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최근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고성규·이하 연구원)은 우간다 보건부 산하 천연물연구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양 국간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ABS)' 계약을 국내 최초로 체결했다. 이에 강영민 박사로부터 아프리카 전통 의약 자원에 주목한 이유를 들어봤다.
Q. 연구원 한약자원연구센터 강영민 책임연구원님의 소개를 부탁드린다.
약용식물의 식물생리학 및 유전육종학 전공을 바탕으로 산림자원학박사를 취득해 한약자원 연구하는데 적용하고 있다. 현재 한약자원 표준원물생산 및 혁신가공포제 기술 개발 연구를 하고 있다. 또한,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이하 UST) 스쿨 한의융합과학 전공에서 교수로서 우간다, 인도네시아, 한국 대학원생을 지도하고 있다.
Q. 최근 연구원이 우간다 보건부 산하 천연물연구소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한국과 우간다 간 체결한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ABS)’ 계약의 내용은?
연구원은 수년 전 우간다 보건부 천연물연구소(NCRI)와 MoU를 체결한 이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ABS센터의 지원을 받아 국내 최초로 한국-우간다 간 ‘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ABS)’ 계약을 완료했다. 이는 나고야의정서 체제 아래 생물주권 확보가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거둔 의미 있는 성과다.
특히 국내 한약재의 상당량을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아프리카 자원은 공급망 다변화와 생물주권 방어를 위한 전략적 요충지가 된다고 볼 수 있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한의학의 새로운 원료로 주목해 현지 식물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국내 도입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표적으로 아프리카 현지에서 오랫동안 질병 치료에 사용돼 온 식물들을 과학적으로 검증한 예로 아프리카벚나무(Prunus africana)는 전립선 비대증 및 전립선암 치료 효과가 알려져 있으나, 멸종위기종이라 관리가 중요하다. 천수근(악마의 발톱, Harpagophytum procumbens)은 관절염 치료제로 유명한 아프리카 자원으로, 국내 한약 자원 확장을 위해 연구 중인 대표적 사례다. 아스필리아 아프리카나 (Aspilia africana)는 당뇨, 말라리아, 암 치료에 전통적으로 쓰이는 식물로, 대량 증식법과 약리 작용을 분석하며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Q. 아프리카와 한국은 환경 등이 많이 다른데 아프리카를 중요하게 꼽은 이유는?
아프리카에서 우간다는 아프리카의 진주(The Pearl of Africa)라고 불린다. 특히 UST 한의학연구원스쿨의 졸업생들이 우간다에 있어 자원을 확보하고 정부부처에 대응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또 KOICA, KOPIA, KAPEX 같은 ODA사업을 통한 공동 연구 사례가 많아 그 사업 진행과 성과로 협업하고 있다.
한약재의 다변화 측면에서, 국내 한약재 550여 종 중 상당수를 중국에 의존하는 상황 속에서, 아프리카 자원은 공급망 다변화의 핵심이다. 단순히 자원 확보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의 민간요법을 한의학의 ‘기미(氣味) 이론’과 ‘포제(가공) 기술’이라는 플랫폼에 접목해 현대 약리학적으로 재해석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이를 통해 아프리카의 생소한 약초를 표준화된 한약재로 편입시키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Q. 연구원님이 언론에 언급한 바 있는 ‘新 문익점 프로젝트’를 설명한다면?
개념화된 ‘新 문익점 프로젝트’는 바로 이 지점에서 시작됐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생물다양성을 한의학의 새로운 원료로 주목해 현지 식물을 과학적으로 검증하고 국내 도입을 준비하는 것이 핵심이다. 한약이 세계화 되고 개발도상국의 전통의약소재가 한국의 한의학과 결합해 서양 의약에서 해결하지 못한 대체 보완 의약의 꽃을 피우는 게 목표다. Glocal CAM(국내외적인: Global+Local 합성어, (CAM)=Complementary and Alternative Medicine)은 국내뿐 아니라 온 세계가 함께 사용하는 전통의약의 경계확장이 비전이라 할 수 있다.
Q. 연구원과 우간다 천연물연구소 간 ABS(유전자원 접근 및 이익 공유) 계약과 이번 협력이 국내에 가져올 변화는?
아프리카 생물자원 연구가 한약 자원의 경계를 확장하고 국익을 증진할 소중한 기회임을 강조하고 싶다. 또한 우간다와의 ABS 계약을 필두로 우수한 아프리카 자원을 지속적으로 발굴해 활용하는 ‘新 문익점 프로젝트’가 한의학의 미래 성장 동력이 되길 기대한다.

Q. 해외 생물자원을 한약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해결할 과제와 정부·학계·산업계가 어떤 방향으로 협력해야 하는지.
첫째, 국산 대체 자원 개발(국산화) 및 국내 바이오-한의약 산업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 우리가 마주한 본질적인 과제는 ‘해외 우수 자원의 국내 토착화 및 산업 생태계 조성’이다. 기후변화로 인해 국내 약용작물 재배지가 변하고 있는 지금, 해외 유용 자원을 들여와 국내 환경에 맞게 순화·재배 기술을 개발하는 ‘포스트 나고야 시대의 국산화’가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해외 자원의 국내 유입 및 재배 실증단지 조성 등 대규모 R&D 인프라를 전폭 지원해야 한다. 학계(연구원)는 국내 환경 적응성 검증과 함께, 성분 변이 여부를 추적하는 과학적 안전성 평가를 전담해야 한다. 그리고 산업계는 이렇게 검증된 토착화 자원을 계약 재배 등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받아 고부가가치 한약 제제나 천연물 신약으로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해야 한다.
둘째, 나고야의정서 등 국제 규제 대응과 국가 간 협력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다.
앞으로 해결해야 할 가장 큰 과제는 ‘해외 자원의 안정적인 수급과 국제적 규제(나고야의정서 등)의 선제적 대응'이다. 해외 자원은 현지 국가의 법제도 변화나 자원 보호 정책에 따라 수급이 불안정해질 위험이 크다. 따라서 과학적 검증을 넘어, 합법적이고 지속 가능한 자원 확보 체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 정부는 현지 국가와의 G2G(정부 간) 협력을 통해 법적·제도적 장벽을 낮추고, 자원 부국과의 공동 연구센터 설립을 지원해야 한다.
학계는 현지 자원의 유전체 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표준화 가이드라인을 선제적으로 제시해야 하며, 산업계는 현지 자원 가공 인프라에 초기 투자를 진행해 상생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이 삼각 편대가 유기적으로 움직일 때 비로소 해외 생물자원이 안전한 한약 자원으로 거듭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