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오는 12월 비대면진료가 제도화되지만 이를 뒷받침할 공공플랫폼은 2028년 상반기에야 개통될 예정이어서 공적 관리체계 구축에 1년 이상 공백이 생길 전망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요구한 사업비 112억3000만원 가운데 2027년도 정부안에는 41억2000만원만 반영됐으며, 보안설비 예산도 대폭 삭감됐다. 공공플랫폼 구축 지연으로 민간플랫폼 중심의 시장이 고착되고, 중복처방·명의도용 방지 등 공적 관리기능 도입도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오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남인순 의원(더불어민주당·국회 부의장)은 16일 강원 원주시 국민건강보험공단 본부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비대면진료지원 및 전자처방전전달 시스템’의 구축 지연과 예산 축소 문제를 지적하며 조기 구축을 촉구했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개정 ‘의료법’은 보건복지부장관이 안전하고 효율적인 비대면진료를 위해 비대면진료지원시스템과 전자처방전전달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했다. 전문기관 위탁 근거도 마련했으며, 건보공단은 올해 3월 복지부로부터 사업을 수탁해 시스템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자료 : 국민건강보험공단
◆ 공단 요구 112.3억원→정부안 41.2억원…보안설비도 삭감
남 의원실이 건보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공단은 공공플랫폼 1개년도 사업비로 총 112억3000만원을 요구했다. 세부적으로는 △시스템 구축비 102억4000만원 △인건비성 수수료 7억8000만원 △홍보·교육 및 공청회 등 경비 약 2억1000만원이다.
그러나 복지부 수정 과정에서 사업비는 2개년 총 60억원으로 축소됐으며, 기획재정부 심의를 거친 2027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1년 차 사업비로 41억2000만원만 반영됐다.
특히 인건비성 수수료 7억8000만원과 홍보·교육·공청회 등 경비는 전액 삭감됐다. 시스템 구축비 역시 당초 102억4000만원에서 41억2000만원으로 줄었으며, 보안설비 분야를 중심으로 감액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플랫폼은 건강보험 자격정보와 진료·처방정보 등 민감한 개인정보를 다루는 시스템인 만큼, 보안설비 예산 축소가 시스템 안정성과 개인정보 보호에 미칠 영향을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남 의원이 시스템 준비현황을 질의하자 강청희 건보공단 이사장은 “1차, 2차로 나눠서 예산이 오는 것으로 보고받았다”며 “60억원에서 41억원으로 줄어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출처: 보건복지부·국민건강보험공단
◆ 비대면진료 12월 시행…공공플랫폼은 2028년 개통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담은 개정 ‘의료법’은 오는 12월 24일 시행된다. 그러나 건보공단의 계획에 따르면 공공플랫폼은 2027년 1월 본격적인 시스템 구축에 착수해 같은 해 10월 시범운영을 거쳐 2028년 상반기에 대국민 서비스를 개시할 예정이다.
현재 민간플랫폼에서는 의료기관 탐색부터 비대면진료, 처방전 전달, 약국 선택까지 하나의 앱에서 이뤄지고 있다. 공공플랫폼 도입이 늦어질수록 환자의 이용 습관이 민간서비스 중심으로 형성되고, 의료기관과 약국의 플랫폼 의존도도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다.
남 의원은 “올해 말에 비대면진료는 시행되고 공공플랫폼은 2028년에 완성되면, 그 사이에 민간 앱이 다 차지하게 되는 것”이라며 민간플랫폼의 시장 선점을 우려했다.

◆ 중복처방·명의도용 방지 기능 지연 우려…예산 회복 촉구
비대면진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중복처방과 타인 명의 진료 등을 방지하고, 처방전 전달체계의 공공성을 확보하는 기능도 중요하다.
건보공단은 건강보험 자격·진료 관련 정보와 기존 ‘The건강보험’ 앱 등 공적 인프라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주요 기능은 △플랫폼 간 중복처방 차단 △타인 명의 진료 방지 △민간플랫폼에 가입하지 않은 동네약국으로의 처방전 전달 등이다.
제출된 공공플랫폼 서비스 흐름도에는 본인 확인을 시작으로 비대면진료 예약, 의료기관 및 의료진 조회, 전자처방전 발급·조회, 약국 선택과 조제 요청, 조제 수락 및 전자처방전 수신에 이르는 절차가 제시됐다. 다만 구체적인 구현 범위와 운영방식은 이번 자료에 제시되지 않았다.
남 의원은 “비대면진료법을 통과시킬 때 민간 플랫폼에 대응하기 위해서 공공플랫폼을 만들기로 한 것”이라며 “예산을 재정당국과 얘기해서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유주헌 보건복지부 건강보험정책국장은 “공단과 협의해서 최대한 신속하게 지원하도록 하겠다”며 “일정을 당길 수 있는 부분이 있으면 함께 협의해서 최대한 당기도록 하겠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