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의신문] 대한침도의학회(회장 유명석)는 13일 침도치료의 활용 범위가 넓어질수록 중요해지는 통증 조절과 안전한 마취에 대한 임상적 이해를 높이기 위해 ‘임상마취학’을 주제로 학술강의를 진행, 마취의 신경생리학적 기전부터 침도치료 현장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임상마취학까지 폭넓게 다뤘다.
이날 강의에는 하세현 원장이 ‘임상마취학’에 대해, 이어 유명석 회장이 ‘침도치료를 위한 임상마취학’을 주제로 각각 강의가 진행했다.
신경섬유의 종류부터 국소마취제의 작용기전까지
하세현 원장은 강의를 통해 통각·냉각·촉각 등 감각을 전달하는 신경섬유가 굵기와 수초 유무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되며, 수초가 없는 신경섬유일수록 먼저 마취돼 통각-온각-촉각의 순서로 감각이 둔화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뇌 수도관주위회색질(PAG)의 활성화에 따라 하행성 통증 억제 경로와 촉진 경로가 각각 우세해지는 기전을 소개하며, 진정·수면·마취·혼수로 이어지는 마취 심도의 스펙트럼을 설명했다.
하 원장은 이어 코카인에서 유래한 국소마취제가 에스테르(ester) 결합 구조에서 아미드(amide) 결합 구조로 발전해 온 과정과 더불어 리도카인에 에피네프린을 병용했을 때 지속시간이 2배가량 늘어나는 원리를 소개했다. 그는 “국소마취제는 단순히 통증을 차단하는 약물이 아니라, 신경섬유의 종류와 조직 상태에 따라 차등적으로 작용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하 원장은 수력학적 박리를 통해 형성되는 가성볼륨(pseudo volume)이 안전한 시술 공간을 확보해 준다는 점과 함께 조직면의 경계가 불확실할 때는 초음파로 이를 보완해야 한다는 점을 짚었다.
더불어 투메센트(tumescent) 용액 사용 시 발생할 수 있는 국소마취제 전신독성(LAST)의 초기 증상과 대응법을 함께 설명하면서, “안전한 시술 공간을 확보하는 것과 정확한 조직면을 판별하는 것 모두가 결국 안전한 마취의 완성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LAST의 진짜 위험인자는 혈중 농도
이어 강연에 나선 유명석 회장은 침도 시술에서 마취·봉폐·수분리(하이드로다이섹션)를 활용하는 방법과 함께 △골면 도달 즉시 주사 △역흡인 필수 △퇴출식 침법으로 마취 △마취점과 침도 정점 일치 등 중국 침도의학에서 제시하는 마취 4원칙을 소개했다.
유 회장은 국소마취제 전신독성(LAST)이 발생하는 위험인자는 총량 초과가 아니라 혈관 내로 마취약이 침투해 혈중 농도가 오르는 것을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침도치료는 한 지점이 아니라 여러 곳에 마취액을 주입하기 때문에 자칫 총량이 과다해지거나 다양한 혈관을 건드릴 가능성이 있다”며 “혈관이 풍부한 부위를 주로 치료 대상으로 삼는 만큼, 총량도 중요하지만 혈관 내 유입 여부를 기준으로 위험을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 회장은 침도치료에서 저농도(0.25∼0.5%)의 마취를 사용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즉 심부조작으로 들어갈수록 마취약의 농도가 오히려 낮아지는데, 이는 마취를 깊게 할수록 환자의 통증·감각 반응이 사라져 시술자가 의존할 수 있는 안전 신호가 손끝의 저항감밖에 남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그는 “완전한 무통을 목표로 마취를 깊게 할수록 오히려 위험해진다”며 “환자가 무의식적으로 찌릿함을 호소할 수 있을 정도의 낮은 농도를 유지해야 신경 손상 등 이상 반응을 즉시 감지할 수 있는 안전 신호로 남겨둘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밖에도 유 회장은 리도카인의 최소·최대 용량 기준과 함께 경추부·슬관절·족관절 등 부위별로 사용하는 마취제 농도 차이를 상세히 소개하고, 심혈관계 LAST가 발생했을 때 지질유제 정맥투여 등 응급 대응 절차를 설명했다. 아울러 심부 조직으로 들어갈수록 마취 농도를 더 낮춰 환자 반응을 확인하며 시술해야 한다는 점도 함께 짚었다.
한 번의 진입점으로 여러 부위를 치료
한편 이번 강의를 주관한 지현우 침도의학회 교육이사는 “환자의 시술 통증을 줄여주는 침도시술을 위한 마취 시에는 한 번의 엔트리포인트(침도 진입점)를 통해 인접한 여러 유착부위에 접근·치료하는 것이 환자의 통증과 시술 시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반복적인 피부 진입과 조직 자극을 최소화함으로써 시술에 따른 환자의 부담을 낮추고, 해부학적 구조물과 주변 조직에 대한 손상을 더 줄이면서 보다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시술을 시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임상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