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의 한의학이 만난다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 평양의학대학 고려의학부 협의회 초대 추진
이재동 경희대 학장 제안…북경중의대이 중계자 역할 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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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신문=강환웅 기자] 한반도의 전쟁 위협을 해소해 평화의 분위기를 마련하기 위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치적 사안과는 별개로 한의학 측면에서 남과 북이 만나는 계기가 마련되고 있어, 남·북한 한의학의 학술 교류의 가능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동 학장(경희대학교 한의학과)은 지난달 25일부터 26일까지 대만 타이중의 중국의약대학에서 개최된 ‘제10회 세계전통의학대학협의회(이하 GUNTM)’에 참석, 회의의 중요 안건으로 평양의학대학 고려의학부 학회 초청을 제안했다. 이 학장의 제안은 모든 회원대학의 동의를 받아, 북한의 한의학(고려의학)이 세계 학회로 나와 교류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됐다.

북한은 ’95년 냉전 전에는 동유럽과의 교류로 서양의학이 많이 유입됐었지만, 점차 경제가 어려워지고 세계적으로 고립되면서 열악한 현대의학 수준을 보완키 위해 ‘고려의학’으로 불리는 전통의학에 대한 의존도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북한에서는 그동안 민간요법이나 전통의학을 체계화시켜왔으며, 치료법을 약 5만 가지로 정립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이 학장은 “익히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재 북한 주민의 80% 정도가 고려의학에 의존하고 있다”며 “5만 가지로 정립된 치료법 중에는 북한 사람들은 발견하지 못하는 의외의 부분들, 즉 해외에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진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향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서로의 전통의학의 폭을 넓히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제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GUNTM에서는 평양의학대학과의 소통은 북경중의약대학이 담당하기로 하고, 관련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TFT도 구성하는 등 본격적인 대응에 나설 방침이다.

또한 내년 홍콩 침례대학에서 주최할 예정인 ‘제11회 GUNTM 회의’에서 대만중의약대학을 팀장으로 평양의학대학을 초청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는 것은 물론 궁극적인 목표로 빠른 시일 내에 GUNTM 회의를 평양에서 개최하는 것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학장은 “우리의 제안에 중국측의 좋은 반응을 보았다”며 “북경중의학대학이 중계자의 역할을 해준다면 북한과 전통의학의 정보를 공유해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전했다.

이와 함께 회의와 함께 진행된 국제컨퍼런스에서는 초정강연자로 이혜정 경희대 한의대 교수가 ‘파킨슨병에 대한 통합의학적 기여’라는 주제로 발표하는 한편 고성규 경희대 한의대 부학장은 ‘종양환자의 식욕부진에 대한 십전대보탕의 유효성과 안전성 임상시험 연구’에 대해, 또 이상훈 경희대 국제한의학교육원장은 ‘심혈관질환에 대한 저출력 레이저 요법’에 대한 발표하는 등 한국 한의학 연구의 우수한 성과를 소개했다.

또한 경희대학교 대표단은 리원화 대만중의약대학 총장과 별도의 면담시간을 갖고, 양교간의 오랜 우의를 바탕으로 향후 전통의학 교육 및 연구의 선진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번 회의에는 말레이시아의 퉁쿠 압둘 라만 대학의 중의학 연구센터에서 옵저버로 참여했으며, 연례회의 이상의 구체적 교류 활성화를 위해 각 대학 1인씩 참여하는 실무자 모임을 갖고 기금 마련에 대한 논의도 진행됐다.

한편 GUNTM은 지난 2009년 경희대의 제안으로 만들어진 협의체로, 현재 한국을 포함한 중국, 일본, 호주, 대만, 홍콩 등 6개국 7개 대학(경희대, 북경중의약대학, 광주중의약대학, 중국의약대학, 홍콩침회대학, 메이지국제의료대학, RMIT대학)이 참여해 각 대학의 전통의학 교육과정과 연구, 임상을 공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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