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선자(가명/72세) 씨는 잦은 중이염으로 2년 동안 3번의 수술을 했다. 1년 전부터는 왼쪽 귀가 꽉 막힌 느낌과 상대방의 소리가 울려서 들리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씨의 질환은 이관기능장애 중 하나인 이관협착증이었고, 한의치료를 2달간 주 2회씩 받은 후 증상이 호전되었다. 이씨는 “귀가 꽉 막혔던 느낌도 사라졌고, 상대방의 목소리도 잘 들린다”며 “한의치료 후에 중이염도 재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누구나 한번 즈음은 높은 산에 오르거나 비행기를 탔을 때, 귀가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을 겪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증상이 사라지지 않고 1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쉬이 사라졌다가도 반복해서 나타난다면 ‘이관기능장애’를 의심해 봐야 한다.
이관(유스타키오관)은 비인강과 중이강을 연결해 주는 통로로, 중이강 내의 기압을 조절하는 역할을 하며, 평상시에는 닫혀 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하면 조금씩 열리면서 중이강을 환기시켜 준다.
이씨의 증상처럼 귀가 먹먹하고 답답한 느낌을 ‘귀충만감’이라고 하는데, 대개 높은 산을 오를 때나 비행기를 탈 때 등 주변의 기압 변화가 클 때 나타나는 증상이며, 물을 마시거나 하품을 하면 대부분 사라진다. 하지만 기압 변화와 상관없이 귀가 꽉 차고 막힌 느낌이 1주일 이상 지속되면 이관기능장애를 의심할 수 있다.
이관기능장애는 공인된 진단기준은 없지만 증상에 대한 자세한 문진과 함께 이경검사, 청력검사, 이관기능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다. 한국질병통계 자료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높고, 30대 성인에게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성인 유병률이 0.9%로 알려져 있다.
이관기능장애는 평상시 닫혀 있어야 하는 이관이 항상 개방되어 증상이 발생하는 ‘이관개방증’과 필요에 따라 열리면서 중이강의 압력을 조절해야 하는 이관이 항상 닫혀 있어 증상이 발생하는 ‘이관협착증’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관개방증과 이관협착증은 원인은 다르지만 증상은 유사한 것이 특징이다.
이관기능장애의 증상은 이명, 난청, 중이염, 어지럼증 등 다양한 귀 질환에서도 나타나며, 특히 반복되는 삼출성 중이염 환자의 경우 이관협착증이 주요 원인이다.
한의학에서는 이관기능장애의 원인으로 심화, 신수부족, 비위허약, 담화 등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스트레스, 과로, 만성적인 상기도 감염 등으로 인한 조절 기능의 저하로 해석한다. 이중청(노인성 난청), 이명, 이롱(귀가 먹어 들리지 않음) 등에서 이관기능장애와 유사한 증상들을 찾을 수 있다.
한의의료기관에서는 이관기능장애를 치료하기 위해 이관이 위치한 귀 주위의 혈자리와 귀 주변 경락의 흐름을 조절하는 혈자리에 침을 놓거나 이관의 개폐 기능에 도움을 주는 만형자/연교/석창포/조각자 등을 처방한다.
특히 한의치료는 이관의 개폐 기능을 회복시켜 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관기능장애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만성 재발성 삼출성 중이염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또한 이명, 난청 등에서 발생하는 귀 답답함이나 자기 목소리가 울려 들리는 자성강청 그리고 외부의 큰소리가 통증으로 느껴지는 청각과민 증상 등도 호전시킬 수 있다.
이와 관련 이규진 교수(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이비인후과)는 “이관기능장애는 중이염과 같이 중이에 질병을 발생시키는 주요한 원인”이라며 “한의치료를 통해 중이염의 재발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이명/난청 환자들에게 있는 귀가 꽉 차고, 막힌 느낌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어 “△중이염이 자주 발생하고, 치료를 해도 잘 낫지 않는 경우 △귀가 꽉 막힌 느낌이 자주 나타나는 경우 △자신의 목소리가 크게 들리는 경우 △상대방의 목소리가 동굴 속에 있는 것처럼 울려서 들리는 경우 등에는 이관기능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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