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의원 수의 강명길, 그가 꿈꾼 무병장수 세상은?

기사입력 2014.10.01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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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중신편은 방약합편으로 계승돼 지금까지 살아 있다



    제중신편을 편술한 강명길 선생.
    그의 업적과 저서인 제중신편은 그 가치에 비해 대중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런데 27일 그가 재조명됐다.

    경기도한의사회(회장 정경진)가 라비돌리조트 신텍스 마로니에룸에서 개최한 ‘제1회 역대의가 재조명 세미나’에서 주제발표한 한국한의학연구원 안상우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내의원 수의 강명길(1735~1801) 선생은 자가 군석이고 호가 통현이며 승평 강씨다.

    많은 의관을 배출한 전형적인 중인의관 가계 출신인 강명길 선생은 혜민서 주부를 지낸 강덕령의 아들로 태어나 나이 32세(영조 44)에 식년시 의과에 합격했으며 1년 뒤 내의원에 들어가 당시 세손이었던 정조와 깊은 인연을 맺게 된다.

    정조의 총애를 받은 강명길 선생은 정조의 왕명을 받아 동의보감을 기반으로 철저하게 임상에서 겪어보고 경험한 내용을 담아 수민묘전을 전범으로한 제중신편을 1799년에 완성했다.

    그 공로를 인정받아 품계가 ‘숭록대부’에 이르고 정조가 죽을 때까지 내의원 수의로 활동 했지만 정조가 사망하자 그 책임을 지고 순조 1년 유배형에 처해졌고 고문 후유증으로 인해 유배처로 가기 전 사망하고 말았다.

    제중신편의 서문에는 ‘자연의 가장 큰 가치는 만물이 생명을 만들어 내는 것이며 이미 생명을 얻은 것을 잘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인간사회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이다’며 당시 의료정책의 방향이 복지를 강화하는데 있음을 알 수 있다.

    제중신편에 새로 증보된 양로(養老)·약성가(藥性歌) 등은 ‘동의보감’에 없는 것인데 현재까지 알려진 조선 최초의 약성가 386수는 중요한 약물(藥物)의 효용을 사언사구로 엮었으며 이는 후대 의종손익, 방약합편, 주촌신방, 약산호고종방촬요, 석곡약성가 등에 영향을 미쳤다.

    또 한국 약선 식치의 발전 계보를 보면 의방유취에서 식치개념을 설립한 이후 식료찬요, 의림촬요, 동의보감 식약질병, 제중신편의 22종 양노방을 꼽을 수 있다.

    양노방에서는 궁중식치비방을 공개하고 있는데 해수, 소화장애, 소갈 등 만성병에 적용하고 육고기 보다 채소와 과일 등 식물성 원료를 이용하고 있으며 동일한 증상에 재료를 달리한 다양한 식처방을 보여준다.

    제중신편 이외에 강명길 선생의 저술들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 안상우 책임연구원은 “조선의 르네상스를 이끈 정조와 강명길의 의기투합한 정신을 통해 한의학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하고 이끌어 나갔으면 한다”며 “의원의 신분상 구체적 문헌자료나 증거를 확보하기 어려운점이 있지만 전통의약설화로 전해지는 명의들의 이야기를 수집해 의학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패널발표에 나선 경기도한의사회 윤성찬 부회장은 “정조대왕도 당시 의서들 가운데 역사상 최고의 의서로 ‘동의보감’을 인정했으나 그 내용이 방대하고 어려워 누구나 쉽게 보고 이해할 수 있는 의서를 실학적 바탕위에 편찬해야 할 필요성을 느껴 제중신편을 간행하도록 했으며 ‘芟繁補漏’가 그 편집방향이었다”고 강조하며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율전동 밤밭마을 야산에 위치한 강명길 선생의 묘역을 향토 유적으로 지정해 다양한 컨텐츠를 발굴해 나갈 것을 기대했다.

    이날 참석한 한국한의과대학학장협의회 김남일 회장은 “당시 많이 활용됐던 제중신편의 중요성이 떨어지게 된 것은 방약합편 때문인데 불행하게도 대부분 제중신편이 지금까지 이어지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여러 가지를 고려해 볼 때 제중신편이 방약합편으로 이어져 계승돼 지금까지 살아 있다고 생각하며 또 그렇게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세미나에 앞서 정경진 회장은 “역대 의가들의 학문적 업적을 재조명해보고 한의사뿐 아니라 국민과 함께 할 수 있는 의사상을 만들어 보고자 한 것”이라며 “경기도에 있는 수많은 의가를 발굴하고 찾아내 우리 후학들이 귀감으로 삼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경기도한의사회는 세미나 다음날인 28일 강명길 선생의 묘소를 찾아 참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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