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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9월 20일 (일)

“한의학 효과, 현대 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연구 목표”

“한의학 효과, 현대 과학의 언어로 설명하는 것이 연구 목표”

‘자궁 노화 표적지도’ 기반 난임 치료 연구 본격화
“한의학의 변증과 AI·오믹스 융합으로 정밀 맞춤형 난임 치료 시대 열 것”

김미혜 우석대 한의과대학 교수

 

김미혜 교수님 인터뷰1.jpg

 

저출산 시대, 난임 치료의 새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연구가 한의학과 첨단 생명과학의 융합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최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주관하는 ‘2026년도 기초연구실(BRL) 지원사업에 선정된 김미혜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교수는 자궁 노화를 핵심 표적으로 한 난임 치료 연구에 착수했다. 본지는 김 교수로부터 연구의 차별성과 향후 임상적 의미, 그리고 한의학의 전통적 치료 원리를 현대 과학으로 규명하려는 연구 철학과 비전을 들어봤다.<편집자주>

 

Q. 본인 소개를 부탁드린다.

안녕하십니까. 저는 우석대학교 한의과대학 김미혜입니다. 그동안 여성 생식내분비 질환, 특히 다낭성난소증후군(PCOS)과 착상 장애 등 난임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기전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해 왔다현재는 전통 한의학의 지혜를 현대 생명과학 기술로 해석해 난임 부부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근거 중심의 한의 치료 기술을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다.

 

Q. 이번에 과기부 지원사업 연구로 선정된 ‘자궁 노화 표적지도(U-Age Map) 규명 난임 치료 연구는 기존 난임 연구와 어떻게 차별화되는지? 특히 자궁 노화를 연구의 핵심 키워드로 삼은 이유와 이를 통해 새롭게 규명하고자 하는 부분은?

이번 사업은 난임 극복을 위한 한의학의 기초 학술 기전을 더 깊이 있게 연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많은 난임 연구들은 배아 자체의 건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해 온 측면이 있다. 하지만 성공적인 임신을 위해서는 배아가 착상되는 자궁 환경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리 연구팀은 만혼 등으로 인해 증가하는 자궁 노화가 착상 실패의 주요 원인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자궁 노화 표적지도(U-Age Map)’는 자궁 내막이 나이 들어감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세포와 분자 단위에서 상세히 그려낸 일종의 네비게이션이다. 이를 통해 자궁 노화의 핵심 원인을 규명하고, 한의 치료가 어떻게 자궁 환경을 개선해 착상에 유리한 조건을 만드는지 그 과학적 기전을 밝히는 것이 본 연구의 핵심이다.

 

Q. 한의학의 변증이 현대의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와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는데, 이번 연구에서 오믹스 분석과 AI 기술이 한의학의 변증 개념과 어떻게 융합되며, 실제 환자 맞춤형 난임 치료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는지?

한의학의 변증(辨證)’은 환자의 겉으로 드러난 증상뿐만 아니라 체질, 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훌륭한 시스템이다. 여기에 현대의 오믹스(Omics) 데이터와 AI 기술을 결합하면, 변증이라는 거시적이고 임상적인 개념을 유전자, 단백질 수준의 미시적인 생물학적 지표로 객관화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방대한 생물학적 데이터를 분석해 특정 변증에 해당하는 난임 환자의 자궁 노화 패턴을 찾아내고자 한다. 이것이 실제 임상에 적용되면, 난임 환자는 단순히 획일화된 처방을 받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물학적 특성과 한의학적 체질이 정밀하게 결합된 최적화된 맞춤형 난임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될 것이다.

 

Q. 그동안 다낭성난소증후군(PCOS)과 난임을 비롯해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셨는데, 이번 BRL(Basic Research Lab) 연구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임상 현장의 한의 난임 치료는 어떻게 달라질 것으로 전망하는지?

기존 한의 임상 현장에서는 이미 난임 치료에 있어 의미 있는 성과들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이번 연구가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러한 훌륭한 임상적 성과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명확한 생물학적 근거와 타겟이 확보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또한 자궁 노화를 제어하는 한의 치료의 기전이 객관적 데이터로 확인되면, 한의 난임 치료 과정을 보다 체계화하고 치료 결과의 예측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이는 난임 환자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높은 수준의 한의 진료를 신뢰를 가지고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다.

 

김미혜 교수님 인터뷰2.png

 

Q. 한의학의 전통적인 치료 원리를 현대 생명과학과 데이터 기반으로 규명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연구 철학은?

내 연구 철학은 소통과 번역이다. 전통 한의학은 이미 수천 년간 임상 현장에서 그 효과를 입증해 온 훌륭한 의학이다. 그 원리를 현대인과 타 학문 분야의 전문가들이 이해할 수 있는 보편적인 언어인 현대 과학으로 번역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한의학을 현대 과학에 끼워 맞추기 보다는 전통의학의 통찰과 현대 과학의 분석력을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 가장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진실을 찾아내는 것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Q 이번 BRL 과제 선정를 계기로 앞으로 5~10년 후에는 여성 생식의학과 한의학 연구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해 있기를 기대하는지

5~10년 후에는 한의 생식의학이 고도의 객관적 데이터와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난임 부부들에게 더욱 신뢰받는 든든한 선택지로 확고히 자리 잡기를 기대한다. 자궁 미세환경과 같은 세부적인 타겟에 대해 맞춤형 한의 치료 기술이 거듭 고도화돼, 저출산 시대에 임상 현장에서 실질적인 희망을 드릴 수 있는 튼튼한 학문적 토대가 완성되는 모습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하게 보완돼야 할 부분은 연구의 연속성이다. 단발적인 기초 연구에 그치지 않고, 그 성과가 후속 임상 연구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체계적인 연구 생태계 조성과 지속적인 지원이 뒷받침되기를 희망한다.

 

김미혜 교수님 인터뷰3.png

 

Q. 지방자치단체 한방 난임지원사업과 같은 정책에도 활용되기 위해선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는 대한한의사협회, 전국의 각 시도지부 등 일선 한의사들에게도 연구성과가 전달돼야 할 것 같은데, 지자체의 이 같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현재 여러 지자체에서 한의 난임 지원사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긍정적인 임상 결과들이 축적되고 있다. 여기에 이번 기초 연구를 통해 자궁 환경 개선에 대한 한의 치료의 과학적 기전까지 명확히 더해진다면, 이는 해당 사업들을 뒷받침하는 매우 든든한 학술적 근거가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 성과가 일선 원장님들께 잘 전달된다면, 임상 현장에서 더욱 확신을 갖고 진료하시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국가적인 저출산 극복 노력에 한의학이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더욱 실질적인 보탬이 되는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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