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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형상의학회에서 전하는 임상치험례 <6>최진용 진성한의원장 채○○(여자 60세. 2020년 10월 26일 내원) 【形】 입이 기울고 단정하지 않음, 속 피부 조밀하고 윤기 있음, 갈우가 작음. 【色】 얼굴색은 희고 윤기 보통. 【脈】 맥은 부하면서 힘이 있는데 우측이 더 강함. 【五味】 단맛 좋아함, 신맛은 약간 먹고 매운맛 못 먹는다고 함. 간이 되어야 맛있음. 【腹診】 복부가 그득하고 누르면 다 불편을 호소함. 【旣往歷】 병원에서 역류성 식도염으로 진단받음. 【生活歷】 물이 건강에 좋다고 해서 의식적으로 물을 많이 마시고 짠맛은 나쁘다고 해서 적게 먹는다고 함. 건강식품은 6가지 정도 먹고 있음. 【症】 음식을 먹으면 대변이 마렵고 화장실에 가면 변이 지린 증상으로 2년 정도 고생하는데 양방병원약은 잠깐 효과 있다가 그대로이고 한의원에서 한약을 먹으면 변이 더 지리고 설사하고 불편해서 5일 이상 한약을 먹지 못한다고 하면서 5일분 한약을 원함. 가슴이 답답하고 쓰리고 목도 아프다. 가슴과 심장이 떨리고 등이 시리다. 온몸의 기운이 없고 쇼크가 올 것 같아서 겁이 나고 이때는 음식이나 건강보조식품을 먹어서 진정시킨다고 함. 우측 어깨 우측 허리 고관절도 아프다고 함. 머리 눈 가슴 배 뒷목 등 허리 다리 다 불편하다고 함. 【治療 및 經過】 평위산 가 산사육 신곡 맥아 생강 100 대추 40으로 15일분 투약하면서 건강보조식품은 당분간 끊고 물은 갈증날 때, 식사는 배가 고프지 않으면 거르고, 음식은 당기는 맛데로 먹도록 함. 11월 10일 내원함. 변은 지리지 않고 설사도 하지 않는데 나머지 증상은 비슷하다고 함. 약 맛이 시어서 불편하다고 함. 다시 오미에 대해서 문진하니 단맛은 좋고 매운맛은 싫고 신맛과 느끼한 맛도 싫어한다고 함. 평위산 생강 120 대추 40으로 15일분 투약함. 11월 27일 내원함. 지난번 약보다 약맛이 좋다고 함. 제반 증상 20% 정도 개선됨. 12월 14일, 2021년 1월 5일, 1월 15일, 2월 2일, 2월 18일, 3월 5일까지 계속해서 투약하고 제반 증상이 80% 정도 개선되어 좋아함. 그런데 여전히 우측 맥이 더 부하고 유력함 음식은 조절을 하는데 가슴이 불안하면 음식을 먹는다고 함. 【考察】 상기 환자는 망진상 입이 기울고 단정하지 않은 것은 동의보감 비장대소에서 비위에 질병이 발생하기 쉽다고 했고, 맥진상 우측 맥이 좌측보다 부하고 활하면서 힘이 있는 맥은 동의보감 내상에서 내상맥이라 했다. 또 피부가 윤기가 있고 복부를 누르면 아픈 것은 실증으로 진단했고, 증상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中滿 증상이 있으면 동의보감 용약편 치병필구어본에서 中滿을 먼저 치료해야 한다고 했으며, 생활력에서 물을 의식적으로 많이 마시고 건강식품도 6종류나 복용하면서 내상맥이 나타났고, 동의보감 심병문에서 問診은 五味를 물어보아서 병이 일어난 곳과 있는 곳을 알아내야 한다고 했다. 필자는 환자를 진단할 때 반드시 망진, 맥진과 함께 반드시 오미를 問診해서 처방과 침치료를 한다. 결론적으로 상기 환자는 망진, 맥진, 생활력 등에 의거해서 위장의 실증을 치료하기 위해 胃實에 사용하는 평위산을 처방했다. 그리고 매운맛은 뭉친 기를 흩어주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평위산에서 생강의 양을 늘려서 평위산 처방이 매운맛이 조금 더 나도록 처방해 좋은 효과를 거두었다. 【參考文獻】 『東醫寶鑑·胸·食積胃脘痛』 ①과식으로 적체가 되어 위완통이 생기면 먼저 토법을 쓴 후 향소산[처방은 상한문에 나온다]에 생강·총백·오매를 넣고 달여 먹는다[《득효》]. ②평위산[처방은 내상문에 나온다]에 신국·맥아·산사육을 넣기도 한다[《입문》]. ③가미이진탕[처방은 담음문에 나온다]·가미지출환[처방은 앞에 나온다]을 써야 한다. 『東醫寶鑑·胃·平胃散』 ①비위가 조화롭지 못하여 음식 생각이 없고 명치 부위가 불러오르고 아프며, 구역질·딸꾹질을 하고 속이 메스꺼우며, 트림이 나고 탄산(呑酸)이 있으며, 얼굴이 누렇고 살이 마르며, 나른하여 눕기 좋아하고 자주 설사하는 것을 치료한다. 또한 곽란·오열(五噎)·팔비(八痞)·격기(膈氣)·반위의 증상을 치료한다. 창출 2돈, 진피 1.4돈, 후박 1돈, 감초 6푼. 이 약들을 썰어 1첩으로 하여 생강 3쪽, 대추 2개와 함께 물에 달여 먹는다. 또는 가루내어 2돈씩 생강과 대추 달인 물에 타서 먹는다[《입문》]. ②평위산은 강렬하게 소모시키고 흩는 약이다. 실제로 위(胃)를 보하는 약은 아니고 토기(土氣)가 두터운 것을 사하여 고르게 할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을 써서 위기(胃氣)가 조화롭게 되면 곧 복용을 중지해야 하고 늘 복용해서는 안 된다[《단심》]. -
한의대에 안부를 묻다 -10이민기 전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학생회연합 의장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본과 2학년) 3월 대선이 마무리된 후 새로운 대통령이 당선되어 지난 10일 취임후 임기를 시작했다.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불공정과 무능력으로 점철된 대한민국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오기를 기대했다. 그리고 대선에서 투표로 청년의 목소리를 냈다. 그 결과 정권이 교체됐으며, 이런 변화의 바람은 대한민국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후 사회에 첫발을 내딛을 때 지금보다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기대할 수 있게 만든다. 청년으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기대하게 되지만, 젊은 한의사로서는 마주하게 될 대한민국의 진료 현장에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대학에서 의생명과학을 비롯한 기초의학을 교육받고, 이런 기초의학을 기반으로 한의학기초와 한의학임상을 배우고 있는 한의과대학 학생들에게 현재의 의료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하기 때문이다. 모든 학문은 시대의 흐름에 맞추어 변화하기 마련이다. 한의학 역시 예외가 아니다. 근거중심의학, 예방의학을 중심으로 개편되는 의학의 흐름은 한의사들에게도 원전과 변증논치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뿐 아니라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한의학으로 진료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한의대 교육은 한의학교육평가원에 의해 새로운 교육평가기준을 계속 만들어나가며 시대의 흐름에 발맞추어 변화하고 있다. 이는 한의학이 고전과 과거의 논리에 얽힌 과거의 학문이 아니라 계속 학문의 가치를 재정립해 나가는 현대의 학문이기 때문에 그렇다. 중국에서는 신종플루 이후 은교산과 마행감석탕 등 한약을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해 경증환자들에게 한약투여가 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으며, 이후 코로나 팬데믹 사태가 발발하고 있는 현재까지 공식 진료 지침에 한약을 포함시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는 동양의학회의 주도로 한약제제를 이용한 대규모 임상연구를 진행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한의사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게 붙잡히며 온전히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너무나도 아쉽다. 한의사는 면역학, 예방의학 등의 기초의학을 충분히 학습하고 있으며 법률에는 한의사가 감염병이 의심되는 환자에 대한 신고의 의무가 있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국가에서 한의사를 코로나 대응에 포함하지 않았다는 박탈감을 지울 수가 없다. 비단 코로나 문제뿐 아니라 젊은 한의사들은 한의과에서도 의과에서 진행하는 수준의 근거중심의학을 배우고, 임상에서 시행하고 싶다. 그러나 현재 한의계가 직면한 진단기기 등 안건이 시대와 동떨어진 방향으로 결정되면서 생기는 의료 현실의 불공정은 젊은 한의사들에게 큰 아픔이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교육받은 의료 인력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기에 비용 효과 차원에서의 문제 또한 발생한다. 대한민국에 무능력과 불공정을 혁파하겠다는 이름으로 국민의 지지를 얻은 현 정권에 목소리를 높여 부탁드린다. -
인류세의 한의학 <8>김태우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한의원의 인류학 : 몸-마음-자연을 연결하는 사유와 치유> 저자 닥쳐올 생명들의 고통과 죽음을 한목소리로 우려하는 위기 상황에서, 치료하고 살리는 것을 그 존재 이유로 하는 의학은 무엇을 할 것인가? <인류세의 한의학>은, 기후위기라는 경험해 보지 못한 시대에, 의학의 소임을 생각해보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글 시리즈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한의학이 가진 포괄적 연결의 관점이다. 의학으로서, 한의학은 몸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지만, 몸만이 한의학의 관심사인 것은 아니다. 인간의 몸과 몸 밖의 밀접한 관계 속에서 몸을 바라본다. 그러므로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이 공히, 그 본문의 논의를 ‘천(天)’이라는 글자로 시작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동의보감』이 신형장부도와 함께 기재된 글에서 천(天)과 인(人)의 관계로 논의를 시작하고, 첫 문(門)인 신형(身形)을 논하기 위해 천형(天形)을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1) 『동의수세보원』이 하늘[天]의 기틀로 그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동아시아 의서의 마땅한 순서일 것이다. 『동의보감』에서 천형과의 관계 속에서 신형을 논하듯, 『동의수세보원』에서 천기(天機)에 이어서 인사(人事)를 논하는 것은2) 포괄적 관계망 속에서 몸을 바라보는 한의학의 관점을 분명히 드러낸다. 천형-신형, 천기-인사와 같이 몸 안팎에 대한 관심은, 기후위기 시대 한의학의 존재 이유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말하고 있다. 한의학의 연결의 관점은, 분절의 위기 시대에 치유의 관점이 될 수 있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분절의 관점이 강조되어 있는 시대다. 탄소를 태워 에너지를 만드는 것은, 인간으로부터 분리되어 있는, 저기 멀리 떨어져 있는 자원을 이용하는 것일 뿐이었다. 자원이 저장된 자연과 인간이 기거하는 사회는, 분리된 공간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왔다. 이것은 관계 속에서 하늘과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차이가 난다. 이러한 차이는 자연(自然)과 자연(Nature)을 살펴보면 보다 분명해 진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연’은 번역어다. 자연(自然)은 『도덕경』에 나오는 말이지만, 또한 Nature를 번역하기 위해 차용된 말이기도 하다. 서양 지식의 번역에 근대화의 명운을 걸었다고 할 정도로, 개항기 일본은 번역에 열을 올린다. 이때 우리가 지금 일상으로 사용하는 다수의 말들이 번역된다. ‘사회,’ ‘개인,’ ‘연애,’ ‘존재,’ ‘자유’ 등은 그때 번역된 단어들의 일부 예시다.3) 이 말들을 사용하지 않고는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이들 번역어들은 지금 우리 언어생활의 필수불가결한 부분을 이룬다. ‘자연’도 이때 번역된 단어 중 하나다. 당시 일본의 번역자들은, 외래어의 의미에 맞게 한자를 구성하기도 하고(‘환경(環境)’이 여기에 해당), 번역을 위해 동아시아에 없는 개념을 조어하기도 했으며(‘객관(客觀)’이 여기에 해당), 동아시아 고전에서 비슷한 말들을 차용하기도(‘위생(衛生)’이 여기에 해당) 했다. 자연은 세 번째 경우에 해당하는 말이다. 세 번째 번역방식의 경우에 있어 흥미로운 것은, 똑같이 발음되지만 (위생과 위생, 자연과 자연 같이) 원래 의미와 번역된 말의 의미의 차이는 작지 않다는 것이다. 또한, 흥미로운 것은 차용된 말의 원래 의미는 희석되고, 번역하려고 한 말의 의미가 차용된 말의 의미를 대체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자연(Nature)이 번역되면서 자연(自然)은 변방으로 밀려났다. 위생(衛生)이 『장자』에서 차용되었지만, 본래의 의미는 가물가물해지고 위생(Hygiene)의 의미만 부각되는 경우와 비슷하다. 하지만 원래의 의미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관계, 연결의 관점이 요구되는 기후위기의 시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사람의 힘이 더해지지 아니하고...” 자연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이러한 설명이 먼저 나온다. 사람과 떨어져 있는 것을 자연이라고 한다. 인위, 인공, 그리고 인간과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자연이다. 말의 힘은 강력하다. 우리가 번역어 자연을 사용하고부터, 자연은 인간과 분리된 무엇으로 존재한다. ‘자연’이라고 말할 때 이미 자연은 ‘저기 멀리’ 떨어져 있게 된다. 동시에, 자연과 동떨어진 인간이 ‘여기’에 위치하게 된다. 자연(自然)에서 자연(Nature)으로의 전이는, 연결된 세계의 이해에서 분절된 세계의 이해로의 전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보호’는 기후위기 시대에 특히 필요한 언어이고 활동이지만, 여기에도 분절의 관점은 녹아 있다. 동떨어져 저기 존재하는 자연은, 여기에 있는 인간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라는 구도가 ‘자연보호’에는 이미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 말에는 인간과 분리되어 있는 자연과, 수동적인 자연이 전제되어 있다. 이러한 자연에 대한 이해는 “인간은 땅을 본받고, 땅은 하늘을 본받고, 하늘은 도를 본받고, 도는 자연을 본받는다”는 자연 이해와 차이가 난다. 이 『도덕경』 문장에 대한 왕필(王弼)의 주석을 보면, 존재들의 연결되어 있음이 보다 분명하게 드러난다. “사람은 땅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그가 온전하고 안전해질 수가 있다...땅은 하늘에 어긋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생명을 온전하게 생성해낼 수 있다...하늘은 도에 어긋하는 짓을 하지 않아야만 생성을 온전히 관장할 수 있다...도는 스스로 그러함을 어기지 않아야만 비로소 그 최종적 본성을 완성하게 되는 것이다.”4) 이 주석의 문장은 기후위기 시대에 뼈아프게 다가온다. 그동안 인류는 얼마나 땅에 어긋나는 일들을 해왔는가? 하늘에 어긋나는 짓을 해왔는가? 기후위기를 초래한 어긋나는 일들이, 안전하지 못한 인간과, 온전하게 생성하지 못하는 생명들의 어려움을 초래했다. ‘자연보호’에서의 자연과 본래 자연의 의미 사이에는 차이가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자연보호는 무엇보다도 우선해서 추구해야할 일이지만, 보호의 대상으로 저기 있는 자연의 관점으로는 이 초유의 위기를 극복하기는 어렵다. 자연은 인간이라는 만물의 영장이 시혜를 통해 보호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본받지 않을 수 없고, 어긋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인간과 땅, 하늘 그리고 자연의 관계다. 인간이 자연에 시혜를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땅, 하늘, 자연은 본받아야할 관계로 이어져 있다. 연결되어 있으므로 서로 본받음을 통해 안전하고, 온전하고, 생성할 수 있다. 『동의보감』과 『동의수세보원』이 함께 ‘천(天)’으로 논의를 시작하는 것은 연결의 관점 때문이다. 인간-땅-하늘-자연의 연결의 관점과 같이 한의학은 몸만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건강과 질병에 대해 말하기 위해서는 몸과 몸 밖 자연의 관계를 말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천(天)과 인(人)의 관계가 고리타분한 클리셰가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에 닥쳐올 질병들은 이러한 관점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의학적 대처에 대한 적극적 논의를 시작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자연과의 관계 속에서 몸을 이야기하는 관점이 필요하다. ‘신형(身形)’을 말하기 위해 ‘천형(天形)’을 이야기하고, ‘인사(人事)’와 ‘천기(天機)’가 연결한 논의가 필요하다. 기후위기의 시대는 몸 안만을 바라보지 않는 의학을 요구한다. 그 시선에서부터 내용에 이르기까지 포괄적 연결의 관점이 요구되고 있다. 몸만을 바라보는 의학은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관점과 돌봄을 제공하지 못한다. 인간과 자연을 떨어뜨려 보는 관점도 이제 과거의 것이 되어야 한다. 앞에서 인용한 『도덕경』의 문장에서 ‘본받는다’라고 한 것은, 원문의 ‘法’을 표현한 것이다. 본디의 순리에 거한다는 말이다. 인간-땅-하늘-자연은 본디의 순리로 연결되어 있다. 그 순리에 거하는 것을 통해 사람도 건강하고 하늘땅도 온전한 세계를 표현하고 있다. 순리에 법함에 의해 인간과 자연도, 의학과 환경도 연결되어 있다. 1) 인용 출처를 밝히는 작업에 충실한 『동의보감』에서 그 출처를 밝히는 부분[“孫眞人曰,” “乾鑿度云”]을 제외하면, 신형장부도[“天地之內以人爲貴”]도 신형문[“天形出乎乾”]도 모두 “천(天)”으로 시작한다. 2) 『동의수세보원』은 천기[“天機有四”]와 인사[“人事有四”]를 말하는 것으로 본문을 시작한다. 3) 여기에 나열한 단어들은, 근대 일본에서 번역어가 새롭게 자리를 잡는 과정을 다루고 있는 『번역어의 성립』(야나부 아키라 저, 김옥희 역 (2011))에서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는 번역어들이다. 4) 여기서 왕필주 번역은 도올 김용옥(2020) 『노자가 옳았다』를 따랐다. -
한의약 임상연구와 안전성 데이터 확보로 체계적 근거 마련골다공증은 대표적인 갱년기 여성 및 노인 근골격계 만성질환으로, 빠르게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는 시점에서 발생 빈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50년 골다공증 유병률이 지금의 약 4배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우리나라도 2017년 고령사회 진입에 이어 2024년 초고령사회가 예측되는 만큼 골다공증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다공증은 물론 골다공증으로 야기되는 골절 및 근골격계 질환의 치료 및 예방에 대한 한의 치료의 필요성을 높게 인식하고 있음에도 현재 계통적이고 체계적인 골다공증 한의진료지침의 부재로 인해 한의사와 환자 모두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의사결정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다. 이에 골다공증 환자를 진료하는 한의원, 보건소 등의 1차 의료기관 및 한방병원, 대학병원 등 모든 한의 임상 현장에 한의 진단·치료·예방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여 의료의 질을 높이고, 국민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의 일환으로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을 최초 개발하게 되었다.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의 개발을 위하여 국내외 여러 골다공증 진료지침을 검토하고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 개발 매뉴얼을 준용하여 체계적 문헌 검색 전략을 수립했다. 또한 GRADE(The Grading of Recommendations, Assessment, Development and Evaluation)에 기반을 둔 근거기반 지침개발 방법에 따라 침, 뜸, 한약, 약침, 추나, 부항, 매선의 단독 및 병행치료에 대한 총 16개의 권고안을 도출하여 보다 객관적인 진료지침을 개발하고자 하였다. 이와 함께 임상 한의사, 의료소비자인 일반인을 대상으로 골다공증 한의 진료 현황과 요구도, 수요도를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핵심 임상질문 및 권고안에 대한 전문가, 시민단체 검토 자문 의견을 수렴함으로써 지침 사용자와 의료이용자의 의견이 반영된 지침을 개발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지침의 핵심적인 권고사항 외에 ‘임상적인 고려사항’을 추가하여 지침을 활용하는 한의사의 이해도와 활용도를 높이고자 했으며, 그림으로 정리한 진료 알고리즘을 통해 골다공증의 감별진단, 중증의 위험 상황 진단, 단독치료 및 병행치료 등에 관한 내용을 순차적으로 제시하여 임상의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다. 이번에 개발한 지침은 국내 최초의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으로서 향후 지속적인 갱신 노력이 필요하다. 골다공증 한의 진단 및 치료의 다양한 임상 연구와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 확보, 이를 통해 활용도 높은 근거기반 지침의 체계적 개선이 향후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의계 임상 일선에 임상진료지침을 확산하기 위해서는 지침의 인지도 개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임상진료지침에 대한 사전 설문조사에서도 한의사 다수가 임상에서 진료지침을 사용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는데, 사용자에게 지침 개발을 인식시키고 쉽게 접근하여 사용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한의약혁신기술개발사업을 통해 다양한 새로운 질환의 임상진료지침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어 한의사들의 인식도 개선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골다공증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은 국가한의임상정보포털(NCKM, http://nckm.or.kr)을 통해 무료로 다운로드 가능하다. (문의: choish@nikom.or.kr) 경희한의대 침구과 백용현 교수 -
醫史學으로 읽는 近現代 韓醫學 (471)김남일 교수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 1983년 6월10일 경희의료원 19층 회의실에서 대한침구의학회(당시 대한한의학회 침구분과학회)가 제7차 침구학술집담회를 개최했다. 1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한 집담회에서 제8차 세계침구학술대회 참가보고와 학술 및 임상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당시 학회의 李潤浩 會長(이하 존칭 생략)의 개회 인사로 시작하여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문화회관에서 열렸던 제8차 세계침구학술대회 참가보고가 安榮基에 의해 이뤄졌다. 安榮基의 보고에 따르면, 세계 37개국이 참가한 同침구학술행사에서 공산권까지 침구학에 대한 기초 및 임상 연구가 활발히 전개되었음이 확인됐고 각국이 전기, 전자 및 레이저광통신 침구치료의 응용에 관심이 높았다고 했다. 경희대 한의대 의사학교실에 보관하고 있는 당시 인쇄되어 배포된 ‘第七次 鍼灸學術集談會 論文抄錄’에는 모두 7편의 논문이 실려 있었다. 원광대학교 洪淳用의 「許任 『鍼灸經驗方』의 임상적 가치」, 보령당한의원 姜錫春의 「複視症의 鍼治驗例」, 경희대 姜成吉의 「경락경혈 표준화 국제회의 경과보고」, 유정한의원 吉浚賢의 「수지침의 임상례」, 성심한의원 金己培의 「太極鍼法 논고」, 대남한의원 鄭炫國의 「艾灸가 貧血家兎의 적혈구상에 미치는 영향」, 대전대 蔡禹錫의 「黃帝內經의 疼痛鍼治療에 대한 문헌적 고찰」 등이 그것이다. 洪淳用은 위의 논문에서 許任의 『鍼灸經驗方』(1644년 간행)에 나오는 鶴膝風과 卒惡風肉痺不知人의 치료 방법을 응용해서 큰 효과를 얻은 개인적 경험을 醫案의 형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鶴膝風에 中脘, 委中, 風池 등에 刺鍼하는 방법은 여타 침구서적에 보이지 않는 許任이 스스로 개발한 鍼灸處方으로 판단되는데 이것을 남자아이에게 3주간 시술하여 완전히 치료되었던 경험과 卒惡風肉痺不知人에 『鍼灸經驗方』에 나오는 “神道在第五椎節下間이니 俛而取之하야 灸三百壯이면 立差니라”라는 문장에 근거하여 중년 남자를 기사회생시켰던 경험 등이 그 내용이다. 姜錫春은 「複視症의 鍼治驗例」에서 複視症은 한의학에서 “視一物爲兩”이라고 표현되는 증상으로서 “한 물체가 둘 이상의 것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정의하였다. 그는 이러한 증상이 있는 환자는 신경과민체 또는 신경과로하는 직업인들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본 논문에서 그는 이 증상의 침법을 수기법과 함께 소개하고 있다. 姜成吉은 「경락경혈 표준화 국제회의 경과보고」에서 본 국제회의의 목적, 참가국 및 자문위원, 회의기간 및 장소 등을 소개하는 자료를 제시하였다. 아울러 국제 경혈 표준명칭을 도표로 정리하고 소개하고 있다. 吉浚賢은 본 자료집에 별도의 자료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수지침의 개인적 임상례로 강연을 하였을 것이다. 金己培의 「太極鍼法 논고」는 이병행 선생이 연구개발한 태극침법의 이론적 근거와 사상의학과의 관련성, 체질 감별 판단혈, 체질별 치료혈, 질병별 치료혈, 시술방법, 해독법 등을 소개한 논문이다. 鄭炫國의 「艾灸가 貧血家兎의 적혈구상에 미치는 영향」은 실험적 방법으로 적혈구수를 실험군과 대조군으로 분리하여 애구를 시술하여 그 유의성을 비교한 논문이다. 蔡禹錫의 「黃帝內經의 疼痛鍼治療에 대한 문헌적 고찰」은 『황제내경』에서 동통에 대한 침구법으로 사용된 경락과 경혈을 조사하여 ①동통치료에 사용된 경혈조사 ②동통치료에 사용된 경락별 경혈의 조사 ③부위증후별 동통치료에 사용된 경혈의 조사 및 빈도 ④동통치료에 사용된 각 경혈의 적응증 조사 ⑤동통부위와 치료에 사용된 경혈부위의 관계 ⑥동통치료혈의 사용빈도수 등의 순서로 정리한 것이다. -
“노인의 특수성 살펴 객관적 도구 활용하는 강의 마련”[편집자주] 본란에서는 노인의학, 현대 진단기기 등 임상 중심의 한의사 보수교육을 강의하고 있는 연사를 소개한다. ‘노인의학-노인환자의 임상적 평가와 관리,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을 주제로 강의를 제공한 정의민 상지대 한의대 교수는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일반·전문수련의, 한방내과 전문의를 거쳐 한국한의학연구원에서 선임연구원을 지냈다. 현재 통합암센터와 한방내과 진료 업무와 함께 강원도한의사회 학술이사, 대한암한의학회 보험이사, 한의증례연구학회 학술이사 등을 맡고 있다. Q. 노인의학을 주제로 강의하게 된 배경은? 대한민국은 가파르게 노령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8년에 이미 고령사회로 접어들었고, 향후 2025년에는 초고령사회로 접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진행 단계도 OECD 국가 중에서 가장 짧다. 이렇듯 노령인구가 많아지고 노령화가 진행될수록 의료적 관리의 빈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이런 배경에 따라 한방내과를 비롯한 한의 임상 각 과에서도 노인 질환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고 있고, 협회에서도 노인 환자 관리에 대한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함에 따라 보수교육 기획이 이뤄지게 됐다. Q. 노인의학 중에서도 임상 평가와 관리를 중심으로 강의를 마련했다. 노인은 생물학적 노화에 따른 신체적인 쇠락도 있지만 사회경제적으로도 직업 상실, 지위 상실 등에 따른 사회적 역할의 상실과 의사결정에 대한 영향력 약화 및 경제력의 감소, 다발 질환에 따른 다약제 복용 등의 변화를 맞게 된다. 의학적 판단을 할 때에도 이런 노인의 특수성과 좀 더 포괄적인 환경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노화에 따른 노인의 특수성을 계통별로 나눠 살펴보고, 최대한 객관적인 도구를 활용해 이를 평가해야 한다. 노인을 둘러싼 환경에 대한 포괄적 평가도 중요하다. 나아가 수술 전후 관리, 통증 관리, 알코올 및 약물 오남용, 임종을 앞둔 노인에 대한 돌봄 관리 등 노인들에게서 더욱 자주 관찰되는 주요 상태에 대한 관리법을 한의사들께서 더욱 폭넓게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강의를 진행하게 됐다. Q. 한의학에서 노인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대목은? 허준 선생도 ‘동의보감’(東醫寶鑑)의 첫 시작을 ‘신형’(身形)으로 열었다. 신형편에서는 잉태의 시기부터 노년의 시기까지 전 주기적으로 ‘정기신’(精氣神)의 보양을 중시하고, 마지막에 노인들의 건강을 기르는 방법들을 언급하고 있다. 이런 점은 한의학이 노인 건강을 관리하고 치료하는 데 우수하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Q. 고령화 시대 한의학이 보여주는 강점이 있다면? 고령화는 한 개인의 신체적 쇠락에서만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경제적으로도 큰 부담이다. 당장 부모가 치매에 걸려 있다면 활발히 경제활동을 하는 가족 구성원들이 시간적·경제적으로 고통을 분담할 수밖에 없다. 한의학적 관리는 치료의학으로서, 노인들의 다발적인 질환을 아울러 증상을 개선하고 정상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아울러 예방의학으로서 쇠락하는 기능을 바로잡아주고, 그 속도를 늦춰주게 된다. 이런 신체·정신 기능의 회복은 그들이 사회경제의 한 구성원으로서 원만하게 생활하는 데 도움을 주게 되므로, 고령화에 따른 노인 개인의 사회경제적 문제뿐 아니라 그 구성원 및 다른 연령층의 사회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Q. 앞으로의 연구 계획은? 약물 상호작용은 복용하는 약물의 대사를 변화시켜 약효를 감소하게 하거나 증가하게 한다. 이 과정에서 이상 반응이 발생할 확률이 있으므로 관련 연구가 필요하다. 노인들은 여러 질환의 동시 이환으로 5개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 사례가 많다. 이럴 때 상호작용이 대부분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한약과 양약을 병용 투여하는 사례가 임상에 많음에도 불구하고, 한·양약 간 상호작용 연구는 많지 않다. 이에 현재 한약과 양약의 임상적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Q. 강조하고 싶은 말은? 현재 임상에서 진료에 매진하고 있는 한의사 동료 분들도 노인 환자분들을 많이 접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한의학적 처치가 소아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전 주기적으로 많은 장점이 있다. 특히 복잡한 질환 양상을 보이는 노인들의 건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을 임상경험으로 많이 느끼셨으리라 믿는다. 노인들을 치료하고 관리할 때 보다 객관적인 척도로 평가해 임상자료들을 축적하셔서 이런 성과를 함께 공유하는 장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
“꾸준한 연구로 한의계 성과 축적에 기여”[편집자 주] 본란에서는 제20회 대한한의학회 미래인재상 시상식에서 ‘자세와 호흡에 따른 견정혈의 안전자침심도 변화에 대한 연구’ 논문으로 우수상을 수상한 추홍민 옹진군 보건소 공보의에게 수상 소감과 논문 주제 선정 배경, 앞으로의 진로 등에 대한 의견을 들어 봤다. 추홍민 공보의는 원광대 한의대를 졸업한 후 원광대 광주한방병원 심계내과에서 수련의를 마쳤다. Q. 수상 소감은? 미래인재상 우수상을 수상하였을 때 기쁨도 있었지만, 앞으로 연구를 꾸준히 더 해나가면서 한의계를 위한 성과 축적에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Q. 논문 주제 선정 배경은? 학부시절부터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경혈학 교실 김재효 교수님, 한의학연구원 이상훈 박사님과 함께 경혈초음파 연구를 지속해 오고 있다. 안전한 자침을 위해 초음파를 임상에 활용하는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는 고위험 부위 경혈에 대한 초음파 연구의 일환으로 작성됐으며, 한의학연구원에서 개발한 초음파 ‘Acuviz’가 출시되면 연구 성과가 더욱 빠르게 축적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중완혈, 신수혈, 지실혈 등에 대한 연구가 진행 및 계획 중에 있습니다. Q. 수상 논문 외에도 인공지능(AI) 분야 등 다양한 주제로 논문 발표를 하고 있다. 제가 수련한 원광대학교 광주한방병원 심계내과에서는 이상관 교수님께서 구축하신 보행분석센터가 있다. 여기서 양한 생체신호의 측정과 분석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었기에, 임상 정보를 측정하고 분석하는 연구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많이 생겼던 것 같다. 한의계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치료역량이나 인적구성, 저력은 정말 크다고 생각한다. 이 때문에 새로운 치료들, 혹은 기존에 하고 있던 치료의 재확인이라도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도 이 연장선상에 있다. 앞으로도 하나씩 쌓아간다는 생각으로 정진하려고 한다. 최근에는 선배 연구자 분과 배우고 교류하며 한의계가 축적한 연구 역량에 대해 놀라고 있다. 조만간 임상가에서도 체감할 만한 여러 연구 성과들이 나오게 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Q. 한의학의 과학화에 대한 의견은? 한의학은 그 자체로 과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고민은 저는 현대 과학기술의 어떤 부분으로 한의학을 해석하고 발전시킬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다. 이제 정량변수에 대해 수치상으로 데이터 측정을 하게 되면 기계학습 등으로 모델링을 할 수도 있고, 인공지능과 융합해 우리가 상상하지 못했던 결과들이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런 융합이 기존 한의계의 연구 한계를 뛰어넘게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Q. 공보의가 끝난 후 계획은? 임상의로 환자 진료를 하며,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는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다. 결과적으로는 병원급 의료기관에서 연구병원을 구축하는데 일조하고 싶다. Q. 남기고 싶은 말은? 학부시절 호기심으로 참여했던 연구를 시작으로 임상에서 배운 공부들을 덧붙이며 이리저리 돌아가며 왔다. 교수님들과 선배님들이 가신 길들을 뒤따라가기도 벅찬 느낌을 간혹 받기에 더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요즘은 대한연부조직한의학회에서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하며 지내고 있는데, 로컬 임상가 원장님들의 공부와 연구에 대한 열정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고 있다. 한의일차의료에 도움이 될 연구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코로나19의 대표적 후유증 ‘후각장애’, 한의치료법은?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게 되는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시작됐지만, 여전히 코로나 후유증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이 바로 후각장애다. 후각이 둔해지거나 아예 없어진 상태인 후각장애는 상기도감염, 비부비동질환, 두부외상, 고령 등 다양한 발병원인이 있으며, 이 중 감기를 포함한 상기도감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후각장애의 종류로는 후각의 부분적 상실인 ‘후각감퇴’, 완전 상실인 ‘후각 소실’, 냄새를 다른 냄새로 느끼는 ‘착후각’ 등이 대표적으로, 상기도감염 이후에는 이 중 어느 것이라도 올 수 있다. 또한 원인에 따라 냄새 전달이 되지 않아서 생기는 전도성 후각장애와 후각점막이나 후각신경계의 이상으로 생기는 감각신경성 후각장애 두 가지로 나뉜다. 비염이나 감기로 코가 막혀서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은 전도성에 해당하는데 원인 질환이 치료되면 좋아지지만, 감기가 다 낫고 나서도 냄새가 안 맡아지는 것은 감각신경성에 해당될 가능성이 크며 후유증이 남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하다. 감염 6개월 후 61%서 후유증…이중 25%가 후각·미각 장애 COVID19의 경우도 질환 중 코가 막히면서 냄새가 안 맡아지기도 하지만 후각 수용세포의 손상으로 감각신경성 후각장애가 생길 수 있다. 문제는 일반 감기보다 후각장애가 계속 남는 경우가 훨씬 많다는 것이다. 실제 네이처지 연구에 따르면 코로나 감염 6개월 후 61%에서 후유증을 보였으며, 그 가운데 후각·미각 장애가 25%인 것으로 나타나 코로나 감염 이후 후각장애가 장기간 남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강동경희대병원 김민희 교수(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사진)는 “후각장애는 여러 방면에서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는데, 특히 음식 섭취에서 가장 큰 문제가 생겨 음식이 현저히 맛없게 느껴지게 되며, 인생에서 큰 재미인 식도락을 빼앗기게 되므로 우울증 발병률도 상당히 높아지게 된다”며 “나아가 후각장애 환자들은 치매의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는 치매의 전조증상이기도 하지만 후각장애가 장기간 지속하면 치매를 가속화시킬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후각장애는 1년 이내에 자연치유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1년 뒤에도 남은 후각장애는 앞으로도 계속 지속할 가능성이 크므로 1개월 이상 호전되지 않으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양방에서는 상기도감염 이후 남은 후각장애의 치료에서 경구용, 비강용 스테로이드제, 비타민제, 아연 등이 많이 사용되고 있다. 한의학적 치료로 증상 개선 효과 후각장애에 대한 한의치료는 널리 시행되고 있고, 근거 논문도 많이 발표되고 있다. 실제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후각장애 환자에서 침치료군이 비침치료군에 비해 후각이 호전됐다는 국제연구도 발표된 바 있을 뿐 아니라 지난 3월 코로나로 인한 후각장애에도 한약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증상이 호전됐다는 결과가 해외 논문에 발표되기도 했다. 또한 강동경희대학교 한방이비인후과에서도 스테로이드 치료에 반응이 없었던 환자 중 특히 감기 후에 발생한 후각장애에서 한의치료 후 증상이 개선됐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한약과 코 주변의 침 및 뜸 치료는 비점막의 부종을 완화하고 부비동의 환기를 개선하며, 후각신경 세포의 재생을 돕는다. 또한 항염증 효과가 있는 한약 증류액을 비강 내에 점적해 후각세포가 분포된 영역을 자극해 준다. 후각 재활치료도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이는 손상된 관절을 다시 쓰기 위해 운동 재활치료를 하듯 지금 냄새가 비록 안 맡아지더라도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를 자꾸 맡아줌으로써 후각세포를 재활시켜주는 치료다. 후각 재활치료는 집에서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후각 자극물질을 따로 받아서 쓰는 것뿐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어떤 냄새든 자꾸 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모두 후각 재활치료가 될 수 있다. 후각세포의 회복은 서서히 이뤄지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3개월 이상의 치료 기간이 필요하며, 치료 반응에 따라 더 길어질 수 있다. -
제51회 국제간호사의 날 결의대회 -
“국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법조인 될 것”본란에서는 2022년도 제11회 변호사시험에 최종 합격한 김민지 한의사에게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와 준비 과정, 향후 포부 등에 대해 들어봤다. 2016년 상지대 한의대를 졸업한 김민지 한의사는 부속 한방병원에서 인턴 과정을 수료한 뒤 요양병원에서 한의과 과장으로 근무하는 등 3년간 한의사로 일해 왔다. 이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해 이번 결실을 얻게 됐다. 현재 한 로펌에서 실무수습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Q.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게 된 계기는? 사회 변화에 관심이 많았고, 오래 전부터 법학 공부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 법학과 진학을 희망하던 문과 학생이었으나, 제가 대학교에 진학하는 2009년에는 법학전문대학원의 도입과 함께 대다수의 대학교에서 법학과 신입생을 모집하지 않았다. 다양한 전공을 바탕으로 한 법조인을 양성한다는 법학전문대학원 도입 취지상, 전문성을 가지고 법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하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교차지원으로 상지대학교 한의예과에 입학하게 됐다. 한의학과 입학 이후 한동안은 한의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공부하고 학교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법학에 대한 관심을 잊고 지냈다. 그렇게 한의사로 일하던 중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됐다. 당시 근무하던 병원에 ‘호스피스 병동’이 도입되면서 많은 것들이 바뀌는 것을 경험했다. 환자를 진료하는 것도 많은 보람이 있는 일이었지만, 보다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병원 근무와 병행하며 법학전문대학원 입시를 준비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변호사 시험을 준비하게 됐다. Q. 시험 준비 중 어려웠던 점은? 변호사 시험은 5일에 걸쳐, 아침부터 저녁까지 치른다. 민법, 민사소송법, 상법, 형법, 형사소송법, 헌법, 행정법, 선택법 등 8과목을 객관식, 사례형, 그리고 모의 사건 기록을 보고 소장 등을 작성하는 기록형의 3가지 형태로 치르는 식이다. 가장 큰 어려움은 체력적 한계였다. 개인적으로 살면서 공진단의 힘을 극적으로 느낀 적이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한방병원 인턴을 하였던 첫 한 달간이었고, 두 번째가 이번 변호사 시험을 치르는 5일간이었다. 제11회 변호사시험의 합격률은 응시인원의 53.55%다. 법학전문대학원입학은 변호사 자격증 취득을 보장하지 않는다. 5년이라는 응시기간의 제한도 있다. 3년간 같이 공부해오던 친구들의 반은 함께 합격하지 못한다는 점도 안타까웠다. 만만치 않은 액수의 등록금을 내고, 3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해 대학원에 다니면서, 자격증 취득을 보장받지 못 한다는 점 역시 부담으로 다가왔다. 이런 정신적, 체력적인 부담으로 휴학을 하는 친구들도 많았다. 12회 변호사시험을 준비하시는 분들 모두 체력관리 잘 하고 무사히 완주해 합격하길 바란다. Q.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법학전문대학원 2학년 재학 중 코로나19로 수업이 비대면으로 전환되고,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하려면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등 다양한 변화가 있었다. 저는 그동안 학교에서 주로 공부했지만 마스크를 착용하고 공부하기가 어려워 집으로 공부 장소를 바꿨다. 다만 긴장감 유지를 위해 ‘구루미 캠스터디’라는 사이트에서 노트북 영상으로 서로 공부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스터디를 했다. 함께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의지가 됐다. 함께 공부했던 ‘사이버 로스쿨 열람실’ 친구들에게 감사함을 전한다. Q. ‘증권금융전문변호사’에 대한 포부를 밝힌 적이 있다. 코로나19 이후 바이오, 제약 관련 회사의 공시 및 이에 따른 주가 등락과 관련해 이슈들이 크게 늘어났다. 국민들의 관심도 마찬가지다. 제가 실무수습을 하고 있는 로펌은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전문으로 하는 곳이다. 우리나라에는 ‘증권관련 집단소송법’이 있다. 증권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집단 피해를 효율적으로 구제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주식회사가 증권신고서나 사업보고서 등에 허위 기재를 하거나, 중요사항 기재를 누락해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본 경우, 손해를 배상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럴 때 변호사로서 돕는 일을 하고 있다. 바이오, 제약 회사를 견제해 기업의 경영 투명성을 높이고, 적정한 공시가 이뤄져 주가에 반영돼 좋은 기업에 투자가 이루어지는 선순환이 이뤄지길 바란다. 이 과정에서 국민의 건강권도 향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초임 변호사여서 구체적인 계획과 포부를 밝히는 것은 조심스럽다. 한의사로서 직접적으로 진료에 임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의료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잃지 않는 변호사가 되겠다. Q. 변호사를 꿈꾸는 다른 한의사 분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한의대 재학생분들 중 로스쿨 진학을 고려하는 분이 있다면 무엇보다 학점 관리를 잘 해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한의사 면허증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로스쿨 입시에서 낮은 학점을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 로스쿨 입시를 준비하는 다른 학생들은 평균 A0 이상의 학점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우선 학업에 열중할 것을 권한다. 이처럼 학점 관리도 잘 하고 학부 재학 중 한의학 공부에 힘쓴다면, 로스쿨 입시뿐만 아니라, 다른 진로 선택에 있어서도 기회의 폭이 넓어질 것이다. 아울러 영어에 대한 끈도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고등학생 시절이 가장 영어를 잘했던 때라 아쉬움이 남는다. 영어 역시 실력을 잘 유지해두시면 로스쿨 입시뿐만 아니라, 변호사가 된 이후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학점관리와 영어공부를 하면서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잘 생각했으면 좋겠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한의사로 일하는 것이 더 나을 수 있다. 로스쿨에 입학하더라도 변호사 자격 취득이 수월한 일은 아니다. 의료인 면허를 가지고 로스쿨에 진학한 몇몇 분들은 로스쿨 휴학 후 복학하지 않거나, 변호사 자격 취득 후 의료인으로 일하기도 한다. 더 궁금한 점은 prinfree@naver.com으로 연락주시면 답변드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