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한의사협회(회장 윤성찬·이하 한의협)는 금융감독원이 사전예고한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안에 대한 ‘즉각 철회’ 입장을 전달하며,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권 보장이 우선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했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지난해 12월30일 상해등급 12∼14급 환자의 8주 경과 후 보상 기준을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규칙’에 따른 심의 결과에 따르도록 명시함으로써 사실상 교통사고 환자의 ‘8주 치료제한’을 기정사실화 하는 시행세칙 개정안을 사전예고한 바 있다.
이에 한의협은 최근 금융감독원에 개정안 관련 의견서를 전달, 즉각적인 개정안 철회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의협은 철회돼야 하는 이유와 관련 “지난해 6월 국토교통부가 입법예고한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과 관련, 국토교통부 장관이 ‘원점 재검토’ 의사를 표명했다”면서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 하위법령 개정안 관련 간담회’가 개최된 바 있고, 국토교통부 주관 하에 금융감독원 등이 참여하는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하위법령 개정안 관련 관계기관 협의회’가 지난달부터 운영 중에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한의협은 “이처럼 명확한 법적 근거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해관계자들에게 충분하고 정당한 의견 제출의 기회를 보장하지 못한 시행세칙 개정안은 철회돼야 한다”며 “아울러 보험사의 이익보다 교통사고 환자의 진료권 보장이 우선될 수 있도록, 금융감독원의 각별한 관심과 적극적인 검토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한의협은 지난달 6일에도 보도자료를 통해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 사전예고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권한을 침해하고, 교통사고 피해 국민의 정당한 치료받을 권리를 보험사의 이익과 맞바꾼 처사이자 초법적 행위”라고 강력히 규탄하면서,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한 바 있다.
당시 한의협은 “상위 규칙은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는데, 금감원이 하위 규범인 ‘보험업감독업무시행세칙’부터 개정해 정책을 기정사실화하려는 것은 행정의 기본 절차를 무시한 독단이며, 이해관계자들이 근거 조항에 기반해 정당한 의견을 제출할 기회조차 박탈하는 비정상적인 행태”라고 지적하며, “향후 치료비 및 치료 관련 보상체계를 소비자 권리 보장 관점에서 전면 재검토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한의협은 “이번 시행세칙 개정안이 시행될 경우, 의료인의 전문적 진단을 무시하고 경제적 논리에 따라 교통사고 환자의 건강권이 종속되고, 환자가 완치될 때까지 진료받을 권리를 박탈해 치료 포기를 유도하고 선의의 피해자를 양산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면서 “한의협에서는 국토교통부 장관이 약속한 원점 재검토를 통해 실질적인 교통사고 피해자의 치료받을 권리가 보장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시민사회단체에서도 금감원의 이번 사전예고는 보험사를 위한 ‘향후치료비 박탈’이라는 개악이라면서, 즉각적인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금융정의연대는 지난달 22일 논평을 통해 “이번 금감원의 사전예고는 상위 법령조차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하위 세칙 변경을 통해 소비자의 보상권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라며 “손해보험사의 이익을 위해 초법적 행태까지 감행하는 금감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금융정의연대는 “이번 사전예고는 교통사고 환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해등급 12∼14급’의 환자에 대한 정당한 보상권리를 가로막고, 보험사의 수익 보전만을 우선시한 악의적인 개악”이라며 “더불어 상해등급 12∼14등급의 경우 2005년 이후 현재까지 위자료는 최대 15만원으로 고정돼 있어, 20년 가까운 물가상승률조차 반영되지 않은 처참한 수준에서, 향후치료비 지급을 제한하거나 축소하는 것은 교통사고 피해자에게 이미 낮게 책정된 정신적 손해 보상까지 사실상 이중으로 축소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금용정의연대는 △상위 법령 개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행세칙을 먼저 손질하려는 무리한 시도 △표준약관에 불이익한 변경 추진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음으로서 향후 현장에서의 극심한 혼란 예상 △보험계약자인 소비자를 배제한 채 정부 및 유관기관, 보험사 위주로 구성된 자동차보험 부정수급 개선 관련 관계기관 협의회 운영 △의료인의 고유 권한인 진단권을 교통사고 가해자 보험사에게 위임 등의 문제점도 함께 지적했다.
금융정의연대는 “자동차보험의 본질은 보험사의 수익 보전이 아닌 피해자의 조속한 일상 회복에 있는 만큼, 피해자의 상태와 관계없이 치료 기간을 일률적으로 제한하고, 경상 환자의 향후치료비마저 박탈하려는 행태는 금융소비자 보호라는 금감원 본연의 책무를 저버린 행위”라며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효율성·적정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이번 개정안과 시행세칙 개정은 ‘부정수급 방지’라는 허울 좋은 명분 아래 교통사고 피해자의 권리는 침해하고, 손해보험사의 비용 절감만을 노린 명백한 개악”이라고 꼬집으며, 하위 세칙을 통한 ‘꼼수 개악’을 중단하고, 국민의 치료권과 보상 권익을 온전히 보장하는 방향으로 개정안을 전면 철회하라고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