서 한의학의 가치를 입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장려한 정부와 학계의 결집된 노력의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욱이 연구비용 자체는 국내 R&D사업비에 비해 유사하거나 다소 낮은 수준임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는 결과물, 즉 예를 들어 ‘대건중탕의 일련의 사업을 통한 소화기질환 환자에의 치료제로서 투여가치 입증’, ‘억간산의 일련의 연구개발사업을 통한 정신질환 환자의 진정목적에의 치료제로서의 투여가치 입증’과 같은 결과물을 도출해 낼 수 있었던 것은 타 이익집단의 개입을 배제하고 실제 임상에서 진료하는 한의약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올바로 반영되어 실제 진료의들에 대한 가치부여로 되돌아 올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日本서 개발된 대건중탕 한약제제 수술 후 장마비 의학적 효용성 입증

    일본의 대표적인 R&D 사례로 대건중탕 연구를 들 수 있다. 대건중탕은 소화기 질한에 다용되어온 전통 처방으로 이미 1950년대 일본 의학문헌에서도 장폐색 등에 대한 치험례 등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그 임상적 유용성이 잘 알려져 있었다.
    이후 증례 발표와 함께 1990년대에는 대조연구가 시행되다 2000년대 초반 게이오의대 외과학 교수였던 키타지마마사키를 주축으로 한 외과계열 연구진들이 집중적으로 기초와 임상의학적 검토를 실시하면서 본격적인 연구가 시작됐다.
    그 결과 다양한 연구를 통해 그 작용 기전과 임상적 효과가 확립됐으며 이러한 기초연구를 기반으로 임상적으로도 다양한 수술환자를 대상으로 장관운동 개선 효과에 관한 폭넓은 증례보고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도의 임상 근거인 무작위 대조시험 역시 발표도면서 의학적 근거를 공고히 다지고 있다.

    현재 대건중탕은 과거 뚜렷한 해결책이 없었던 수술 후 장 마비에 대한 의학적 효용성 측면에서 뿐 아니라 의료경제적 측면에서도 유용한 수단으로 인식됐으며 일본내에서도 150종 한약제제 중 100위권 내 처방의약품으로 자리잡았다.

    한약제제 의료용 확산에 국가의 체계적 지원이 큰 역할

    이는 한국 한의약 R&D에도 시사하는 바 크다.
    국내 한의계에서는 과거 진행된 바와 같이 선행연구나 연구자 역량에 대한 충분한 사전 준비 또는 검증 없이 무작정 막대한 규모의 예산을 동원한 연구의 결과가 어떠한 성과도 내지 못해 큰 실패를 거둔 사례가 자주 있었다.

    또 연구자 개인의 수익창출이나 낮은 단계의 상업화를 위한 일회성 연구들이 무분별하게 시행되는 과오를 범해 아무도 찾아보지 않고 그 의학적 의미도 찾아보기 어려운 연구가 아직도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다만 일본 처럼 대형 한방제약회사 없이 한의학계에서의 산학협력을 통한 새로운 의학 근거 창출이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대건중탕의 의학적 활용이 확산된데는 국가지원이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않된다.

    국내 한의약 R&D의 정상화를 위해 이같은 일본의 선례를 충분히 참조할 필요가 있다. 일본 한의약 R&D의 또다른 특징은 제약회사를 통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이다. 모 제약회사 한곳만 보더라도 연간 50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하고 있으며 그 규모 또한 연 평균 5.4%씩 증가하고 있다. 이 제약회사의 한약제제 매출만 1조3천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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