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를 중심으로 시도지부, 학계, 일선 회원들이 한의과대학·한의사를 배제한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시체해부법)’ 시행령·시행규칙 개정안의 입법예고에 강력한 반발과 지속적인 문제 제기 끝에 각각의 개정안 가운데 시체 해부자의 자격과 시체해부심의위원회의 구성에 ‘한의과대학·한의사’가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령 제36725호로 지난달 29일부터 공포 및 시행되고 있는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르면, 제2조(시체 해부자 등의 자격) ①항에 “2.의과대학·치과대학·한의과대학 또는 「의료법」 제3조에 따른 의료기관(같은 조 제2항 제2호에 따른 조산원은 제외한다)에 재직하고 있을 것”으로 명시, 시체 해부자 등의 자격에 ‘한의과대학’이 포함됐다.
또한 ②항 법 제2조 제2호 나목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격’과 관련해서도 “2.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를 갖출 것, 가. 「고등교육법」 제4조에 따라 설립된 의과대학·치과대학·한의과대학(이하 “의과대학 등”이라 한다)에서 개설하는 해부학·병리학·법의학 관련 과목을 9학점 이상 이수했을 것. 이 경우 학위 취득 전이나 후에 이수한 학점을 모두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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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부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한의대의 장·한의사 위촉 가능
이와 함께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에도 최종적으로 ‘한의과대학·한의사’가 포함됐다.
보건복지부령 제01204호로 이달 12일부터 공포돼 시행 중인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에 따르면, 제1조의 2(시체해부심의위원회의 구성) “②해부심의위원회의 위원(이하 “위원”이라 한다)은 의과대학(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의 장 또는 「의료법」 제3조의 3에 따른 종합병원(이하 “종합병원”이라 한다)의 장이 시체 해부 관련 교육 및 연구 분야의 학식과 경험이 풍부한 의사(치과의사와 한의사를 포함한다) 또는 관련 전문가 중에서 위촉한다. 이 경우 해부학·병리학 또는 법의학 분야의 석사 또는 박사 학위를 취득한 위원이 2명 이상, 해당 기관에 종사하지 않는 위원이 1명 이상이어야 한다”라고 명시, 해부심의위원회의 위원에 한의과대학의 장 또는 한의사가 위촉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앞서 보건복지부는 5월 27일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과 시행규칙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시행령 제2조(시체 해부자 등의 자격)에서 의과대학 및 치과대학과 달리 한의과대학을 배제한데 이어 시행규칙 제2조의 2(시체해부심의위원회 구성)에서도 해당 위원회를 구성하는 위원 위촉에 한의과대학의 장, 한의사를 배제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
이에 대한한의사협회를 비롯한 각 시도지부 및 한국한의과대학·한의학전문대학원협회, 대한한의학회, 일선 회원들은 시체해부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한의과대학과 한의사가 배제된 것은 크게 잘못됐다는 점을 지적하며 입법예고안의 즉각적인 수정 내지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
“시체해부법 모법···시체해부 자격에 한의대 포함돼 있어”
한의계가 시체해부법의 개정안을 문제 삼으며 강력 반발했던 것은 입법예고된 시행령과 시행규칙의 모법인 ‘시체 해부 및 보존 등에 관한 법률’ 제2조에는 시체 해부자 자격에 ‘한의과대학’이 의과대학 및 치과대학과 마찬가지로 이미 포함돼 있었던 것을 배제했기 때문이다.
또한 황제내경(黃帝內經), 동의보감(東醫寶鑑) 등 한의학 고전에서도 인체의 해부(解剖)와 관련된 기록들이 서술돼 있는 것은 물론 현재 전국 11개 한의과대학 및 1개 한의학전문대학원의 교육 과정에서도 해부학 및 실습, 초음파 해부학, 인체의 구조와 기능 실습 등의 교과목이 포함돼 있어 모든 한의대생들이 이 같은 교과 과정을 전공필수로 이수해야만 하는 등 충분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더불어 한의 개원가에서는 진료 및 청구를 함에 있어 의과 내지 치과와 마찬가지로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기반한 상병기호를 토대로 하고 있고, 중요한 한의 치료도구 역시 해부학적 구조를 응용해 추나요법, 침, 전침, 온침, 화침, 도침, 매선, 약침 등의 다양한 시술을 통해 국민의 건강 증진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정유옹 대한한의사협회 수석부회장은 “시체해부법의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정안에 시체 해부자의 자격, 시체해부심의위원회의 구성 등에 있어 한의과대학과 한의사를 포함시킨 것은 모법의 법령 취지에 올바로 부합되는 것”이라면서 “대한한의사협회는 앞으로도 한의약 발전을 저해하는 각종 법령과 제도 개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