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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동 전 상지한의대교수, 한의계 발전방안 제언 -
영상진단기기·생체현상계측기기의 미래 전망은?[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보건산업진흥원이 발간한 보건산업정책연구 PERSPECTIVE 창간호 ‘진단용 의료기기산업의 경쟁력과 미래 전망’ 분석 보고서 중 영상진단기기와 생체현상계측기기 산업의 특성과 미래 전망을 짚어본다. 미래 의료환경은 기술적으로는 디지털 헬스케어로의 이동과 데이터의 통합이 핵심 요소이고, 방향성은 환자 중심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의사, 장비, 환자, 정보가 물리적으로 병원에 제한돼 배치되지 않으며, 접근성 측면에서 원격의료가 활성화되고, 진료기록, 영상, 라이프 로그데이터까지 효율적인 데이터의 통합과 활용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영상진단 분야에서는 새로운 기술인 인공지능, 데이터 사이언스, Radiomics 기술이 핵심 축을 형성하며 새로운 영상 바이오마커의 발굴 등에도 활발히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영상진단기기 전통적인 영상진단의료기기는 X-ray, CT, MRI, 초음파, 그리고 PET 등을 포함한 핵의학 영상기기가 있는데, 최근에는 빠른 영상 획득과 처리로 효율적인 서비스와 경제성의 향상을 위한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X-ray, CT 등 방사선을 이용하는 경우,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위해를 최소화하면서 진단적 영상질을 유지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 요오드나 가돌리니움 성분의 조영제 위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조영제 투여량을 줄이거나 사용하지 않고도 조영 증강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기술 역시 개발되는 추세다. 최근 몇 년간 잠재력이 커 급격한 발전이 예상되는 영상진단기술은 인공지능, 빅데이터를 필두로 한 디지털헬스 기술이다. 이러한 기술의 발전은 모바일기기, 로봇기술 등과 결합해 의사와 환자 관계, 진단과 치료의 구분, 병원 및 진료전달체계에 큰 패러다임의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영상진단에서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 방향은 △영상진단 및 임상적 결정의 정확성 향상 △영상질 및 진단의 효율성 개선 △인간의 인지를 넘어선 진단능력 향상으로 나눌 수 있다. 영상진단의 정확성 향상에 대한 인공지능 연구와 제품개발이 봇물을 이루고 있으며 비교적 간단한 X-ray 영상 진단부터 CT, MRI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 기술개발 대상 질환의 폭도 넓어지고 있다. 개발 초기에는 주로 암 진단에 초점을 맞췄으나 점차 감염병, 뇌, 심장질환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COVID-19에 대해서도 인공지능 영상진단 기술이 개발되고 있어 환자의 조기 선별에 이용하거나 심각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인공지능 기술은 영상 질 개선에도 적용된다. CT의 방사선 피폭을 줄이면서도 영상질을 진단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반복적 영상복원(iterative reconstruction)기술이 사용됐으나 최근에는 인공지능을 사용해 한층 효율적인 영상잡음 제거가 가능하게 됐고 이는 GE, Canon 등 상용 CT 제품에 이미 적용되고 있다. MRI에서는 상대적으로 긴 촬영시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속영상기법이 개발되고 있었고 이 분야에서도 인공지능이 우수한 성능으로 기존 기술을 대체하는 추세다. 다만 의학적 가치의 실현과 안전성에 대한 균형 잡힌 논의가 필요하다. 의료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높은 의료수준의 요구, 양질의 의료데이터 구축의 어려움, 비판적이고 철저한 임상 검증 등의 한계 요소를 긍정적으로 잘 활용하면 보다 실용적이고 효과적인 기술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된다. 또 미래의 의료 환경을 예측해 5G 환경에서 라이프로그 데이터, 원격진료, 인터넷 병원 등에 적용될 신기술을 개발, 적용, 검증하는 고수준의 연구 개발을 지향해야 한다. ◇생체현상계측기기 생체현상계측기기에 포함되는 기기로는 청진기, 생체활력징후 측정기기, 내장기능 검사용기기, 호흡기능 검사용기기, 검안과 청력검사용 기기, 지각 및 신체진단용 기구 등이 있으며 스마트화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생체현상계측데이터와 다양한 환자정보가 복합적으로 융합 활용돼 인공지능 기반의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로 발전하는 추세다. 실제 생체데이터 기반 독립형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시장 규모는 지난 2018년 3억8050만달러(4560억원)에서 2019년 5억1740만달러(6204억)로 연평균 46.7%의 성장을 하고 있어 2023년에는 24억4789 만달러(2조9748억원)로 성장이 기대된다. 무엇보다 코로나로 인한 비대면 진료의 활성화로 생체현상 계측기기의 필요성이 더욱 증대되고 있다. 생체활력징후인 혈압, 맥박, 체온, 호흡수 측정과 센서 기반의 산소포화도, 심전도, 등의 측정은 웨어러블 기기로 실시간 모니터링되고 모인 데이터를 통해 인공지능 분석 알고리즘의 개발로 위험 발생을 사전에 알리는 기능과 이러한 환자정보를 기존 EMR과 연동하는 체계로 발전하고 있다. 실시간 이동 심전도 모니터링으로 정보가 의료진에게 전송되고 검토돼 적절한 진단과 조치가 이루어지는 서비스로 발전하는 셈이다. 센서기술의 발달로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해 생체활력징후와 수면패턴 등 생활습관까지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는 기술은 스마트워치 형태나 환자침상에서 환자의 생체현상계측 분야의 최신 기술개발 및 활용사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호흡기질환의 진단과 상태측정 및 치료효과를 보기 위한 폐활량 측정 등의 기능 검사는 필수적이다. 최근 고령화와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으로 호흡기능검사의 필요성은 더욱 증대됐고 생활거주 공간에서의 실시간 측정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측정된 호흡기능검사 결과가 모바일 기구와 연동돼 플랫폼에 저장돼 환자의 상태를 관리하고 EMR과 연동돼 정밀 치료에 활용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이에 환자의 호흡기능검사 결과를 미세먼지측정 등 환경정보와 환자의 다른 신체정보와 연계해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AI기반으로 악화를 예측하는 시스템들이 개발되고 있다. 청진기의 경우, 디지털 청진기로 발전해 원격지에서 의사가 환자의 청진음을 들을 수 있게 됐고, 디지털화로 관상동맥질환 등 더욱 정밀한 부분까지 청진이 가능하며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진단력을 확대할 수 있게 됐다. AUM Cardiovascular의 AUM은 심장 청진 소리의 변화를 통해 동맥 질환의 징후를 진단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향후 디지털 청진기는 초음파 등 영상기기와 융합돼 더욱 빠르고 정확한 진단 보조 장치로 활용될 것이다. 이외에도 뇌파를 분석해 뇌전증 발작을 예측하거나 기억장애형 경도 인지장애를 진단하는 AI 기반 진단이 시도되고 있다. 다만 최근의 생체현상 계측기들은 정보통신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의료기기에 복합돼 있어 빠르게 변하는 기술을 기기에 반영하려면 계속 인허가가 요구된다. 또 각 의료기관의 정보통신·소프트웨어 기술이 표준화 돼 있지 않은 것도 문제로 지목되는 만큼 인허가상의 절차를 개선하고 빠른 국제표준화 제시와 반영이 필요하다. 또 의료기기의 사용에 대한 보상은 보험체계 내에서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새로운 의료기기의 사용이 쉽지 않다. 임상적 근거를 축적하고 의료현장에 빠른 도입이 가능하도록 혁신의료기술 평가제도가 효율성을 확대해 첨단의료기술이 조기에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이 필요하다. -
의료계 동북공정, ‘한약과 천연물’성주원 원장 (울산 경희솔한의원·경희대 외래교수) SBS-TV에서 ‘조선구마사’가 방영 2회만에 조기 종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2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80% 이상 사전 제작된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이었겠지만 SBS의 선택은 단호하고 신속했다. 그만큼 여론이 심상치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역사에 허구의 이야기를 집어넣는 역사 소재 드라마는 언제나 재미와 역사 왜곡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구마사에 조선 태종(이방원)과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실존 인물을 굳이 꺼내들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해를 품은 달처럼 가상의 인물로 꾸려갈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논란이 될 법한 역사적 인물을 사용했다. 그것도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충녕대군)을 소재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실존 인물을 비틀었다는 논란만으로 조기 종영된 것은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의 견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소수민족 분쟁의 단초를 제거하고 조선족의 이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문화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고대사는 물론 북한을 침탈하기 위한 거대한 포석이라는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과 경계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북공정은 2007년에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는 2021년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2021년 1월 초 대한민국을 알리는 민간사회 기여 단체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에 의해 동북공정의 근황이 공개되었는데, 2007년 이후에도 중국은 전세계에 꾸준히 로비를 해왔다고 한다. 전세계의 교과서 출판사에서 나오는 세계사 교과서나 사전에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역사라는 식으로 기술되거나, 한반도가 청나라의 영토로 표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6.25전쟁의 발발원인이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동북공정 같은 고대사 이외에도 근현대사 등 다른 시대의 역사까지도 왜곡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역사왜곡 프로젝트는 이제 소수민족 분쟁요소의 제거라는 내부적·방어적 성격에서 중국의 타국 간섭을 위한 확장주의적·팽창주의적 성격도 띄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한복 왜곡 논란이나 김치를 중국의 음식이라고 주장하며 역사 뿐 아니라 문화적 왜곡에까지 나서는 등 왜곡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동북공정 같은 왜곡이 의료계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에서는 북한의 고려의학에서 사용하는 고려약을 한약으로 소개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천연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실상을 왜곡한다. 대한민국 통일부 공식 블로그에서도 고려의학은 북한의 한의학으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고려약 또한 한약으로 번역되는 것이 당연하다. 북측에서 발행하는 자료에는 천연물이라는 언급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려약을 천연물로 바꾸어 언급하는 것은, 한의학을 부정하면서도 내심 한의학적 자원을 활용하려는 이기적인 생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의료계의 한약 왜곡은 통일 이후 의료체계 개편 및 의료일원화와도 맞닿아 있다. 북한에서는 한국과 같은 의료이원화 체계이지만 상호간의 의료행위가 자유롭다. 애초에 고려의학 자체가 서양의학과 병행, 발전시킨 한의학이며, 의학대학에 고려의학부를 설치하여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학적 진료, 처치뿐만 아니라 서양의학적인 진단, 처방도 가능하다. 따라서 서울대 및 일부 양방 세력의 한약 왜곡은 의료일원화 및 남북의료통합에서 한의사를 의도적으로 배제시키고 한약 및 한의사의 권한을 흡수하려는 고도의 술책에서 비롯된 행위로 보인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영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와 비슷하게 보이는데, 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철저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본 글은 저자의 견해이며, 한의신문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
한의학회 위상 강화 위해 논문투고 등 제규정 개정대한한의학회(회장 최도영·이하 한의학회)가 한의학회 위상을 높이기 위해 논문투고규정 등 제규정을 개정했다. 또한 학회 활성화를 위해 회원학회에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고,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 주제는 ‘치료의학 한의학,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선정했다. 한의학회는 지난 12일 대한한의사협회 중회의실에서 제6회 이사회를 열고 △논문투고규정 등 제규정 개정 △한의학회 API 개발 및 연동 △한의보험 전문가 역량강화 워크숍(한의 상대가치 워크숍) 개최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 개최 △회원학회 학술활동 지원 등의 안건을 논의했다. 최도영 회장은 인사말에서 “신록의 계절이 절반도 넘지 않았는데 낮 시간에는 벌써 한여름 날씨다. 어려운 시기에도 학회의 발전과 앞으로의 계획을 위해 이사회에 참석해주신 임원 분들께 다시 한 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작년에 해 왔던 다양한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 이사회 안건도 심도 있게 논의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논문투고규정 등 제규정 개정은 한의학회지의 SCOPUS 등재를 위해 기존의 논문투고 및 게재논문 편집·심사 규정, 연구윤리 등의 규정 개정으로 한의학회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추진됐다. 논문투고 규정의 경우 게재비용, 한의학회 온라인논문투고시스템 이용, 글씨체, 전체 분량 등을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으며 논문투고 규정에 있던 표절방지 조항은 편집·심사 규정으로 이동했다. 또 연구윤리 개정안에는 연구 과정에서 위·변조, 표절 등 연구부정행위를 금지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API 개발은 학술대회 시 학회 API를 온라인 플랫폼에 연동해 등록 회원의 연회비 납부여부를 확인하고 등록비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회원가입 시 대한한의사협회 API 연동으로 면허번호 및 개인정보를 확인하는 방식이다. 또한 한의진료의 건강보험 진입을 위해 한의계의 대응전략을 수립하는 ‘한의 상대가치 워크숍’은 오는 22일 대한한의사협회 5층 대강당에서 온·오프라인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치료의학 한의학,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주제로 개최되는 2021 전국한의학학술대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장기화를 고려해 수도권역은 오는 11월 7일 서울 코엑스 3층 오디토리움에서 오프라인으로, 지방권역은 8월 말에서 9월 중순께 온라인 플랫폼에서 통합 개최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오프라인으로 개최하는 학술대회에 사전·현장 등록할 경우 각각의 비용인 8만원, 10만원에서 2만원 정도를 할인해 혜택을 제공하는 방안이 논의됐다. 회원학회 학술활동 지원의 건은 제8회 정기총회 의결에 따라 기초분야 회원학회나 규모가 적은 회원학회도 원활한 학회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국한의학학술대회를 주관하지 않는 34개 회원학회에 연간 5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한편 회의에서는 △제8회 정기총회 회의결과 △보건복지부 정관개정 허가 △직원 인사 △대한한의학회지 발간 현황 △학회 홈페이지 관리 및 유지보수 현황 △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학술지원사업 신청 △2021 회원학회 온라인 학술대회 수요조사 △2021 한의학회 모범생 표창장 수여식 개최 △제34회 ICMART 세계의료 침술대회 한국세션 개최 △2021 회계연도 연구용역사업 한국표준 한의과 의료행위분류체계 최신화 및 전산화 사업 △한의학용어집 개정 작업 △2021 회계연도 사업예산 및 추진일정 현황 △위원 추천 현황 △각 위원회 활동 등이 보고됐다. -
- 한양방협진 통합암치료 파인힐 병원 참관 후기 -암 치료에서 한의학의 역할은 무엇일까. 부산대학교 한의학전문대학원의 ‘한양방협진방법론’ 수업에서 협진의 현황과 발전 방향을 공부하던 중, 통합암치료를 시행하고 있는 파인힐병원에서 진료 참관 및 의료진 인터뷰 기회가 성사되었다. 한방과 양방을 결합한 암 치료의 실제를 하루 종일 가까이서 경험한 후 인상 깊었던 부분 몇 가지를 전달드리고자 한다. 협력(cooperation)을 뛰어넘은 진정한 협업(collaboration)을 향해 한양방협진을 표방하는 의료기관은 많아지고 있지만, 명확한 가이드라인의 미비, 한의사와 의사 간의 좁혀지지 않는 간극으로 인해 질적 발전이 어려운 상황이라 알고 있다. 하지만 파인힐병원에서는 구성원 간의 활발한 의사소통과 긴밀한 관계를 바탕으로 한 협진 체계가 돋보였다. 우선 암 환자의 초진부터 한방 진료원장과 양방 진료원장이 함께 의료기록을 검토하고, 병력을 청취하며, 앞으로의 진료 계획을 수립했다. 입원환자 회진 시에도 두 진료원장이 함께 참여해 의견을 나누며 환자가 필요로 하는 치료를 적재 적시에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의료부(한방, 양방), 간호부, 물리치료부, 영양부와 상담부 대표가 모여 ‘다학제적 접근 회의’를 매주 연다는 점이었다. 환자에 대한 각 부서의 의견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한·양방 양측에서 시행하는 진료를 서로 이해하며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항암 화학요법 부작용으로 염증성 설사가 심한 암 환자가 있었는데 지사하는 양약을 투여한 후 변비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이때 사하하는 양약을 투여하면 환자의 몸에 무리가 있을 것이라 예상한 장성환 한방 진료원장은 조중이기탕을 처방했다. 이것을 통해 환자의 무기력해진 장 운동성, 소화력과 전반적 컨디션이 회복될 수 있었다고 했다. 양방 진료원장들과 수간호사는 인터뷰를 통해 예전에는 한의학에 대해 잘 몰랐고 편견이 있었다고 솔직하게 애기해줬다. 그런데 여러 방면의 한의학 치료를 통해서 암 환자들이 호전되는 모습을 실제로 보고 한방치료의 유효성에 대한 신뢰가 생겼다고 했다. 진정한 의미의 협업을 위해서는 치료 능력을 바탕으로 상호신뢰를 쌓아나가는 과정이 필수적이라는 점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현대의학적 지식으로 소통하되, 한의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활용해야 협진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임상 현장에 대하여, 양방측에서 협진을 원치 않기 때문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실제로 그런 기관도 많겠지만, 최소한 파인힐병원의 양방 진료원장들은 한의학 치료가 필요할 때가 있고, 실제로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함께 협력하여 환자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고자 하는 한양방의 마음은 같지만, 환자를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서 서로 이해하기가 어렵다. 양측의 상호 노력이 동등하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라면 적어도 한의사가 먼저 준비가 되어 있으면 어떨까. 한의사가 먼저 양방치료의 효능과 한계를 파악하고, 한방치료의 장점을 어필할 준비가 되어있다면, 보다 수월한 협진이 가능할 것이다. 협진을 함께하는 양방 진료부와 협진의 대상이 되는 환자들은 아무래도 현대의학적 관점에 더 익숙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양방협진을 위해서 우리는 현대의학적 지식에 더욱더 익숙해야 한다. 자주 보는 질환의 서양의학적 치료 루틴, 빈용되는 양약의 기본적인 정보 및 부작용 등을 꼼꼼하게 알고 있어야, 환자의 문의와 증상 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풍부한 한의학적 지식을 기반으로 환자에 대해 정확한 변증을 하고, 올바른 처방을 하되, 환자의 상태에 따라 필요하면 약을 변경하는 것까지 능숙하게 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통해 협진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적합한 치료를 해낼 수 있다면 한양방 상호간 신뢰가 한층 더 깊어지리라 생각한다. 암 환자들은 한방치료에 대해 많은 의문을 가진다. ‘양방에서는 한약은 무조건 먹으면 안 된다고 했는데, 한약을 먹어도 되는 건가요?’, ‘암에 걸렸다고 하니 주변에서 약초 달인 물을 주셨는데, 이것도 같이 먹어도 되나요?’ 등이다. 이에 한방 진료원장은 항암치료에서 한약의 효능을 확인한 근거 높은 임상 연구 및 증례 보고를 소개하면서, 한약을 무조건 먹으면 안 된다는 환자의 편견을 없애줬다. 또한, 알려진 한약 부작용은 대부분 민간에서 안전성 및 품질이 확인되지 않은 약재를 임의로 먹은 결과이기 때문에, 한의사의 처방 하에 지어진 한약을 복용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확인시켜줬다. 이처럼 항암치료의 기전과 한계, 그리고 한의학적 치료 방법 및 근거를 환자에게 끊임없이 제시하는 모습에 처음에는 이러한 설명이 환자가 이해하기에 과하지 않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내가 죽는 것은 무섭지 않지만, 죽더라도 왜 죽는지 알고 죽고 싶다. 누구도 자세히 설명해 주지 않아서 답답했다”라는 환자의 말을 통해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환자들은 그 누구보다 본인의 질병과 치료에 대해 궁금해했고, 본인이 납득이 된다면 양방이든 한방이든 가리지 않고 치료받을 준비가 되어있었다. 한의학과 양의학이 서로를 인정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환자에게도 이를 공유하여 모두가 발전할 수 있는 진료를 하는 것이 완전한 한양방협진의 모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암 치료에서 한의학의 역할과 가능성 현대에 많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암 정복은 여전한 인류 공통의 과제이다. 사실 한의학을 사랑하는 필자로서도 암 환자의 한의학 치료를 생각했을 때 치료의 개념인 curative treatment보다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완화하는 palliative treatment의 개념을 먼저 생각했었다. 양방과 마찬가지로 한방도 암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힘들다면, 과연 한의사는 어떤 도움을 줄 것인가 하는 궁금증이 있었다. 장성환 한방 진료원장은 항암 중 마른기침, 설사, 수족저림 등을 호소하였으나 양약으로는 해결이 불가했고, 한약으로 비로소 호전된 여러 가지 사례를 소개해줬다. 이처럼 파인힐병원의 통합암치료는 환자가 수술, 방사선 등의 표준 항암치료를 잘 견뎌낼 수 있게 건강 상태를 북돋아서 표준치료의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암 환자들은 항암치료를 통해 희망을 찾지만, 한편으로는 부작용이라는 그늘 아래에서 많은 고통을 겪고 있는데, 통합암치료가 이에 대응하는 암 재활치료로서 환자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항암치료의 부작용 감소 및 환자의 수면, 소화, 정신적 증상 개선을 위한 한방치료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하였다. 뿐만 아니라, 표치(標治)가 아닌 본치(本治)를 통해 한약이 면역계를 정상화하고 종양이 자라나는 미세환경 자체를 개선시키는 암의 본질적인 치료에도 한 발짝씩 다가가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치료의학에 대한 사명감, 후진 양성 COVID-19가 우리 삶의 여러 가지를 방해하는 시기에, 가장 조심스러운 일 중의 하나인 외부인의 병원 방문을 허락한 마음이 무엇일까 고민해보았다. 먼저 통합암치료라는 분야를 후배 한의사에게 소개하고, 그 뜻과 학문을 이어갔으면 하는 사명감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한의학의 치료적 효과에 견고한 확신과 자부심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막연한 추측을 해본다. 모든 학문은 그것을 익히고 향유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살아서 발전한다. 특히 수 천 년의 시간 동안 여러 국가와 사람들을 거쳐서 발전해온 한의학은, 아직은 후배의 입장인 우리 세대에도 그 치료적 역할을 다하며 발전할 것이고, 또 그 이후의 세대에도 끝없이 발전해 나갈 것이다. 후배들이 한의학이 치료의학으로써 자부심을 느끼고 그 맥을 이어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조금이나마 헤아려보고 선배 한의사가 되었을 때 그 태도를 기억해야겠다고 다짐하였다. 이번 방문으로 깨달은 것은 암 환자에 대한 한양방협진에서 한의학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분명 존재한다는 것이다. 한의학의 가능성은 생각보다 크게 열려있다. 우리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환자들에게 힘이 되려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 고민하게 되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다. 참관을 허락해준 장성환 원장과 파인힐 병원 관계자분들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식약처, 코로나19 백신 개발 업체 간담회 개최 -
論으로 풀어보는 한국 한의학 (205)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秦泰俊 先生(1925∼2015)은 제주도 출신으로 제주시에서 진한의원을 개원한 후 40여년간 극빈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를 실천했으며, 東燕장학회라는 이름의 장학회를 설립해 사회에 기여했다. 진태준 선생은 국제적 학술활동에도 매우 적극적이었다. 침구학술대회, 국제동양의학학술대회, 일본동양의학회 등 수많은 학술대회에서 적극적으로 학술 발표를 통해 한의학의 세계화에 힘썼다. 1973년 9월 서울에서 열렸던 제3차 세계침구학술대회에서 그는 「地黃劑服用時 三白作用에 對한 臨床的 硏究」라는 제목의 논문을 발표한다. 이 때 나온 논문집에는 초록만 기록되어 있고, 같은 해 간행된 『醫林』 제100호에 전체 논문이 수록돼 있다. 이 논문에서 地黃劑란 生地黃, 乾地黃, 熟地黃을 말하며 三白이란 蘿蔔根(大根), 葫(大蒜), 葱 등을 말한다. 이 논문은 秦泰俊 先生이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地黃劑를 복용할 때 大根을 먹으면 白髮이 된다는 말을 들어온 것에 대해 실제적으로 규명하기 위하여 연구를 기획, 임상연구로서 밝힌 것이다. 그는 1962년부터 1972년까지 11년간 생지황을 재배하는 과정에서부터 임상에 이르기까지 비교 연구를 했을 뿐 아니라 환자 145명에 대하여 지황제를 투여하면서 임상적 실험을 한 결과를 도출했다. 그는 이러한 실험을 통해 다음과 같은 결과를 도출하였다. “1. 裁培矣驗에 있어서 各己 季節的인 植物이기 때문에 至茅 時期가 -定치 않아 相互比軟에는 多少 支障이 있었으나 成長過程에서는 何等의 異常点을 堯見할 수가 없었다(表2). 2. 硝子甁內 五個月間 貯藏實驗에서는 特別히 生地黃의 發茅 및 成長이 旺盛함을 볼 수 있었다(表2). 3. 11年間에 男子 36名 女子 109名에 對한 臨床實驗에서 冷水 以外에는 無禁忌로 하였으며 大根과 蒜 等은 汁이나 料理 김치 等으로 服用시켰으며 特記할 것은 10代에서부터 先天的인 白髮患者에게 投藥 實驗했으나 服藥後 白髮이 增加되는 것은 全然 發見할 수가 없었고 最高 160貼까지 服用한 患者 亦是 白髮은 認証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服葉後 11年이 經過한 분도 現在 墨髮만이 生生함을 볼 수 있다(表 6〜9). 끝으로 演者는 옛 先輩의 說을 無視하는 것은 아니지만 本 硏究에서는 實地 諸實驗에 依해서 앞과 같은 俗信과 典據와는 달리 地黃劑 服用時 三白作用으로 因한 白髮은 찾아 볼 수 없었기에 이 자리를 빌어 斯學을 硏究하시는 여러 先輩님과 좀더 硏究해 볼 問題가 아닌가 生覺되며 삼가 諸賢의 叱責을 바라는 바입니다.” 표가 모두 수록되어 있는 『醫林』 제100호의 논문을 보면 본 연구의 표1은 ‘三百과 生地黃의 混合栽培實驗’을 실시한 결과를 도표화한 것으로서 대산, 총, 대근, 생지황을 특정 시기 파종해서 발아와 성장과 채취의 기간을 설정한 것을 적고 있다. 표2는 ‘生地黃과 三百의 硝子甁內實驗’으로서 生地黃과 생대근, 생지황과 대산, 생지황과 총, 생지황과 洋葱, 생지황과 玉葱의 5개 대조군을 1971년 12월3일 실시해 1972년 1월3일 1차, 1972년 2월3일 2차, 1972년 4월3일 3차로 살펴본 결과를 적고 있는 것이다. 표3은 표2와 같은 방식으로 乾地黃과 三百, 銅, 釘과의 硝子甁內實驗의 결과이다. 표4은 표2와 같은 방식으로 熟地黃과 三百, 釘과의 硝子甁內實驗의 결과이다. 표5는 地黃劑服用法을 적은 것으로 食前 30분 복용하고, 최저 복용첩수는 2첩, 최고 복용첩수는 160첩, 금기는 冷水라고 적고 있다. 표6은 연령별 환자수, 표7은 연령별 자연백발률, 표8은 연령별 선천적 백발률, 표9는 지황제복용으로 인한 백발률을 정리하고 있다. 특히 표9에서 지황제 복용으로 인한 백발률을 0%라고 통계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
한약물 제제도 식약처 울타리 속에 : 인보사 사건을 돌아보면서조기호 경희한의대 내과학 교수 지난 2월 19일 허위자료를 제출해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 케이주’(이하 인보사) 허가를 받았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코오롱생명과학 소속 임원들이 ‘인보사 성분조작’ 혐의에 관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보사는 1998년 개발에 착수하여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 국산 신약 29호로 2017년 7월 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았으나, 미국 FDA 검증 과정에서 다른 성분이 발견되면서 식약처가 2019년 5월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같은 달 30일 코오롱생명과학을 약사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발하면서 19년 개발사가 종말을 내렸다. 인보사는 사람의 연골세포가 담긴 1액을 75%, 연골세포 성장인자(TGF-β1)를 도입한 형질전환 세포가 담긴 2액을 25% 비율로 섞은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 주사액이다. 인보사는 미국에서 임상시험 2상까지 진행됐으나 3상을 진행하던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인보사의 성분 중에 있어야 하는 형질전환 연골세포가 암을 일으킬 수 있는 형질전환 신장 세포로 뒤바뀐 사실이 발견되어 국내에서 발칵 뒤집힌 ‘약품 승인, 허가를 둘러싼 사건’으로 비화되었다. 허가 승인에서 취소까지 22개월 남짓 동안, 297개 의료기관에 1303명의 환자 정보가 등록됐다. 하지만 인보사 총투여 건수는 3707건에 달하고 환자 수가 3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제 1심 재판이 끝난 상태라 뭐라 하기에는 이르지만, 나는 이 사건에서 의사의 책임과 환자의 손해는 누가, 어떻게 지는가 하는 점을 유심히 들여다보았다. 특히 의사의 책임 한계는 어떻게 되는가, 이것이 나의 초미 관심사였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의사가 환자에게 권유하고 처방한 문제에 대해서는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으며, 엄정한 법 테두리 내에서 일어난 일로서 의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 없다는 중론으로 흘러가고 있다. ◇법 울타리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아야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교훈을 얻는다. 의사의 행위가 법망을 벗어나서는 보호받기 어렵지만, 그 테두리 안에서 일어난다면 1차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된다는 암묵적 신호이다. 그렇다면 우리 한의사는 얼마나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즉 식약처의 보호 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환자가 복용하는 모든 약물은 법의 관리 속에서 이루어져야만 발을 쭉 펴고 잘 수 있지 않을까. 이제 약이라 하는 것은 효과와 효능보다 안전성이 최우선 순위로 두어야 하는 세상이다. 한약 처방의 효능은 두루뭉술하여 적확성이 떨어진다고 하더라도 안전성만은 우위를 가지는데, 이마저 환자에게 어필되고 있지 못하다는 느낌이다. 모든 것을 공개하고, 투명하게 나아가는 세상이다. 비결과 비법이 판치는 환경은 생존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한쪽에서는 컬러 프린트로 약물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환자 본인이나 보호자가 더 알고 싶으면 즉각 알 수 있는 세상에 살고 있다는 엄중함을 새삼 재삼 깨달아야 하지 않을까. 이제 한약물 제제는 가능하면 식약처의 승인이라는 보호막 속에 넣어두어야 한다. 한의사 처방의 대다수를 점하는 첩약 비율을 엑기스 제제와 조정하여야 한다. 제약회사에서 식약처의 승인을 받기가 매우 까다롭다. 승인 절차와 과정이 까다로운 만큼 품질은 비례한다. 치료제로서의 양질은 국민 모두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 좋은 품질의 수백 품목 식약처 승인 한약 제제는 침 치료와 한약 치료를 병행하는 한의 치료의 수준을 높이는 지름길이라 생각한다. 이웃 나라의 예이지만, 코로나19 와중에 일본에서는 2020년 한방제제 매출이 사상 최고점을 찍었다. 불황을 탄다든지, 취약한 환경 탓이라는 원인론은 그만하고, 양약에 비하여 안전성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한약 제제의 식약처 승인이 대폭 늘어나야 한다. 한의사와 환자의 관계에서 우리가 모자라는 것은 안전성이 확보된 한약물이다. 한국 의료의 한쪽에서는 의료 인공지능이 정확하게 진단해주고, 최선의 치료법을 찾을 때 도움을 주는 동료로 등장하고 있다. 빅데이터가 우리의 삶을 보장해 줄 다가올 시대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협회의 새 진용이 갖춰진 이때 더 멀리, 더 높이 바라보는 시선을 주문한다. -
중료혈 전침이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효과적인가?[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한의약융합연구정보센터(KMCRIC)의 ‘근거중심한의약 데이터베이스’ 논문 중 주목할 만한 임상논문을 소개한다. 권오준 올바른경희한의원 ◇KMCRIC 제목 중료혈 전침이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 ◇서지사항 Wang Y, Liu B, Yu J, Wu J, Wang J, Liu Z. Electroacupuncture for moderate and severe benign prostatic hyperplasia: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PLoS One. 2013 Apr 12;8(4):e59449. ◇연구설계 무작위배정, sham침 대조군, 평가자 맹검 연구 ◇연구목적 양성 전립선 비대증 환자에게 전침 시술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 경혈점, 비경혈점에 전침 시술 시 차이가 있는지 관찰 ◇질환 및 연구대상 50~70세, IPSS상 중등도(8~19점) ~ 중증도(20~35점)이며 3개월 이상 배뇨장애를 호소하는 50~70세의 전립선 비대증 환자 100명 ◇시험군중재 · 양측 중료혈 · 0.30mm x 100mm 침을 45도 각도로 국소적인 묵직함이나 외음부로 방사되는 감각이 느껴질 때까지 6~8cm 자입한 후, 20Hz 전류를 환자가 참을 수 있는 최대 강도에서 약간 낮춘 정도의 세기로 가함. · 첫 2주간은 주 5회, 마지막 2주간은 주 3회씩 총 16회 실시 ◇대조군중재 · 양측 중료혈 외측으로 2촌 부위(6.7cm가량) · 시험군과 같은 방식으로 전기 자극을 가함. ◇평가지표 1차 평가 지표 ·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IPSS), 6주차 2차 평가 지표 · 배뇨 후 잔뇨량(PVR), 6주차 · 최대 요속(Qmax), 6주차 · 국제 전립선 증상 점수(IPSS), 18주차 ◇주요결과 · IPSS는 6주 후 시험군은 20.10±6.52에서 12.84±5.87로 감소하였고, 대조군은 18.76±6.06에서 16.42±6.80으로 감소함. · ANCOVA를 통한 결과 분석에서는 6주 후 IPSS가 intention-to-treat 및 PP(per protocol) 분석에서 각각 대조군보다 4.51점(p<0.001), 4.12점(p<0.001) 낮았음. 18주 후 intention-to-treat 분석에서도 3.20점(p<0.001) 낮아 유의한 개선을 보였음. · 잔뇨량(PVR) 및 최대 요속(Qmax) 측정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음. · 2례의 경미한 혈종 외 다른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음. ◇저자결론 중료혈 전침 자극은 비경혈 전침 자극에 비해 IPSS가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잔뇨량 및 최대 요속에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 따라서, 중료혈 전침 자극은 양성 전립선 비대증 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KMCRIC 비평 양성 전립선 비대증은 50대 남성 중 40%, 80대 남성 중 90%의 높은 유병률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치료법은 크게 대기 요법, 약물, 수술로 나눌 수 있는데, 이들은 특정 환자군에게만 적용할 수 있거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에 보다 보편적이면서도 안전한 치료법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본 연구는 2010년 9월부터 2012년 5월까지 중국 광안문 병원에 내원한 전립선 비대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전침 연구다. 같은 기관에서 시행한 유사한 디자인의 이전 연구 [2]에서는 중료혈 전침 자극이 경구 복용 약 terazosin보다 전립선 비대증 증상 개선에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고 밝히기도 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전과 달리 대조군 중재를 비경혈점 시술로 설정하여 중료혈의 경혈 특이성(specificity)을 평가하고자 했다. 그 결과, IPSS로 평가한 증상의 호전도가 그룹 간 유의한 차이를 보여 중료혈의 특이적 치료 효과를 확인했다. 중료혈 전침은 3번 천골공을 통하는 신경을 자극하게 되는데, 이는 일종의 천골 신경조절(sacral neuromodulation)로 볼 수 있다. 천골 신경조절은 과민성 방광의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진 바 있고 [3,4], 임상에서 전기 자극 기기를 체 내에 이식하는 시술로 응용되며 1997년 FDA 승인을 받기도 했다[5]. 전침 시술 방식(강도, 주파수, 유침 시간)에 따른 효과 비교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또한, 기존 연구에서 침 시술이 혈중 PSA 농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6,7], fMRI에 의미 있는 변화를 야기했다는 점에서[8-10], 이번 연구 결과 역시 전립선 자체의 조직학적 변화보다는 뇌 조절(brain modulation)을 통한 작용이라고 추측해볼 수 있는데, 이에 관한 기전 연구도 더 필요하다. 프로토콜 논문에 따르면[11], 본 연구는 원래 IPSS 0~7점의 경증(mild), 8~19점의 중등도(moderate), 20~35점의 중증(severe)환자들 중 경증 및 중등도 환자들만 대상으로 했다. 그러나 모집이 잘 되지 않아 IPSS 8점 이상의 중등도 및 중증 환자(moderate to severe)로 대상을 변경했다. 차후 IPSS로 분류한 모집 대상을 달리하거나, 하위 그룹 분석을 통해 어느 그룹에 전침 치료가 유의한지 평가하는 연구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4주 치료를 하고 18주 추적 관찰을 했는데, 보다 장기적 지속 효과를 평가하는 후속 연구를 기대해본다. ◇참고문헌 [1] Nickel 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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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 비급여 목록의 정비와 고시 선행정부는 최근 의료기관의 비급여 진료비용, 제증명수수료의 항목, 기준, 금액 및 진료내역 등을 보건복지부장관에게 보고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한의협, 의협, 병협, 치협 등 의료 4개 단체는 지난 4일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비급여 진료비 신고 의무화 정책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는 비급여 진료에 의존하지 않고는 의료기관 운영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고질적인 저수가 문제를 안고 있는 상태에서 환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노출과 의료기관의 행정력 추가 부담으로 이어지는 비급여 보고 의무화 정책을 강행하면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 모두가 원치 않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 홍주의 회장이 지난 12일 별도로 ‘한의과 비급여 목록 고시’와 ‘한의 비급여 실손보험 보장’을 주제로 기자 간담회를 개최한 것은 그만큼 정부의 의료 정책이 큰 모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홍 회장은 비급여 진료비용 및 현황 조사 공개를 의원급까지 확대·강화하려는 것은 의료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의료를 강제하려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의과의 경우는 비급여 진료비용 보고를 의무화하기 전에 한의 비급여의 구체적인 행위 목록부터 명확히 정비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가령 큰 테두리에서 ‘한방물리요법’이라는 비급여 목록은 존재하나 실제 한방물리요법의 범주에서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경근간섭저주파요법(ICT), 경피전기자극요법(TENS) 등 대부분의 한의 물리요법 항목들이 세부적으로 목록화 돼 있지 못하다. 비단 한방물리요법 뿐만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다양한 한의과 비급여 진료 항목이 구체적인 목록으로 정비되고, 고시되지 못함으로써 한의과의 상당수 비급여 진료가 실손보험의 보장 항목에서 제외돼 있다. 실제 지난 2009년에 실손보험과 관련한 표준약관 개정 시에 실손보험의 보장 항목에서 한의 비급여 진료 분야가 제외됨으로써 실손보험 가입자 대부분이 실질적인 한의과 비급여에 대한 보장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의료 소비자로서 마땅히 누려야 할 소중한 권리인 의료 선택권을 직·간접적으로 제한받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반드시 개선돼야 할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비급여의 보고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기 이전에 한의 비급여의 명확한 목록화와 고시가 선행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 문제가 해결돼야 비급여 관리 강화 정책의 일환으로 시행되는 비급여 고지, 공개, 설명, 보고 등의 제도에 충실하게 참여할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