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남․북이 동질성 갖고 있는 유일한 분야…남북 교류의 주도적 역할 가능

한의학 앞세워 보건의료 영역부터 장기적․체계적 교류 확대
남북 보건의료협력 증진 관련 법 제정 및 실천 필요
제6차 한의약보건정책포럼 개최

DSC08769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지난 4월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에 이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최근 한반도 평화시대의 새로운 장이 열리고 있다. 그러나 분단 이후 각기 다른 길을 걸어온 세월만큼 어디에서부터 접점을 찾아 지속가능한 안정적인 남북교류의 가교를 만들어가야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이러한 가운데 남북간의 사회, 경제, 정치 모든 분야에서 거의 유일하게 동질성을 유지하고 있는 전통의학 분야를 중심으로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을 추진한다면 인도적, 학술적, 산업적으로도 접근이 가능해 상호교류의 명확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제시됐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과 한약진흥재단의 공동주최로 지난 24일 국회의원회관 제9간담회실에서 ‘남․북 교류를 대비한 한의약 역할 강화 방안’을 주제로 열린 제6차 한의약보건정책포럼에서다.

‘한의학 분야 남․북 교류활동’에 대해 주제발표한 최문석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부회장에 따르면 한의학 관련 남북교류는 한의협이 1999년 타 보건의료 관련 단체들과 더불어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의 협력 본부 구성단체로 지정되면서부터 시작됐다.
2001년 7월 1차 방북에 이어 이후 2008년 7월까지 총 13차례의 방북과 북 조선의학협회 고려의학 부분과 상호 의향서 교환(2002년 6월), 한약자원 효과적 이용을 위한 상호협력, 고려의학종합병원 현대화 설비 지원, 민족의학연구사업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

2008년 이후 금강산 및 북핵 문제 등으로 직접적인 교류가 단절됐지만 한의협은 2014년 보건복지부 ‘한의약 해외거점구축지원사업’의 일환으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태평양국립의과대학에 유라시아 의학센터를 설립, 향후 안정적인 남북 교류협력 추진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향후 계획으로 △한의학-고려의학 연구 협력 확대 △남북 민족의학 전문가 공동 연구 추진 △남북 한약재-고려약재 공동 개발 및 치 제조 공장 설립 추진 방안을 제시한 최 부회장은 보건의료 영역의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통일전략 수립을 위해서는 우선 보건의료 인력 역량 강화, 보건의료 체계 강화, 보건의료 교수 역량 강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다만 최 부회장은 “동서독 통일 과정을 살펴보면 보건분야의 교류협력이 쟁점이 적고 체제에 부담이 적어 통일 20년 전부터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을 진행해 온 만큼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한의학과 다른 보건분야의 다각적인 협력과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남북 보건의료협력 증진 관련 법 제정 및 실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의학 학술기반 남북교류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표한 송호섭 대한한의학회 부회장은 “남북 교류에서 중요한 것은 동질성”이라며 “다양한 남북교류 중에서도 민족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면서 일방적으로 누구를 지원하는 방식이 아닌 서로 자존심을 상하지 않으면서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한의학”이라고 말했다.

이와함께 향후 대한한의학회의 추진 예정 사업으로 △탈북 의료인 및 고려의학 연관 전공자들 대상 인터뷰 및 질적 분석 수행 △문헌 기반 고려의학․학술 연구 동향 및 임상특징과 실태 파악 △한의학 기반 남북한 공동 R&D 수행 기반 마련 △대한한의학회와 북한 고려의학 관련 학회 간 학술 교류 시도 △통일 후 대비 남북 한의학 면허 통합 연구 진행 등을 제시했다.

이어 △강영식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 △이하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종자보전연구실 팀장 △신영종 나우중의컨설팅 대표 △이준혁 한국한의학연구원 한의학정책연구센터장 △황정 한약진흥재단 책임연구원이 참여한 토론에서는 한의약 클러스터 조성과 고려의약품 생산공장 설립, 북한 취약계층에 실질적 지원을 위한 한약 활용 영양보조제 공동개발, 한의계 내 전문적인 대북지원단체 설립, 한반도 기반 한약자원 확보 및 보존, 컨트롤타워의 필요성 등을 조언했다.

DSC09284

한편 이명수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비롯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윤종필 자유한국당 의원,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 현수엽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장 등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서 이응세 한약진흥재단 원장은 “우리 정부는 판문점 회담 이후 후속조치로 남북고위급회담을 통해 발빠르게 민간 교류협력과 함께 정부 간 교류협력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번 포럼은 이러한 정부의 후속조치와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며 “민족의 화해를 염원하는 한의계의 오랜 구상이 국회와 정부의 정책에 투영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만큼 한의계 내의 남북사업에 대한 지혜를 다시 한번 모아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여야 국회의원들은 남북 간 거의 유일하게 동질성을 갖고 있는 전통의학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남북 교류의 바람직한 발전방안을 제시하고 한반도에 혁신적인 미래를 열어줄 것을 당부했다.

이명수 위원장은 “한의학이 가진 학문적, 치료 효과적 측면은 물론 비정치적, 인도적 측면은 다른 분야에 비해 상호교류 시 호혜적 이익을 창출할 수 있다”며 “한의학이 남북교류 활성화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실질적인 추진이 이뤄진다면 우리민족의 위대한 유산인 한의약이 세계화돼 중국과 일본을 넘어선 국부창출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기동민 의원도 “남북이 진심으로 하나될 수 있는 소통의 통로가 바로 민족의학”이라며 남북관계가 진전되고 이를 한의학이 선도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할 것을 약속했다.

윤종필 의원 역시 “남북 교류는 예측가능한 부분부터 시작해야 하며 그러한 측면에서 동질성을 갖고 있는 한의약 분야가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해주면 보건복지위원들이 뜻을 모아 적극 돕겠다”고 말했다.

최도자 의원은 “한의약이 우리민족의 우수한 유산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서 정책 제도적으로 많이 소외돼 왔다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한의학이 국내 갈등구조를 벗어나 남북간의 교류와 협력의 시대를 열어갈 시작점이 될 것이란 전망과 함께 특히 나고야의정서 등 생물자원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급속히 증가하는 상황에서 남북한 한약자원을 지켜 각자 연구해온 한의학 논의를 통해 다양한 한약제제 및 치료기술을 발전시킨다면 민족공동체로서 진일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을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방대건 한의협 수석부회장은 “남북이 함께 공유하고 있는 실용과학이자 민족의학인 한의학을 통해 상호 교류를 확대하고자 협회 내 남북민족의학협력위원회를 구성, 남북교류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우리 민족의 의학인 한의학을 통해 남북간 보건의료분야의 교류를 더욱 활성화하고 나아가 이를 통한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통일의 기틀을 다지는 민족의 숙원사업에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의신문(www.akom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