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민심 신중하고 세심히 살펴야”

한의협, 서울시한의사회 분회장 간담회 개최
최 회장, 처방전 공개 관련 회원과 인식의 간극 인정
DUR 선제적 요구 보류, 처방공개 최소화로 선회
악의적 가짜뉴스로 악화가 양화 구축 못하게 협조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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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지난 13일 서울시한의사회 회의실에서 가진 서울시한의사회 임원 및 분회장과의 정책간담회에서 분회장들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일선 회원들의 목소리에 좀 더 귀를 기울여 심리적 저항감을 갖지 않도록 해줄 것을 당부했고 대한한의사협회 최혁용 회장 역시 회원들이 불안감을 갖게 한 데 대한 사과와 더불어 DUR 및 처방 공개 등의 문제에 있어 한발 물러선 입장을 밝혔다.

최 회장은 이에 앞서 지난 12일 가진 첩약 건강보험 토론회에서 회원들의 의견을 경청해 정책 추진에 녹여내겠다고 약속한 바 있어 이러한 변화가 일각에서 제기된 우려를 잠재울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의협 방대건 수석부회장이 진행을 맡은 이날 정책간담회에서 최 회장은 “회원들에게 신뢰를 충분히 주지 못하고 자보추나 과정에서 불안케 했던 점, 이로인해 불신을 받게 된 점이 안타깝고 죄송하다. 추나 건보로 자보에서 더 큰 이익이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들떠 유례없는 국토부의 행정해석과 새롭게 기준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서의 불안정성이 회원들에게는 고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예견하지 못했고 상황에 따라 손해를 보는 회원도 있다는 것을 신중하고 세심하게 살피지 못했다”고 사과했다.

이어 “이러한 것이 어떻게 보면 첩약 건보를 반대했던 소수가 목소리를 낼 여지를 준 것 같다. 첩약 건보 진입에 우리의 미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성공적인 첩약 건보를 위해 지혜를 모아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첩약 건보 시 첩약 단가에 대한 질문에 최 회장은 1제당(10일 분) 17~18만 원 선으로 협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도 자보첩약 수준은 보장해 주겠다는 입장이어서 적어도 15만원 밑으로 책정될 일은 없으며 만에 하나 그 이하로 책정하려 한다면 비급여로 남겨두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정부는 약가마진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지만 첩약은 제제약 처럼 약가 책정이 어려워 1제분의 약재비를 약 4만7000원 정도로 상한선을 정하는 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그러나 최 회장은 이러한 번거로움을 감내하기에는 비용이 너무 적기 때문에 실제로 약가를 받을 때는 정부도 자보방식의 포괄적 수가를 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첩약 건보 대상 한약의 처방 공개와 관련해 최 회장은 “처방전 공개에 있어서 일선 회원과 간극이 있는 것으로 보여 임의로 판단하지 않겠다”며 최대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수렴해 처방 공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DUR 도입 선제적 요구 방침을 보류하며 논의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시도지부장과의 협의를 거쳐 결정해 나가겠다고 선언했다.

정부에 DUR 도입을 먼저 요구하고 건보 적용 대상 첩약에 들어가는 한약재의 용량을 제외한 종류를 공개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존 방향에서 한발 물러선 것.
한약재는 규격품 한약재로 제조되기 전에는 농산물로 유통이 되고 식약공용한약재도 많아 처방 공개 시 자가조제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는 일선 회원들의 우려를 반영한 것이다.

2012년에 한의계가 합의하지 않으면 첩약 건보를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건복지부의 공문까지 받아 제시했음에도 거짓 선동을 앞세워 의도적으로 파기시켰던 전례가 있었던 만큼 건전한 비판이 아닌 악의적으로 훼손하려는 시도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도 뒤따랐다.

이에 최 회장은 “가보지 않은 미래이기에 불안할 수 있다. 회원들의 불안감을 충분히 이해한다. 새로운 정책으로 실제 피해를 보는 분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가짜뉴스는 적어도 막아야 한다. 100%가 찬성하는 정책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반대 의견도 그대로 안고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일이 없도록 분회장님들이 도와달라”고 답을 대신했다.

추나 급여화와 관련해서는 횟수제한이 회원들의 심리적 저항감을 키웠다는 지적에 최 회장은 단가를 지켜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시범사업 그대로 본사업에 들어갈 경우 재정이 8000억 원 이상 들어가게 돼 본사업 추진이 무산될 위기에서 정부 예상 소요재정과의 절충이 필요했다.
횟수 제한은 추나 치료의 효과를 본 국민들이 앞으로 풀어줄 것으로 생각해 단가를 지켜내면서 상병명을 통제하고 교육이라는 허들과 횟수 제한을 받아들여 소요재정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질책과 당부도 이어졌다.
“분회원들과 대화해 보면 기존에 많은 환자에게 추나시술을 해왔던 곳에서는 손해가 있지만 그렇지 않았던 대다수의 회원은 추나급여화로 많은 혜택을 보고 있다는 반응이어서 대부분의 회원이 손해를 봤다는 일각의 문제제기에 동의하지 않는다. 다만 사전에 경고했고 그럼에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뒤늦게 회복시키려해 신뢰를 잃었다. 이것은 사과해야할 부분”이라며 “그래도 빨리 대처해 일궈낸 능력을 견지해 앞으로 같은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약제제 시장의 확대가 첩약시장의 위축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최 회장은 제제사용이 활성화되면 첩약 사용이 줄어들 개연성은 있지만 첩약에 대한 새로운 가치를 재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중국의 경우 제제급여화에 이어 2000년 후반에 첩약 급여화를 실시했으며 이후 첩약 사용이 20%씩 늘어났다.
환자 개개인에 대한 맞춤치료에 중점을 둔 중의사들이 첩약으로 거의 옮겨갔기 때문이다.
또 제제를 많이 사용하는 함소아한의원 네트워크의 경우 제제사용 비중이 높을수록 환자의 한약 순응도가 높은 것을 확인했다.
꾸준하게 관리할 수 있는 약이 있으면 메인인 첩약에 대한 순응도 또한 높아진다는 것.
따라서 사용할 도구가 많아지면 이를 조합하는 과정에서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 이날 정책간담회에 참석한 서울시한의사회 임원 및 분회장들은 △자보에서 복잡추나 및 약침과 추나의 합산 문제 해결 △원내탕전이 사라지거나 관리가 엄격해질 것에 대한 우려 불식 △과거의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밑바닥 민심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질 것 △회원들의 심리적 저항선을 제대로 파악해 사전에 대처할 것 △이해상충의 문제에서 회원들이 믿을 수 있는 약속을 해줄 것 등을 요청했다.

한편 서울시한의사회 홍주의 회장은 마무리발언을 통해 “찬성과 반대를 떠나 고비가 많은 정책들이다. 그래서 불안해 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논리적으로 완벽하고 제도적인 부분에 허점이 없도록 보완해 회원들에게 신뢰를 주도록 노력해 달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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