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협정 진행하다 전쟁 선포한 격…황당”

최혁용 회장, 의협의 일방적 한의정 협의체 파기 강력 비판
의사 독점 구조 철폐와 국민건강권 수호 위한 기자회견

기자회견3

[한의신문=윤영혜 기자]12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회관 5층에서 열린 ‘의사 독점구조 철폐와 국민건강권 수호를 위한 기자회견’에서 최혁용 회장은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의 일방적인 한의정 협의체 폐기 발표를 두고 “평화협정 진행하다 전쟁을 선포한 격”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최 회장은 “해당 합의문은 지난 3년간 심지어 의협의 거듭된 수정 요청을 받아주며 한의협, 의협, 복지부 3자가 간신히 찾은 접점”이라며 “그래놓고 책임이 한의계에 있으니 한의대를 폐지하고 한의사를 고사시키는 새로운 합의안을 만들어 제안하겠다고 나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의협과 의협 양 단체 협회장과 보건복지부 고위 관계자가 같은 날 한 자리에 모여 세부적인 문구 작성까지 합의해 가며 문건을 만든 뒤 각 단체 내부를 설득하기로 했으나 의협측이 실패해 놓고 오히려 내부 반발을 의식해 한의계를 역으로 공격하고 나왔으니 황당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협의체, 파행까지 진행상황은?

한의정 협의체의 시작은 박근혜정부 때인 지난 2014년 12월28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국무조정실이 발표한 규제기요틴에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 제약이 포함됐고 이듬해인 2015년 4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두 단체의 입장을 청취한 뒤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현안 해결에 나설 것을 주문하면서 협의체가 구성됐다.

그러나 협의체가 본격 시작된 지난 2015년부터 의협은 단순히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만 논의하는 것은 불가하다며 의료일원화라는 큰 틀에서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의협의 떼쓰기는 당시 국회 공청회에서도 주제와 벗어난 일원화 주장으로 시종일관 논지를 흐려 공청회 참석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결국 한의계는 이러한 의협의 ‘의료기기 사용’이 아닌 ‘의료일원화’로 의제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을 받아들여 협의체를 가동시켜 나갔다.

그렇게 3년간 수정을 거듭하며 어렵게 완성된 2018년 8월31일자 합의문에는 1항에 교육 통합에 대한 내용을, 2항에는 기존 면허자 통합에 대한 내용이 담길 수 있었다.

◇‘기면허자 통합’이 불씨의 화근

이날 그간의 진행 상황을 상세히 설명하고 나선 최혁용 회장은 “1항에 교육과정 통합을, 3항에 기면허자 통합 내용을 담고 구체적 실행 조직으로 의료발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게 협의체에 참석한 각 기관 대표단이 모여 합의한 사항”이라며 “그런데 의협에서는 해당 내용 중 기존 면허자에 대한 면허 ‘통합방안’이란 단어가 내부 회원들의 반발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니 ‘해결 방안’으로 바꾸면 설득할 수 있겠다는 의사를 한의협과 복지부에 전달해 기다렸는데 갑자기 기자회견을 열어 뒤통수를 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한의계 내부의 격론도 만만치 않았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대표단이 이미 모여 합의한 내용인데 문구를 자꾸 수정하다보면 의협의 일방적 주도에 끌려 다니는 모양새가 되고 한의계가 손해보고 물러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계속됐다는 것. 최 회장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합의 정신에 입각한 교육 통합과 면허 통합이 미래 의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중요한 시대적 과제라 생각해 대승적으로 수정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한 마디로 한의계 내에서는 이미 양보를 많이 해 이 조차도 통 큰 결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어 최 회장은 “최대집 회장이 협의체에 참석할 땐 분명 진정성이 있었다고 보지만 결과적으로 내부 설득에 실패했으면 안타깝게도 설득되지 않았다고 하는 게 협상에 임했던 한의협과 복지부에 대한 성실한 자세일 것”이라며 “그런데도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열어 3년간 협상에 임해온 상대를 부정하는 거친 언사를 써가며 협상이 아무것도 아닌 양 호도하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향후 협의체 재개와 관련해서는 “지금이라도 의협이 찬성하면 우리는 서명할 것”이라면서도 “적어도 복지부가 양 단체 불러다 놓고 합의할 때까지 기다리고 아무것도 안하겠다는 식이라면 천년, 만년해도 의미가 없고 복지부 역시 합의문이 불발돼 협의체에서 논의하는 건 어렵다고 보는 상황”이라고 밝혀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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