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외탕전실 평가인증기준안 발표…오는 5월 1주기 사업 본격 시행

대폭 강화된 기준 제시에 당혹스러운 업계, 현실적으로 실행 어려운 세부기준 조정 요청
한의협, 보험적용 등 제도화 연계 및 질 관리 위한 지원 필요성 제시
약침조제 먼저 적용 후 일반한약조제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 필요
정규항목 모두 충족해야 하는 경직된 등급 판정기준 유연하게 바꿔야

원외탕전실
원외탕전실 평가인증 기준안 공청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원외탕전실 평가인증 기준안이 베일을 벗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그 필요성과 방향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당초 논의됐던 내용보다 대폭 강화된 기준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현실적으로 실행하기 어려운 세부기준에 대한 조정과 경직된 등급 판정기준을 보다 유연하게 변경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약침조제를 먼저 적용하는 단계적 접근, 재정 지원 및 보험급여화를 위한 정책적 뒷받침 등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지난 28일 서울가든호텔 그랜드볼룸A에서 열린 ‘한의약의 신뢰도 제고를 위한 원외탕전실 평가인증 기준안 공청회’에서 성수현 한약진흥재단 정책기획팀 선임연구원이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실 인증기준안과 약침조제 원외탕전실 인증기준안을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일반한약조제 원외탕전실 인증기준안’은 탕제, 환제, 고제, 정체, 캡슐제 등 다양한 한약제형을 조제하고 있는 원외탕전실에 적용하는 것으로 9개 평가영역, 25개 평가부문, 80개 평가지표(△탕전실 시설 관련 18개 △탕전실 관리 8개 △경영 및 조직운영 8개 △직원관리 8개 △문서관리 7개 △지속적 질 관리 4개 △원료한약관리 8개 △조제관리 15개 △포장관리 4개)로 개발됐다.
여기에는 위생적인 한약이 조제될 수 있는 시설 기반과 탕전실 공간분리 또는 구획을 통한 오염발생 최소화를 위한 항목은 물론 조제과정에서 환자의 처방약이 바뀌지 않도록 확인하는 항목, 객관적인 평가 및 사후관리를 위한 문서관리체계 항목 등이 포함됐다.

약침을 조제하는 원외탕전실에 적용되는 ‘약침조제 원외탕전실 인증기준안’은 9개 평가영역, 30개 평가부문, 165개 평가지표(△탕전실 시설 42개 △청정구역 관리 24개 △경영 및 조직운영 8개 △직원관리 16개 △문서관리 7개 △지속적 질 관리 2개 △원료한약관리 11개 △조제관리 45개 △포장관리 10개) 로 구성됐다.
인증기준은 약침액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KGMP에 준하는 시설 구축을 요구하고 있으며 청정도 등급은 ISO-14644-1에 따라 분류하고 최종멸균 방식으로 작업하는 약침제의 경우 약침액 조제는 C등급 이상으로 관리하되 원자재 준비 등 대부분의 준비 작업은 최소한 D등급의 환경에서 수행하도록 했다.
또 약침액 조제과정에서의 철저한 멸균 준수 및 이를 기록하고 있는지를 평가하고 완제품에 대한 시험검사 항목도 도입했다.

인증평가 등급은 ‘인증’과 ‘불인증’으로만 판정된다.
평가항목에는 정규항목과 권장항목(탕전실의 수용성·현실 등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정규항목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는 평가항목)이 있는데 등급 판정 시 권장항목은 평가하지 않고 정규항목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만 ‘인증’을 받을 수 있다.

한약진흥재단은 올해 5월부터 홈페이지를 통해 1주기 인증평가 신청을 받을 예정이며 전국 원외탕전실은 물론 한의원 내 탕전실도 신청 가능하다.
1주기 평가인증 사업은 올해부터 2021년 12월까지 시행되고 인증 유효기간은 3년이다.

인증받은 탕전실은 인증기간 동안 매년 인증기준에 대한 자체점검 결과를 한약진흥재단에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그 효력이 유지되며 자체점검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간현장 평가가 실시된다.
인증을 받은 탕전실은 인증마크가 부여되며 이를 활용한 홍보가 가능하다.

한약진흥재단은 올해 1주기 원외탕전실 평가인증 실시와 함께 원외탕전실 관계자 및 평가위원 대상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실시, 분야별 평가위원 인력풀 구성, 사후관리체계 개발 등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어진 토론에서 이진호 대한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기본방향에는 적극 동의하지만 자칫 한의사의 기본 진료권을 제한하는 규제로 이어져서는 않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속도를 조정하는 차원에서 투여경로의 특성에 따라 약침을 먼저 시행하고 일반한약은 그 다음에 추진하는 단계적 접근의 필요성과 예비조제 관련 항목에 대한 전향적 관점에서의 재검토 등을 요청했다.
또한 인증제도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지원이 필요하며 인증제도와 보험적용 등 제도화와 연계하는 것이 필수적임을 지적했다.

이에대해 보건복지부 한의약정책과 김경호 사무관은 “정부에서 처음 원외탕전실 관련 검토를 했을 당시에는 일종의 규제 방향으로 접근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비판의 목소리에 심도 있는 고민을 시작했으며 의료기관의 부속시설이라는 특성을 감안해 규제는 신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리고 의료기관 인증에 관한 기준과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평가인증제를 도입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권기록 교수는 “1년 전 논의됐던 내용보다 훨씬 강화된 기준이다. 특히 인증평가 등급 판정 시 정규항목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보다 유연한 접근을 주문했다.

이외에도 참석자들은 “조제가 아닌 제조관리를 하려는 것 같다. 그렇다면 조제의 개념을 더 넓혀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이며 제도 활성화를 위해 투자비용에 대한 지원 및 급여화 등 정책적 뒷받침이 있어야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함께 예비조제 인정 기간에 대한 재검토, 현실적으로 문서화하거나 적용이 어려운 항목 조정 등도 제언했다.

한편 이응세 한약진흥재단 원장은 공청회에 앞서 “원외탕전실을 이용하는 한의의료기관이 많아지면서 그 역할이 중요해졌다. 한약진흥재단은 3차한의약육성발전종합계획에 따라 관련 평가인증 사업을 위탁받아 수행 중이며 이를 통해 한의의료기관에서 처방되는 한약의 안전성, 품질의 일관성을 확보함으로써 한약에 대한 국민의 신뢰성을 제고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며 다양한 의견 제시를 통해 실효성을 담보한 원외탕전실 평가인증 기준이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원외탕전실은 2009년 ‘원외탕전실 설치이용 및 탕전실 공동이용에 관한 지침’ 시행 이후 2014년 78개, 2016년 103개, 2017년 99개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전국 원외탕전실 99개 중 약침조제탕전실은 16개, 한약조제탕전실은 91개, 약침과 한약을 모두 조제하는 탕전실은 8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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