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19로 가족 간 갈등과 돌봄 부담 스트레스 등이 작용하면서 지난해 노인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제6회 노인학대 예방의 날’ 을 맞아 전국 37개소 노인보호전문기관이 지난해 한 해 동안 접수한 신고 현황과 사례를 분석한 '2021 노인학대 현황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37개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신고된 건수는 19,391건이고, 이 중 학대사례로 판정된 건수는 6,774건(신고대비 34.9%)으로 조사됐다.
신고 및 학대 건수는 매년 증가해 전체 신고 건수는 전년대비 14.2% 증가했으며 학대사례 건수는 8.2%(’20년 6,259건 → ’21년 6,774건), 일반사례는 17.8%(’20년 10,714건 → ’21년 12,617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재학대 건수는 전년 대비 20.4%증가(‘20년 614건 → ‘21년 739건)했으며 특히 가정 내에서 발생(716건, 96.9%)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노인학대 발생장소는 가정 내 학대가 전년과 비슷한 수준 5,962건(88%)으로 가장 많았고, 생활시설 536건(7.9%), 이용시설 87건(1.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학대 행위자는 배우자(29.1%), 아들(27.2%), 기관(25.8%)순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전 과거 최다 가해자가 지속적으로 아들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최초로 역전된 셈이다.
노인학대가 발생한 가구형태는 노인부부가구(34.4%), 자녀동거가구(31.2%), 노인단독가구(17.6%) 등의 순으로, 노인부부가구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추이를 보이고 있다.
학대유형은 정서적 학대(43.6%), 신체적 학대(41.3%), 방임(6.5%), 경제적 학대(3.8%), 성적 학대(2.4%) 등의 순으로 많았다.
노인학대 신고자는 경찰관·사회복지시설 종사자 등 관련기관이 4,799건으로 가장 많고, 이어 친족(549건), 학대피해노인 본인(361건), 사회복지전담공무원(326건), 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246건)의 순으로 파악됐다.
노인학대 건수가 증가한 것과 관련, 학계 전문가들은 코로나19의 장기화와 가구 형태의 변화가 반영된 결과로, 동거하고 있는 가족 간의 갈등과 돌봄 부담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했다.
아울러 신고의무자에 의한 신고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에 대해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장기요양시설·사회복지관 등 시설 이용 제한의 영향으로 보여진다고 분석하면서도 직군별 신고의무자에 대한 교육과 신고체계를 강화할 것을 제언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정 내 재학대 증가율이 높아진 것과 관련해 재학대 발생 요인을 감소시키기 위해 학대 행위자 및 피해자에 대한 교육·상담 등 사후관리를 강화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政, 대책 강화
한편 보건복지부는 2021년 노인학대 현황을 반영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노인학대에 대응하기 위해 노인학대의 조기발견 및 피해 노인 보호를 위한 대책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노인학대 신고전화(1577-1389)와 신고 애플리케이션 '나비새김(노인지킴이)' 홍보·운영을 강화한다.
또한 의료인·노인복지시설 종사자 등 신고 의무자의 신고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앙신고의무자협의체와의 정기 회의를 통해 협력 체계를 강화한다.
가정 내 노인학대 재발 방지를 위한 학대행위자 대응체계도 강화한다. 노인학대 행위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우자에 대한 상담·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지역노인보호전문기관에 배포하고 현장대응력 강화를 위한 교육을 수행할 예정이다.
재학대 예방을 강화하고 재학대 발생 위험이 높은 사례를 발굴하기 위해 노인보호전문기관의 사후관리가 완료된 이후에도 학대 피해 노인에 대해 인공지능(AI) 모니터링을 통해 사후관리를 지속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노인 의사에 반해 재산이나 경제적 권리를 뺏는 경제적 학대의 정의를 명확히 해, 관련 기관 간 협력 체계를 만들고 '생활경제 지킴이 파견' 사업을 노인 일자리와 연계해 추진한다.
아울러 이달 22일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법 개정 시행에 따라 요양시설 내 노인학대 예방을 위한 폐쇄회로(CC)TV 설치가 의무화된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공익 대표,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요양시설 CCTV 운영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노인학대 발견ㆍ보호ㆍ예방 등을 전담하는 노인보호전문기관을 확대해 노인학대 예방 기반시설(인프라)도 지속적으로 확충한다.
복지부는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노인학대 예방의날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노인 인권과 학대 예방에 기여한 개인·단체에 정부 포상과 장관 표창을 수여했다.
고득영 인구정책실장은 “우리 주변의 학대 피해 어르신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알아채고 이를 행동으로 실천한다면 학대로 고통받는 어르신에게는 큰 희망이 될 것"이라며 "어르신들이 존엄한 노후를 보내실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