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정부가 우리 고유의 의학인 한의약을 발전시키겠다는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지만 한의약 발전의 기반이 될 R&D 부분에 대한 투자는 매우 미흡한 상태이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의약 R&D 투자도 상품화 사업에만 집중돼 한의약 기반 확충이라는 본연의 목적에서 벗어나 있어, 정부 출연 R&D인 만큼 보다 장기적인 안목으로, 우리 한의약의 기반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의 R&D 추진 방향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위원장 김춘진)는 13, 14일 이틀간 세종시에서 보건복지부에 대한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는 가운데 이목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이 한의약 R&D에 대한 올바른 방향으로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현재 한의약 분야 R&D 투자 예산 규모는 ‘98년부터 16년간 총 849.3억원 지원되었으며, 최근 5년간 평균 4.6% 증가로 그 증가폭이 매우 저조한 실정이다. 반면 최근 5년간 보건의료 R&D 사업 예산은 11.9%,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관리하는 R&D사업 예산은 13.1% 증가한 가운데 현재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서 수행하고 있는 보건복지부의 보건의료 R&D 사업은 2010년 3137억원, 2011년 3465억원, 2012년 4039억원으로 매년 R&D 예산 연평균 30% 가까운 수준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올해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R&D 투자 예산액 3356억원 가운데 한의약 R&D 사업예산은 121.6억원으로 3.6%에 불과하며, 국회 2014년도 예산 심사 과정에서도 한의약 R&D 사업예산 증액이 상임위에서 확정되었으나, 실제 예산 반영되지 못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목희 의원은 “이 정도 한의약 R&D 예산을 가지고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의약 세계화는 불가능하며, 우리나라에서의 한의약의 존립 자체까지도 위협받을 정도”라며 “우리나라의 경쟁국인 중국의 중의약 연구개발 투자 예산은 2012년에만 1640억원 수준이며, 우리가 수출 대상으로 삼고 있는 미국의 경우만 해도 미국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보완대체의학센터(NCCAM)의 2013년 연구예산은 1318억원으로 우리보다 더 많은 R&D를 추진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이어 “의료 현장에서 국민건강 향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는 한의약도 정부의 지속적인 R&D 투자가 없을 경우 고사할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한의의료기관 외래 이용율은 26.1%, 외래 요양급여 비용 중 한의원의 비율은 16.7%에 이르는 만큼 한의약이 국내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비중만큼의 R&D 투자 증가가 있어야 하며, 적어도 보건의료 R&D 중 20% 수준까지는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한의약 R&D 추진에 있어서도 상품화에만 치중해, 한의약 기반 강화에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이 의원은 “2012·2013·2014 보건복지부 한의약 R&D 과제 목록을 살펴보면 기초연구 6건, 임상연구 10건, 개발연구 42건으로 한의약을 기반으로 제약·상품화에 치중하고 있으며, 연구 수주 기관 역시 기초·임상 연구가 가능한 한의과대학, 임상연구기관(의료기관)이 아닌 개발연구기관인 제약회사, 약학대학, 산학협력기관 등으로 구성되어 한의약 산업화에 편향돼 있다”며 “한의약 치료의 과학적 근거 확립에 도움이 될 한의약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연구는 화병 임상 진료지침(2013), 근골격계질환 침구 임상진료지침(2013) 등 단 2건 일정도로 열악할 뿐만 아니라 상품화 사업의 결과는 대부분 건강기능식품, 화장품, 샴푸 등 한방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등 한의약 R&D 예산이 민간기업이 투자할 상품화 사업에 낭비되고 있다”며, 국비가 투입되는 한의약 R&D만큼은 상품화가 아닌 기초연구와 임상연구에 집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의원은 “한·양방 융합기반기술 개발은 매우 바람직하지만 한·양방 융합기반기술개발사업에 대한 투자로 한의약 R&D를 했다고 생색내서는 안될 것”이라며 “양방 중심의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 한·양방 융합기반기술 개발은 한의약 발전의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는 만큼 한방의 임상적 경험과 양방의 과학적 기반을 합친 새로운 의료기술 개발에 투자를 해야지, 절대 한방-양방으로 칸막이를 해서는 추진이 불가하다”고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한·양방 융합기반기술 개발을 적극 추진하되, 이를 한의약 R&D로 포함시켜 실질적인 한의약 R&D를 축소시켜서는 안될 것”이라며 “오히려 한·양방 융합기반기술 개발을 새로운 보건의료 R&D의 항목으로 추가하고, 한의약 R&D와 함께 투자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