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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동북공정, ‘한약과 천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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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동북공정, ‘한약과 천연물’

고려의학, ‘북한의 한의학’으로 소개…“고려약은 당연히 한약으로 번역돼야”
‘천연물’로 번역하는 것은 한의학 배제한 채 한약자원 활용하려는 의도

성주원.jpg

 

성주원 원장

(울산 경희솔한의원·경희대 외래교수)

 

SBS-TV에서 ‘조선구마사’가 방영 2회만에 조기 종영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320억원의 막대한 제작비를 투입해 80% 이상 사전 제작된 상황에서 이뤄진 결정이다. 읍참마속(泣斬馬謖)의 심정이었겠지만 SBS의 선택은 단호하고 신속했다. 그만큼 여론이 심상치 않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실제 역사에 허구의 이야기를 집어넣는 역사 소재 드라마는 언제나 재미와 역사 왜곡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조선구마사에 조선 태종(이방원)과 양녕대군, 충녕대군 등 실존 인물을 굳이 꺼내들었다는 점은 납득하기 어렵다. 해를 품은 달처럼 가상의 인물로 꾸려갈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논란이 될 법한 역사적 인물을 사용했다. 그것도 한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세종대왕(충녕대군)을 소재로 말이다.

 

하지만 그저 실존 인물을 비틀었다는 논란만으로 조기 종영된 것은 아니다. 중국의 동북공정(東北工程)이라는 더 큰 문제의식을 가지고 보는 사람들의 견해가 많았기 때문이다. 중국의 동북공정은 소수민족 분쟁의 단초를 제거하고 조선족의 이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문화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고대사는 물론 북한을 침탈하기 위한 거대한 포석이라는 우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걱정과 경계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고,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동북공정은 2007년에 공식적으로 끝났지만, 중국의 역사왜곡 시도는 2021년 현재에도 진행되고 있다. 2021년 1월 초 대한민국을 알리는 민간사회 기여 단체 반크(VANK, Voluntary Agency Network of Korea)에 의해 동북공정의 근황이 공개되었는데, 2007년 이후에도 중국은 전세계에 꾸준히 로비를 해왔다고 한다. 전세계의 교과서 출판사에서 나오는 세계사 교과서나 사전에 고구려와 발해는 중국의 역사라는 식으로 기술되거나, 한반도가 청나라의 영토로 표기되어 있다고 이야기한다.

최근에는 6.25전쟁의 발발원인이 북한의 남침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등 동북공정 같은 고대사 이외에도 근현대사 등 다른 시대의 역사까지도 왜곡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역사왜곡 프로젝트는 이제 소수민족 분쟁요소의 제거라는 내부적·방어적 성격에서 중국의 타국 간섭을 위한 확장주의적·팽창주의적 성격도 띄고 있다. 또한 중국의 한복 왜곡 논란이나 김치를 중국의 음식이라고 주장하며 역사 뿐 아니라 문화적 왜곡에까지 나서는 등 왜곡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조선구마사.jpg

 

동북공정 같은 왜곡이 의료계 내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에서는 북한의 고려의학에서 사용하는 고려약을 한약으로 소개하지 않고 의도적으로 천연물이라고 소개하면서 실상을 왜곡한다. 

대한민국 통일부 공식 블로그에서도 고려의학은 북한의 한의학으로 소개되고 있기 때문에, 고려약 또한 한약으로 번역되는 것이 당연하다. 북측에서 발행하는 자료에는 천연물이라는 언급이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고려약을 천연물로 바꾸어 언급하는 것은, 한의학을 부정하면서도 내심 한의학적 자원을 활용하려는 이기적인 생각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밖에 생각할 수 없다.

 

의료계의 한약 왜곡은 통일 이후 의료체계 개편 및 의료일원화와도 맞닿아 있다. 북한에서는 한국과 같은 의료이원화 체계이지만 상호간의 의료행위가 자유롭다. 

애초에 고려의학 자체가 서양의학과 병행, 발전시킨 한의학이며, 의학대학에 고려의학부를 설치하여 육성하고 있다. 따라서 한의학적 진료, 처치뿐만 아니라 서양의학적인 진단, 처방도 가능하다. 

따라서 서울대 및 일부 양방 세력의 한약 왜곡은 의료일원화 및 남북의료통합에서 한의사를 의도적으로 배제시키고 한약 및 한의사의 권한을 흡수하려는 고도의 술책에서 비롯된 행위로 보인다. 중국이 동북공정을 통해 영토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와 비슷하게 보이는데, 한의사협회 차원에서 철저히 대응할 것을 촉구한다.


<본 글은 저자의 견해이며, 한의신문의 공식 견해가 아닙니다.>

성주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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