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침술은 작은 바늘을 사용해 경혈이라 불리는 인체의 특정 부위를 자극함으로써 신체 주변 부위의 주의 집중 및 기의 순환을 유도해 국소 및 전신의 생리적 작용을 유도한다.
그런데 만약 실험적으로 신체 일부분의 의식적 수준을 인위적으로 저하시킨 후 침 시술을 하면 생리적 작용은 어떻게 될까?
최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침구경락과학연구센터 채윤병 교수 연구팀이 고려대학교 뇌공학과 크리스티안 발라벤 교수와 공동으로 고무손착시현상을 통해 실험적으로 손에 대한 신체 자가인식을 저하시킨 상태에서 합곡(엄지와 검지 손가락 사이)부위에 동일한 강도의 침 자극을 한 후 정상적인 상태와 비교했다.
그 결과 침의 생리적 작용도 저하되는 것을 확인했다.
채윤병 교수팀에 따르면 고무손착시현상을 유도하면 사람들은 고무손을 자신의 손으로 착각하는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자신의 손에 대한 인식이 저하된다.
이 상태에서 레이저도플러 및 기능성자기공명영상 장비로 측정해 보니 침 자극에 의한 국소혈류 증가 및 뇌의 섬(insula) 영역 활성도 증가가 모두 감소한 것이다.
이는 신체국소 부위에 대한 자가인식(body ownership)은 침 자극에 대한 생리적 반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데 필수적이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 부위 침 자극 이후 나타나는 자신의 특정 신체 부위에 대한 주의 집중 및 감각전도 등을 통해 생리적 작용이 매개되기 때문에 이러한 작용을 하기 위해 뇌의 섬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채윤병 교수는 “침 치료에서 고대부터 중시된 기의 개념은 인체가 침 자극을 통해 촉각 감각을 인지하고 전도하는 과정을 설명한다고 볼 수 있다”며 “침 자극은 단순한 외부의 물리적 자극량에 따라 작용한다기 보다는 자침 후 득기감이 전도되는 상향적 과정과 뇌를 통해 이러한 감각을 하향적으로 조절하는 것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침의 생리적 작용기전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신체자가인식 변형에 따른 침에 대한 말초 및 중추신경 반응 감소: Decreased peripheral and central responses to acupuncture stimulation following modification of body ownership’를 제목으로한 이번 연구논문은 SCI저널인 미국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학술지(PLOS ONE, Impact factor 3.534)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