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제안한 도침·전동식 부항, 국제표준 신규제안 투표 상정

한약성분 프로파일링 시험법, 무연뜸 연기밀도시험방법은 기술보고서 개발 결의
국제표준 품질 향상 방안 논의 및 표준안 개발 위한 열띤 토론 이어져
전통의학 분야 제10차 ISO 국제표준 총회 개최…12개국서 226명 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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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국제표준화기구 전통의학 기술위원회(이하 ISO/TC249) 제10차 총회가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12개국 대표 및 ISO/TC249 협력기구인 WFCMS(세계중의약학회연합), WFAS(세계침구의학회), ISO 중앙사무국 관계자 등 221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기술위원회 설립 10주년을 맞이해 진행된 이번 총회에서 ISO/TC249 사무국과 각국 대표단 단장들이 전통의학 분야 국제표준의 품질 향상을 위한 방안을 논의한 가운데 한국, 미국, 일본, 호주 등은 현재 ISO/TC249 내에서 무분별한 성과 위주의 국제표준 제안이 급증함에 따라 표준의 품질이 저하될 수 있음을 지적하며, 국제표준 개발의 우선순위를 각각의 작업반그룹(Working Group·WG)에서 한정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한 ISO/TC249 사무국은 국제표준 개발의 단계별 업무에 따른 표준개발자 참고용 체크리스트를 제시했다.

이와 함께 ISO/TC249에서는 매년 국제표준 제정에 기여한 프로젝트 리더들에게 공로장을 수여하고 있는데, 올해에는 △전침용침 시험방법(한국한의학연구원 이상훈 책임연구원) △설진기(한국한의학연구원 김지혜 연구원) △무연뜸 일반요구사항(원광대학교 권오상 교수, 대요메디(주) 권영상 실장) △방제 코딩시스템(경희대학교 양웅모 교수) 표준의 프로젝트 리더들이 수상했다.

이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5월 제정된 ‘전침용침 시험방법’ 표준은 전침기에 사용되는 침의 안전성을 비교 평가할 수 있는 시험법으로, 여러 회사의 침을 동일한 방법으로 평가하고 전기 인가시 부식으로 인한 절침(折鍼) 위험도, 부식 산물의 생물학적 안전성 등을 상호 비교할 수 있도록 개발됨에 따라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전침 시술시 침 소재의 안전성 평가 기준을 마련, 안전한 한의 임상 시술이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또 ‘혀 영상획득시스템 1부–일반 요구사항’ 표준은 설진을 위한 혀 영상 촬영시 영상 촬영의 통일화, 호환성, 안전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개발·생산되고 있는 설진기의 사양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됨에 따라 세계시장의 주도권 선점은 물론 국가별로 달랐던 설 영상 데이터들의 통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산업통상자원부 표준기술력향상사업으로 개발이 진행된 ‘무연뜸 일반 요구사항”은 뜸 시술시 최대 불편사항인 연기 및 냄새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연뜸 기구의 품질 및 안전성에 대한 최소사양을 규정했다. 이를 통해 무연뜸 시술시 의료인 및 환자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뜸 시술을 꺼리는 서구권 국가에서 뜸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이번 총회에서 한국은 한약재 관련 작업반 WG1(3건), 한약제품 관련 작업반 WG2(1건), 침 관련 작업반 WG3(1건), 전자의료기기 관련 작업반 JWG6(1건), 의료기기 관련 작업반 WG4(2건)에서 총 8건의 프로젝트를 새롭게 제안했다. 이 가운데 도침, 전동식 부항 등 2건은 신규제안(New Proposal·NP) 투표에 상정키로 결의되는 한편 한약성분 프로파일링 시험법, 무연뜸 연기밀도시험방법 등 2건에 대해서는 기술보고서(Technical Report) 개발이 결의됐다.

이와 함께 작업문서 검토 및 신규국제표준안의 투표 상정 여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각 WG에서의 주요 이슈를 살펴보면, WG1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동시에 인삼 관련 표준을 각기 제안했다. 중국은 인삼의 기준 규격에 대해, 한국은 인삼 등급 기준에 대한 국제표준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양국의 의견 차이로 인해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차기로 미뤄졌다. 다만 중국이 제안한 ‘인삼의 재배년근 측정법’은 최신 기술 도입이 인정돼 기술보고서 형태로 개발하기로 결의됐다. 또한 다수의 개별한약재 표준이 제안됐으나 WG1에서 결의한 우선순위 100위 안에 들지 못해 청풍등, 황금 등 2건만 NP 투표가 상정됐으며, 한국한의학연구원 최고야 선임연구원이 제안해 개발 중인 ‘한약재 검경절차’는 기술보고서로 발간되기 위해 향후 투표가 진행될 예정이다.

WG2의 경우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한약(생약) 국제표준 개발연구’ 과제로 추진된 ‘한약재 벤조피렌 측정’의 국제표준 개발이 4월 승인된 이후 프로젝트 리더인 한국한의학연구원 강영민 책임연구원의 주도로 개발될 계획이다. 더불어 부산대 김정훈 교수가 제안한 ‘한약성분 프로파일링’ 시험법은 식약처의 기준을 토대로 한 기술보고서 개발을 목표로 제안해 채택되는 한편 이외에도 한·중·일 3개국 공동으로 개발 중인 ‘과립제 한약 제조절차 및 품질 보증 일반 요건’ 국제표준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WG3에서는 동방메디컬이 제안한 ‘도침’ 관련 제안의 NP 투표 상정이 결의됐고, 지난해 NP로 승인된 롤러침 역시 향후 전문가의 기술적인 검토를 통해 국제표준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또 한·중 공동으로 개발 중인 ‘매선침’은 국제표준 초안(DIS) 투표 진행이 결의됐으며, WG3에서 개발 중인 모든 침 관련 프로젝트에 한국의 동방메디컬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국제시장에서 우리 한방 의료기기 업체가 세계시장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주목할 만하다.

WG4에서는 2019년 발간된 무연뜸 표준의 후속 사항으로 원광대 권오상 교수가 제안한 ‘무연뜸의 연기밀도시험방법’의 기술보고서 개발과 함께 한국·중국·캐나다 등 3개국이 공동 개발 중인 ‘전기식 온구기’는 DIS 투표 상정이 결의됐다. 또한 한국, 중국, 일본 3개국이 공동으로 개발 중인 설진기 시리즈 표준인 ‘설진기 색상차트’, ‘설진기 시각기기’가 각각 다음 단계로 진입하기로 결정되는 한편 한국의 대요메디가 주도적으로 진행 중인 ‘맥진기’ 국제표준이 국제표준최종초안(FDIS) 단계에 진입해 올해 하반기에는 국제표준으로 발간될 계획이다.

WG5에서는 맥진, 설진 용어 표준이 각각 다음단계인 위원회 초안(CD) 투표 상정이 결의됐다. 특히 용어 관련 가장 중요한 이슈는 언어 표시 방식인데, ISO의 언어 정책에 근거해 경희대 인창식 교수가 제안한 TC249의 언어표현 정책에 대한 제안이 큰 주목을 받았으며, TC249 내에서 용어의 일관성, 통일성 및 조화를 목표로 언어 표현에 대한 TC249의 지침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JWG1에서는 한국한의학연구원 이승호 선임연구원이 TC215(의료 정보)에서 제안해 개발 중인 ‘전탕표시구조’의 기술시방서(TS) 발간이 합의돼 올해 내로 발간될 예정이며, JWG6에서는 상지대 신상훈 교수가 식약처의 관련 가이드라인을 기초로 한 ‘전동식 부항’ 국제표준을 제안해 NP 투표 상정이 결의됐다.

이밖에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지난 2일 ‘한국-베트남 국제표준화 분야 양자협력회의’를 개최, 베트남과 공동으로 국제표준 제안을 논의했으며, 특히 WG1에서 결의한 우선순위 100위 내에 있는 한약재 개별품목을 조사해 공동 제안하기로 협의하고, 추후 품목 선정을 통해 차기 회의에서 신규 아이템을 제안할 계획이다.

한편 한국한의학연구원은 식약처로부터 ISO/TC249의 국내 간사기관 및 한의학 분야 산업표준개발협력기관으로 지정받아 한의학의 국가 및 국제표준개발을 위한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보건복지부는 한의약 세계화 추진사업을 통해 일부 프로젝트의 표준화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총회의 대응 전략은 사전 전문위원회 및 분과위원회 회의와 국내의견 취합을 통해 결정되며, 현장 대응은 한국대표단에 의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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