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통합암학회(이사장 김진목)가 최근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정밀 의료와 환자 중심 통합암치료의 최신 지견’을 주제로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한 가운데 암 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해 한약제제가 병용된 정밀의료 분야 연구 결과들이 발표됐다.
김진목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학술대회에선 헬스케어 및 토탈오믹스에서 ‘첨단재생 바이오법’ 개정까지 암치료 분야 정밀 의료와 통합암치료 분야의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자 각 분야 전문가들을 초빙했다”면서 “이 자리를 통해 연구내용과 함께 올해 계획된 일정들을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4개의 세션과 2개의 특강으로 나눠 진행된 이번 학술대회는 첫 번째 세션 ‘정밀 의료와 통합암치료의 현재와 미래(좌장 최낙원·김진목)’에서 △FGFR 표적 치료(김달용 동국대 일산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 △부인암에서의 정밀의학(김성민 고려대 안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 △전이성 대장암에서의 표적치료(홍주현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교수)를, 두 번째 세션 ‘정밀 의료에 기반한 기초의학과 통합암치료(좌장 기평석 전우규)’에선 △신장암의 진단에서 지질대사체 마커의 규명(김미경 국립암센터 암의생명과학과 교수) △산성화종양미세환경과 천연물 소재에 대한 in silico 분석(김원남 부산대 한의전 약물의학교실 교수) △AI와 의료, 그리고 혁신과 통찰(김태순 라덱셀 대표이사)을 주제로 발표가 진행됐다.
이어 세 번째 세션 ‘정밀 의료와 통합암치료의 임상적 적용(좌장 유화승 주종천)’에선 △한의약 소재 식물자원의 표준화와 정밀제품개발(양태진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학 교수) △폐암에서의 한약과 Osimertinib을 병용한 정밀 의료(고은주 일산차병원 암통합진료센터 교수)를, 네 번째 세션 ‘통합암병원 운영 실무(좌장 박준봄 장성환)’에선 △효율적인 비용관리를 통한 암 환자 식사를 만족시키는 방법(장서우 리엔에이치 식이컨설팅 대표) △암치료의 판례와 법리적 고려사항(박준형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의료 브랜드 자산 개발(정철 ㈜컨셉코레아 대표)이, 특강으로는 △암생존자를 위한 정밀의학-토탈오믹스 분석을 바탕으로(김경철 웰케어클리닉 원장) △첨단재생바이오법 개정의 이해(정미현 ㈜씨티액스 개발본부장)가 발표됐다.
이날 ‘산성화 종양미세환경(이하 TME)’ 관련 천연물 소재 연구 결과 발표에 나선 김원남 교수는 “종양의 주변 산성도가 높은 환경을 뜻하는 TME는 암 발생, 전이, 약물 내성 및 면역감시와 관련이 있는 만큼 암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착안한 김원남 교수팀은 세포 밖 TME에 의해 조절되는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암치료에 사용되는 전통 한약재(천연 화합물) 연구를 진행, △유방암 예후 데이터베이스(The Cancer Genome Atlas) △102종의 천연 화합물로 처리된 유방암세포의 유전자 발현 프로필 △산성화 조건에 따른 유전자 프로필 패턴 △유방암 환자 샘플의 단일 세포 RNA 시퀀싱을 포함한 4가지의 전사체 데이터를 통합·분석(Transcriptome)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아담자(鴉膽子)’의 성분으로 알려진 ‘브루세인 D(Bruceine D)’가 유방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변화에 가장 높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특히 암의 여러 표현형 가운데 △상피-중배엽 전이(Epithelial-mesenchymal transition) △침윤(Invasion)에 보다 뚜렷한 치료 변별력을 보였다.
김 교수는 “브루세인 D는 유방암 환자의 생존에 영향을 미치는 산증에 의해 구동되는 재프로그래밍 유전자를 조절하기 위한 가장 높은 치료 잠재력을 가진 물질이며, 아밀로이드 베타 전구체 단백질과 CD44 발현을 감소시켜 종양 세포-TME 상호작용을 방해함으로써 치료 잠재력을 입증했다”고 강조했다.

▲좌측부터 김진목 이사장, 김원남·양태진·고은아 교수
이어 한의약 소재 식물자원의 표준화 연구에 나서고 양태진 교수는 앞서 진행한 인삼 게놈 연구를 기반으로 24개 염색체의 유전자 지도로 완성했으며, 이를 고효율 유전자 칩으로 개발한 사례를 소개했다.
유전자 칩은 형광신호를 기반으로 대규모의 유전자형을 동시에 탐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디지털 분자육종 수단으로, 양 교수팀은 250개 인삼 육성계통에서 각각 두 개체씩 칩에 적용해 각 개체의 유전적 고정도(Homozygosity)는 물론 계통 내 개체들간의 유전적 균일성(Homogeneity)을 평가, 이를 통해 250개 육성 계통 간 △유전적 유사도 △유전적 안정화 정도 및 품종화 가능성 △타 계통과의 교잡 또는 혼입 여부를 파악(수치화)해 품종 등록 요건에 필요한 디지털 육종 정보를 제공(농촌진흥청, 경북·충남기술원 산하 육종기관)할 수 있었다.
또 전국에서 수집된 백수오를 대상으로, 엽록체 유전체들을 완성하고, 유전변이를 찾아내 다양한 유전자검사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엽록체 유전체에서 많은 변이들이 관찰됐으며 △핵 유전체는 더욱 다양하고, 높은 이형접합도(Anisogamy)를 파악할 수 있었다.
양 교수는 “바이오기업과 농업계는 앞으로 동반 상생 차원에서 자원의 발굴, 소재화 대량생산 등을 통해 산업화의 원활한 밸류체인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고은주 교수는 폐암세포 동물실험을 통해 폐암치료 한약제제 ‘삼칠충초정(HAD-B1)’과 표적항암제 ‘오시머티닙(Osimertinib)’ 병용의 항암시너지 효과 및 그 치료기전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3세대 EGFR 티로신키나제 억제 표적항암제(TKI)인 오시머티닙의 경우 복용 후 T790M 이차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내성이 암의 완치를 어렵게 만드는 요소 중 하나로, 이에 고 교수팀은 이를 극복하고자 추가 치료 전략 연구에 착수, 폐암 1세대 표적항암제인 ‘게피티닙(Gefitinib)’에 내성을 지닌 동물 세포주(HCC827-GR)에 오시머티닙과 삼칠충초정을 병용투여했다.
그 결과 병용투여군이 오시머티닙 단독 요법에 비해 내성 세포 억제와 사멸을 효율적으로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은주 교수는 “내성 세포 증식 억제는 MET 증폭 및 인산화 감소를 통해 발생했으며, 삼칠충초정과 오시머티닙의 시너지 효과는 ERK 및 mTOR 신호 전달 경로의 억제를 통해 HCC827-GR 세포에서 세포 주기 정지 및 세포사멸을 유도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