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 의료일원화 합의 이뤄지기 바란다”

중국식 이원적 일원화가 가장 실현성 높은 대안
직능 간 갈등 줄고 국민 위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될 것
의협의 첩약 안전성 문제 제기는 ‘프로파간다’에 불과해
한의협, 보건의약전문지 기자간담회 개최

DSC_0828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최혁용 대한한의사협회장은 2020년이 의료일원화 합의 도출을 위한 적기이고 이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리고 중국식 이원적 일원화를 통한 점진적 통합이 한·양방 간 첨예한 갈등을 국민을 위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시키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4일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 5층 대강당에서 보건의약전문지 기자간담회를 가진 최 회장은 43대 집행부가 하고자 하는 일로 △한약(첩약, 한약제제, 약침 포함)의 급여화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사용 △한의대의 세계의과대학목록(WDMS) 재등재를 제시하고 이를 위한 방법으로 연대와 정부가 하고자 하는 보건의료시스템 개혁에 적극 동참해 한의사의 역할을 찾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궁극적 목표는 의료일원화 즉 면허통합으로 한의사가 온전히 의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며 그 중간 목표가 ‘1차의료 통합의사’임을 강조했다.

이날 최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전통의학이 활용되고 있는 중국, 일본, 대만과 달리 국내 한의사 진료가 근골격계 질환에 집중돼 있는 것은 정작 중요하고 강력한 치료수단인 한약이 급여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한약 활용에 왜곡을 가져왔고 환자가 자부담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을 국가가 그대로 용인한다는 것도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2012년 첩약 급여화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까지 통과했으나 실행과정에서 한의계의 반대로 보류된 바 있지만 이제 한의계도 찬성하고 있는 만큼 반드시 급여화가 돼야 한다.

한약제제 역시 급여화가 필요하다.
한약제제는 가장 진보한 한약으로 임상 3상을 통과해 효능과 적응증이 확립된 천연물신약이나 천연물의약품을 포함한다.
약국에는 이미 1500종의 한약제제가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약이 보험급여화 되면 환자들은 가벼운 부담으로 다양한 질환을 치료받을 수 있게 된다.

약침도 급여화가 요구된다.
약침은 한약의 투여경로가 변경된 것으로 한약 주사제라고도 할 수 있다.
중국에서는 100종 이상의 한약 주사제가 있으며 우리나라 역시 다양한 약침이 있지만 급여화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으로 약침행위와 약침액이 급여화되면 많은 국민이 혜택을 보게 된다.

한의사의 현대 의료기기 사용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다.
이미 법적, 제도적으로 한의사는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로 진단을 하고 있다.
KCD로 진단을 하게 해놓고 그 진단을 위한 도구를 주지 않는 것은 누가 보더라도 불합리하다.
특히 의사, 치과의사는 물론 치위생사, 방사선사, 심지어 이공학계 석사학위 소지자도 가능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에서 한의사는 배제돼 있다.
이는 법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한의계는 KCD의 실효적 사용을 위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전제로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에 한의사가 포함되도록 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WDMS에 한의대 재등록 문제는 한의 인력의 해외 진출에 있어 한의대가 의사로서의 역량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보고서에서도 한의사의 원활한 해외 진출을 위해서는 WDMS에 한의대가 등록되고 미국 의사 면허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다만 중국의 중의대, 베트남의 전통의대도 다 포함돼 있는 WDMS에 우리나라 한의대가 빠지고 이후 지금까지 재등록이 되지 않는 데에는 직역 갈등이 핵심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일을 해결하기 위해 최 회장은 “외부와 연대하고 정부 방향에 적극 동참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의료일원화는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와 연대가 필요하다.
그런데 2010년에도 2015년에도 사실상 합의를 이뤄낸 바 있다.
그래서 최 회장은 “2020년 정도가 합의의 적절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보건복지부가 잘 중재해 의협과 한의협이 근사한 일원화를 이뤄내기를 바란다. 의협과 충분히 소통이 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첩약 급여화를 위해서는 한약조제약사와 한약사와의 연대가 필수적인데 첩약 급여화는 의약분업이 불가능한 만큼 과거 약국보험 방식이 적합한 반면 한약제제는 의약분업이 용이해 각 직역이 자신의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고 임하면 된다는 게 최 회장의 구상이다.

이외에도 치과의사와는 문케어를 통해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서 한의와 치과분야가 더 많이 급여화 될 수 있도록 연대할 필요가 있으며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과도 광범위한 연대를 통해 구체적인 정책 실현 가능성을 높여 나가겠다는 생각이다.

이와함께 정부의 보건의료시스템 개혁에 적극 동참해 1차의료영역에서 한의사의 역할을 강화하고 치매 국가책임제 및 장애인 주치의제에 한의사의 참여를 확대하며 한의사 제도가 의료의 공공성에 더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전개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러한 방법을 통해 최종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목표는 한의사가 역할, 영역 제한 없이 온전한 의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며 이를 다르게 말하면 면허의 통합이고 일원화다. 그래서 임기 동안 의료일원화를 반드시 이뤄낼 것”이라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최 회장은 이를 위한 중요한 교두보 즉 중간목표가 ‘1차의료 통합의사’라고 말했다.
이어 ‘1차의료 통합의사’는 편하게 주치의 제도로 말할 수 있으며 한의사는 주치의 역할에 가장 적합한 직군이라고 설명했다.
양의사와 달리 한의사는 질병을 보기보다 사람을 보고 개인이 아니라 가족과 사회를 보도록 훈련된 전문가들로 환자와 처음 대면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든 요소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질병의 패러다임이 만성질환으로 변한 상황에서 이러한 역할을 할 직능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

다만 최 회장은 “이러한 역할을 하는데 의사나 한의사 모두가 동등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때 우리사회가 필요로하는 일원화 제도가 세팅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기자들은 과연 의협과의 합의가 가능할 것인지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최 회장은 “2010년, 2015년에도 이미 합의한 바 있는데 2020년에 다시 합의하지 못하리라는 법이 있겠는가?”라며 의료일원화 논의에 대한 외적인 압력을 언급했다.

최 회장에 따르면 먼저 우리나라 의사수가 OECD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만성병 중심으로 질병이 변해 과거의 보건의료시스템으로는 지속성이 없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그리고 사회적 갈등이 지나치게 많다.
보건의료 갈등의 80%가 의사와 한의사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회색지대를 쌍방이 공동으로 사용하게 되면 갈등은 줄고 국민을 위한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하게 된다.
국민도, 정부도 이원화된 체계에서 회색지대를 놓고 직능 간에 서로 싸우는 것만 지켜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선택권을 넓혀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을 하도록 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외적인 압력들이 합의의 여지를 만들어 줄 것이라고 설명한 최 회장은 “정부가 한·양방 간 분쟁과 의사부족 문제를 계속 수수방관 하지 않을 것이고 만성질환 중심의 보건의료시스템 개혁도 게을리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그러한 정책의 연장선상에서 일원화 얘기가 나오게 되면 2020년에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단지 최 회장은 다양한 일원화 방식이 있지만 현실성이 가장 높은 것은 중국식 이원적 일원화로 현재 우리나라의 역사 발전도상에서 봤을 때 면허 범위를 점점 더 겹치게 해 공동영역을 키워가면 충분히 실현가능할 것으로 분석했다.

의협이 제기하고 있는 첩약에 대한 안전성 입증 문제에 대해 최 회장은 의협의 ‘프로파간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최 회장은 “중국, 대만, 일본, 미국에도 다 의사가 있는데 이들은 왜 한약을 먹으면 간이 나빠진다거나 표준화가 안 돼 있으니 급여화를 하지 말아야 된다는 말을 하지 않을까?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며 “양방의 처방전을 보면 5~10가지 정도의 약이 조합돼 있고 이를 약국에서 조제하는데 약국은 GMP시설이 아니고 처방된 약을 임상시험해 안전성 검사를 받지도 않는다. 첩약 역시 구성하는 각각의 한약재는 국가에서 hGMP로 관리해 안전성을 확인해 줬고 이것을 조합해 병용투여하는 것이다. 자신들도 하지 않는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다. 자신들이 사용하지 못하니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역설했다.

최대집 의협회장 당선자에게 해주고 싶은 말을 묻자 최 회장은 “한의협이나 의협은 자직능의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만든 임의적 이익단체가 아니라 의료법이 정한 법정단체로서 국가가 해야 할 일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단체다. 국가는 기본권수범자로서 국민의 기본권을 지켜줘야 하는 주체다. 그래서 한의협과 의협도 기본권수범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 기본권수범자로서 국민의 권리를 지켜주기 위해 어떠한 역할을 해야 하는 조직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우리도 그렇게 할 것이다. 한의사의 이익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이익과 배치되는 일은 하지 않을 것이며 국가의 일을 대신하는 법정단체라는 사실을 잊지 않을 것이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보건의약전문지 기자간담회에는 최혁용 회장과 함께 방대건 수석부회장, 최정원 부회장, 이마성·안덕근 홍보이사, 장동민 대변인이 참석했다.

DSC_0787

<한의신문(www.akom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