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원 판결 따라 논리 바꾸는 양의계의 도넘은 아전인수
대법원의 IMS판결을 두고 대한의사협회가 또 다시 아전인수식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허리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경혈을 따라 여러 개의 침을 꽂은 채 적외선을 약 5분간 쪼인 후 뽑아, 한의 치료 영역인 침을 놓은 혐의로 고발된 정 모 양의사에게 대법원이 지난 10월 벌금형의 유죄판결을 내린 것을 두고, 대한의사협회는 “대법원 판결이 IMS가 의사 고유행위로 한의사의 침술행위와는 엄연히 다른 영역이라는 사실을 전제하고 있다”며 “IMS가 의료행위인지, 한의의료 행위인지에 대해 판결을 한 것이 결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대법 판결 인정 못하는 의협의 ‘궤변’
그러나 이는 법원 판결문만 읽어봐도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법원은 “의료법령에 한의사와 의사의 의료행위를 정의한 바 없으므로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파악해야 하는데 해당 피고인의 시술행위가 IMS 시술이라기보다 한의 침술로 판단한 2심이 법리에 부합한다”고 판시했다. IMS가 한의사의 침술과는 엄연히 구분되는 영역이 아니라 구체적 사안에 따라 파악해야 하는 모호한 의료행위라는 사실을 강조한 것이다.
무엇보다 대법원에서 ‘침술’이라고 판단한 양의사 선 모씨의 의료 행위를 1,2심 법정에서 분명히 양의계가 IMS라고 주장해 왔다는 점이다. 해당 의료 행위를 두고 IMS라고 우기다가 대법원이 침이라고 결정을 내리자, 대법원의 판결이 해당 행위를 두고 한의의료 행위인지에 대한 판결을 한 게 아니라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 셈이다.
앞서 지난 9월, 법원에서 양의사 정 모 씨의 IMS시술이 ‘한의 침술’이라고 판결이 난 후에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의료법 위반 관련 대법원 판결에 대한 대한의사협회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도 “해당 의사가 의료행위인 IMS 시술을 한 것이 아니라 한의 침을 이용해 IMS의 목표점에 해당하지 않는 지점에 침을 놓는 등 한의 의료행위인 침술행위를 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IMS라는 시술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피고인인 양의사가 예외적으로 잘못된 행위를 했다는 식으로 법원 판결을 축소 해석하려고 한 것이다.
대법원이 파기환송까지 내려가며 2심으로 돌려보낸 이 소송에서, 정 모 양의사는 허리의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여러 개의 침을 꽂은 채로 적외선을 쪼여 약 5분 후 뽑은 치료행위가 소위 양방 의료계에서 주장하는 IMS 시술이라고 강변하며 한의학의 전통적 침술행위와는 별개라고 했지만, 재판부는 최종적으로 침술과 별개가 아니라 침술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불과 한 달 만에 이뤄진 재판에서 앞서 정 모 양의사가 했던 오류를 그대로 답습해 또 다른 양의사인 선 모씨가 비슷한 방식으로 침술 행위를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는 점은, 이러한 경우가 한 개인의 예외적인 사례가 아니라 실제 의료 현장에서 자주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이고, IMS라는 의료행위가 침이라는 의료행위의 하위 범주에 속해 그 영역을 벗어나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대법 판결, IMS가 침 범주 못 벗어난다는 방증
대한한의사협회는 지난 10일 성명서를 내고 “최근 대법원의 잇단 판결은 지금까지 일부 양의사들이 치료효과가 탁월하고 환자 만족도가 높은 침을 몰래 활용하기 위해 IMS라는 허울 좋은 이름을 붙여 불법적으로 해 오던 ‘어설픈 한의 침술 따라하기’ 식의 행태에 철퇴를 가한 것”이라며 “대법원의 일련의 판결들은 양의사들이 IMS라고 계속해서 주장하는 시술행위가 명백한 침술행위이고, 침을 이용해 질병을 예방, 완화, 치료하는 의료행위는 한의사의 고유영역이므로 침을 사용하는 양의사의 모든 행위는 불법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분명하게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