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이제는 한의의료기관에서”

한의원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법 및 활용 처방 등의 근거 제시
한의협, ‘한약제제 활용한 치매 관리의 근거와 효과’ 세미나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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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최근 한의약을 활용한 치매 예방 및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국회토론회가 개최돼 활발한 논의가 진행된 가운데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는 지난 1일 한의협회관 대강당에서 ‘한약제제를 활용한 치매 관리의 근거와 효과 세미나’를 개최,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진단법 및 치료방안 등에 대한 다양한 견해가 발표됐다.

한약제제 활용, 진정한 치매국가책임제 완성하는 ‘해법’
최혁용 한의협 회장은 개회사(송미덕 한의협 부회장 대독)에서 “치매는 본인뿐 아니라 그 가족이 함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노년층의 치매를 예방해 윤택하고 건강한 노후의 삶을 보장하는 것은 고령사회에 접어든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최우선과제”라며 “이러한 점에서 한의약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어르신의 건강 관리, 특히 치매에 대한 예방과 치료를 위해 한국과 일본 등에서 근거 및 임상효과가 입증된 처방을 이용한 한약제제를 일선 한의원에서 활용하는 것은 ‘건강한 100세 시대’를 위한, 또한 진정한 의미의 치매국가책임제를 완성시킬 수 있는 훌륭한 해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는 △한의원 치매 진단과 처방 선정-유용한 진단스케일과 권장하는 처방(최성열 가천대 한의대 한방신경정신과 교수) △인지장애 치료의 최신 동향-왜 치매의 주변증상에 주목하는가(고호연 세명대 한의대 한방순환신경내과 교수) △일본의 AD 진단, 치료의 최전선-한방제제의 역할과 가능성(미야자와 지로 삿포르 토키야병원장·일본신경정신과전문의)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최성열 교수는 발표에서 “치매관리법에서 한의사는 치매를 진단할 수 있는 주체로 명시돼 있음에도 치매특별등급 의사소견서 발급에는 한방신경정신과전문의로만 제한받고 있는 현실이며, 이로 인해 한의사의 역할을 제한받고 있는 실정”이라며 “치매에 대한 한의치료가 유효성이 높다는 근거들이 논문들을 통해 속속 입증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제도적인 제약은 국민들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동시에 불편을 야기하고 있으며, 한의사의 치매 진단 및 치료권 침해와 더불어 우리나라 의료인력의 효율적인 배분·활용에도 위배되고 있다”고 운을 뗐다.

MMSE의 대체 가능한 Me-CDT의 활용방안 강구
최 교수는 치매 진단을 위해 △인지기능평가 △일생생활능력평가 △행동심리증상평가 △치매원인질환 등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게 되며, 인지기능검사 도구인 K-MMSE, CDR, GDS, K-MoCA 등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과 함께 일본에서 개발돼 활용되고 있는 Me-CDT를 한의사가 적극 활용해 한의사만의 검사도구로 활용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교수는 “K-MMSE가 치매의 선별도구라면, CDR은 치매의 중증도 평가에 활용되고, GDS는 CDR에 비해 초기 인지장애를 세분화한 특징을 갖고 있으며, K-MoCA는 경도인지장애 평가시 활용되고 있다”며 “특히 치매 정밀검사 진행 여부에 대한 간편한 지표 개발을 목적으로, CDT에 근시기억과 지남력의 지표가 되는 신경심리학적 검사를 더한 Me-CDT(Memory-entailed clock drawing test)는 3분 정도로 간편하게 시행할 수 있으며, 다양한 검증을 통해 MMSE의 대체 사용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어, 한의계에서도 이에 대한 활용방안이 모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또 한의치료에서 치매를 변증하는 방법 및 억간산·가미온담탕·당귀작약산 등의 한약 치료와 침 치료에 대한 근거자료를 제시하는 한편 현재 진행되고 있는 치매 한의표준임상진료지침에 대한 개발과정에 대해 소개했다.

특히 최 교수는 “치매에서의 일차진료 의료인으로서의 한의사는 MMSE-DS, K-MoCA, Me-CDT 등을 활용해 진단하고, 정확한 진단을 바탕으로 한 한·양의간 협진 등을 통해 인지기능 문제 및 치매 주변증상에 대한 한의치료를 적용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의계의 지속적인 노력 및 정부 차원의 제도 개선을 통해 일선 한의원에서도 치매환자를 볼 수 있는 진료여건이 하루라도 빨리 조성되길 바라며, 이는 곧 치매 환자 및 가족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치매 주변증상, 가족과 가정 붕괴 초래하는 주된 원인
이와 함께 고호연 교수는 “실제 임상에서 치매 환자를 진료하면서 가족들이 가장 힘들어하고, 가정의 붕괴까지 초래하게 되는 주된 원인은 환자의 인지기능장애보다는 폭력, 폭언, 성격장애, 망상 등과 같은 치매의 주변증상”이라며 “이같은 이유로 가족과 사회를 위해 주변증상은 반드시 관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이어 “현재 치매주변증상에 사용되는 치료약 가운데는 승인된 것이 없으며 대증요법으로만 사용되고 있지만, 문제는 지속적인 투여시 어지럼증, 인지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이라며 “이같은 이유로 일본에서는 한약제제에 주목하게 됐고, 실제 억간산의 경우에는 일본 치매치료가이드라인에서 주변증상 발현시 제1선택약으로까지 분류되는 등 한약제제가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고 강조하며, 억간산·조등산·당귀작약산·가미귀비탕·인삼영양탕·팔미지황환·공진단·건뇌탕·조위승청탕 등을 활용한 주변증상 개선과 관련된 논문자료를 제시했다.

고 교수는 “가미귀비탕의 경우에는 도네페질과의 병용투여시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확연하게 지연되는 결과가 확인됐다”며 “또한 억간산을 투여한 이후 효과가 없을 때 가미귀비탕이 효과가 있다는 보고도 있어 억간산의 대체제로도 활용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더욱이 치매의 핵심증상인 인지장애도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미야자와 지로 교수는 현재 일본에서 진행되고 있는 치매 진단에 대한 최신 연구동향 설명과 함께 Me-CDT의 활용법, 일본에서의 한약제제 활용에 대한 다양한 설명을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일본, 치매 주변증상에 억간산가진피반하 사용 증가추세
지로 교수는 “일본에서 한약제제를 처방하는 의사는 전체를 놓고 보면 89%의 의사가, 또 정신과로 국한해서 보면 92%의 의사가 처방하는 등 전체적으로 약 90%의 의사가 한약제제를 활용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는 치매 주변증상에 활용하는 대표적인 한약제제로 ‘억간산’이 있으며, 최근에는 진피·반하가 추가된 억간산가진피반하의 처방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흥분하기 쉬우며, 정신불안, 초조감을 수반하는 경우에 활용되는 ‘억간산’에 기억장애개선 작용 및 연동조정·제토·진정 작용을 가진 반하·진피를 가함으로써 억간산보다 신경증상이 강하고, 오심이나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을 수반하는 경우에 활용한다는 것이다.

억간산가진피반하의 실제 효과로 도네페질을 복용 중인 AD 환자 중 주변증상에 효과가 불충분하거나 악화 혹은 소화기계 부작용으로 도네페질 복용 지속이 곤란한 환자를 대상으로 억간산가진피반하를 8주간 투여한 결과를 제시했다.

가미귀비탕의 인지기능 개선, 한·일 공동 연구 기대
지로 교수는 “이 연구에서 폭언, 불온 등의 공격성을 중심으로 한 주변증상에 대해 특히 억간산가진피반하가 유효하며, 치매 간병인의 피폐를 증강시키는 주된 요인인 간병 저항이나 공격성을 경감시킨다는 결과를 확인했다”며 “또한 아세틸콜린에스테라제 저해제 복용시 부작용으로 발생하는 소화기계 장애 증상을 개선시켜 도네페질의 장기간 복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지로 교수는 이어 “또한 한약제제 중 가미귀비탕과 도네페질의 작용기전을 비교·분석한 결과 인지기능에 대해 작용하는 기전이 서로 달라 병용시 상승작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에서도 가미귀비탕의 인지기능 개선에 대한 연구는 초기 단계인 만큼 한국에서도 관련 연구를 진행해 자료를 같이 공유해 나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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