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신문=김대영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진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22일 전국경제인연합회가 '中·日 원격의료 현황과 시사점'에 대한 자료를 제시하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규제완화로 신종 감염병 및 시장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2014년부터, 일본은 2015년부터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중국의 경우 자국 내 의료 인프라 불균형 및 의료인력 부족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주도로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적극 장려하고 있다.
2009년 '의료보건시스템 개혁에 관한 의견'을 통해 원격의료 시스템 구축 및 도입을 본격화 했으며 2014년 '의료기관 원격의료서비스 추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원격의료에 대한 구체적인 개념을 수립하고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2018년에는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행동계획'과 '인터넷+의료건강 발전 촉진에 관한 의견'을 통해 의료기관의 원격의료 확대를 독려하고 스마트 의료 시장의 발전 방향을 제시했다.
코로나19사태가 발생하자 베이징 의료협회 주도로 '신종 코로나 온라인 의사 상담 프랫폼'을 구축했으며 알리페이, 바이두 등 총 11개 업체가 참여했다.
최대 사용자 보유 플랫폼인 핑안굿닥터는 코로나19 이전 대비 회원수가 10배 증가해 총 11억1000만명이 이용했다.
또 최근 유럽, 미국 등 중국 외 지역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알리바바헬스는 해외 거주 중국인 대상으로 무료 진료 서비스를 시작했다.
중국의 원격의료 시장 규모는 2025년에 948억 위안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는 10년 전인 2016년 109억 위안 대비 9배에 달한 수치다.
원격의료 진료는 전체 진료의 약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으나 2025년에는 전체 진료의 26%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인 핑안굿닥터는 보험업계 1위사인 핑안보험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는 중국 최대 규모 원격의료 플랫폼으로 2015년 4월 출시됐다.
2019년 6월 말 기준 가입자 수는 2억8900만명이며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106%에 달하고 있다.
2019년 매출은 51억 위안으로 전년대비 52% 증가했다.

일본은 약 20년에 걸쳐 원격의료 대상을 점차적으로 확대시켰다.
1997년 '정보통신기기를 활용(원격진료)에 대한 통지'에서 대면진료를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제한적인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낙도, 벽지 등 환자 대상 9가지 만성질환)를 허용한 후 2003년에는 원격을 통해 대면진료를 대체할 정도의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경우 원격의료를 허용했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방사능 오염으로 의사가 없는 의료 소외지역이 늘어나면서 이들 지역에 대한 원격의료를 허용하고2015년 원격진료에 관한 통지 개정을 통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전면 허용했다.
2018년에는 그간의 원격 의료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온라인진료의 적절한 실시에 관한 지침'을 발표, 원격의료 관련 최소준수사항 및 권장사항을 제시했다.
특히 2025년 기점으로 초고령 사회로 전환되는 일본은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원격의료 활용에 적극 나서고 있으며 2018년부터 원격진료를 건강보험에 포함시켰다.
일본 정부는 코로나19 이후 라인헬스케어와 메디플랫을 이용해 전국민 대상 원격 상담창구를 설치, 병원 내 감염을 방지하고자 원격의료 서비스를 활성화하고 있다.
원격의료 시장은 점차 성장하고 있는 추세(2015년 122억6900만엔, 2016년 129억9900만엔, 2017년 148억3500만엔, 2018년 176억5200만엔, 2019년 199억600만엔)이며 건강보험에 원격진료가 포함됨에 따라 향후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2000년에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시범사업으로 처음 시행된 이후 18대 국회부터 20대 국회에 걸쳐 약 10년 간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를 허용하도록 하는 의료법 개정안이 꾸준히 제출됐으나 매번 무산돼 지난 20년 간 시범사업 형태로만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대응에 있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가 한시적으로 허용 됐으나 원격진료와 관련된 원칙, 프로세스, 인프라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원격진료를 도입하는 것은 혼선을 가중시킨다는 이유로 대한의사협회에서는 전화상담 및 처방 등 원격진료를 전면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 보고서는 원격의료 시장이 전 세계적으로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으며 인근 국가인 중국과 일본에서도 원격의료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활용 중인 만큼 성장하는 원격의료 시장의 기회를 잡고 위기대응력이 높은 유연한 사회가 되기 위해 의사-환자 간 원격의료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의료진 감염을 막고 대규모 전염병 확산을 조기에 진단 및 대응할 수 있는 효과적 수단인 원격진료의관련 규제를 과감히 개선하고 원격의료 규제완화로 진료 효율화 도모 및 우수한 한국 의료기술과 스마트 의료기기의 세계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