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국정감사에서 국민 수요를 바탕으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이 2단계로 확대됐음에도 정부의 후속 성과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023년 자체평가를 거쳐 사업이 확대됐으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이에 대한 추가 성과평가 내역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첩약 급여 확대의 효과와 국민 수요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고, 우수한 성과가 확인될 경우 본사업 전환 여부를 검토할 수 있도록 평가·전환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이만희)는 지난 16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원장 홍승권)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허종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홍승권 원장에게 건강보험 시범사업의 재정 투입이 급증하는 반면 성과평가와 사업 종료·전환 기준은 미흡하다며 관리체계 개선을 촉구했다.
◎ 수요에 따라 98.6% 쏟은 2단계…성과평가는 어디에?
이날 허 의원은 의과 분야 신포괄지불제도·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등을 거론하며 시범사업의 장기화와 재정 지원의 적정성을 지적했다.
이와 같은 주요 시범사업을 거론하자 의과 의료계에서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 데 대해 그는 국민 수요를 근거로 사업이 확대된 점을 강조했다.
허 의원은 “첩약 시범사업은 (국민들이) ‘괜찮다’고 해서 확대한 것”이라며 “만약에 국민들 몸에 안 맞으면 첩약 짓겠는가? (지금도 수요가) 늘고 있잖은가”라고 말했다.
첩약 건강보험 적용 시범사업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1단계를 시행한 뒤 2024년 2단계로 확대됐다. 허 의원이 이날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1단계 사업에는 45억원이 투입됐으며, 이는 전체 누적 재정의 1.4%에 해당한다. 해당 기간에는 2023년 12월 자체평가가 한 차례 실시됐다.
반면 2024년부터 2026년 8월까지 진행된 2단계 사업에선 3157억원이 투입돼 전체 누적 재정의 98.6%를 차지했다. 하지만 심평원이 제출한 자료에서는 2단계 확대 이후 추가 성과평가 내역이 확인되지 않았다.
전체 재정의 1.4%가 투입된 1단계에서 자체평가를 실시했으나 나머지 98.6%에 해당하는 재정이 집행되는 동안 후속 성과평가 결과는 제시되지 않은 셈이다.
이에 따라 2단계 확대 이후 환자 이용 실적과 치료 효과, 건강보험 보장성 개선 및 재정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관련 임상연구나 사업 모니터링과 별개로 사업의 지속 및 본사업 전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공식 성과평가가 요구된다는 것.

◎ 건보 시범사업 9.2조원 중 78.1% 성과평가 없어
허 의원에 따르면 총 9조2110억원이 투입된 건강보험 시범사업 49개 중 성과평가를 실시한 32개 사업의 누적 재정은 2조206억원(21.9%)이었다. 반면 성과평가를 실시하지 않은 17개 사업의 누적 재정은 7조1904억원(78.1%)에 달했다. 전체 사업의 약 3분의 1이지만 재정은 4분의 3 이상을 차지했다.
주요 미평가 사업은 △신포괄지불제도 2조3903억원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지원사업 3조9530억원 △포괄 2차 종합병원 지원사업 5300억원 등이다.
신포괄지불제도는 평가체계 마련 이전에 도입됐다는 이유로 성과평가가 실시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두 사업은 평가 시기가 도래하지 않아 아직 평가가 이뤄지지 않았다.

◎ 9년 새 재정 62.5배 늘었는데…건보 시범사업 출구는 실종
시범사업의 연간 재정은 2016년 528억원에서 2025년 3조3000억원으로 9년 새 약 62.5배 증가했다.
그러나 전체 49개 사업 중 28개가 총 47차례 연장됐으며, 6개 사업은 종료일이 ‘계속’ 또는 ‘본사업 전까지’로 설정돼 종료 시점도 불명확했다.
또한 43개 사업(88%)의 향후 계획이 ‘추진 방향 결정 예정’으로 기재돼 종료·전환 기준도 명확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 의원은 “전체 49개 사업 중 28개 사업을 47차례 연장했고, 6개 사업은 종료일이 지났는데도 계속하고 있다”며 “정부는 시범사업의 실효성을 평가해 지속 또는 중단 여부를 결정하는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홍승권 원장은 “동의한다”며 “관습적인 기간 연장이나 경로의존성으로 계속하던 부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평가해서 정리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번 국정감사를 계기로 첩약 시범사업이 반복적인 기간 연장에 머물지 않도록 하고, 본사업 전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2단계 확대 이후의 성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것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